'신용대출 한도 줄여라' 시중은행, 연봉 1배 기준 맞출까 [Policy Radar]27일 가이드라인 제출, 풍선효과 우려 유사 수준 수렴 전망
이장준 기자공개 2021-08-27 07:57:25
이 기사는 2021년 08월 26일 10: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시중은행들이 신용대출 한도를 연봉 수준으로 맞추기 위해 상품별 취급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감독당국이 관련 가이드라인을 이번 주 안에 제출하도록 주문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일부 은행만 한도가 많을 경우 풍선효과가 나타나 가계대출 관리가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돼 유사한 수준에서 수렴할 것으로 전망된다.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주 각 시중은행에 개인 신용대출 상품별 최대 한도와 구체적인 이행 계획을 제출하도록 요청했다. 은행들은 금감원이 자료를 요청하면 시한이 통상 일주일 이내에 제출하는 만큼 27일까지 완료할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에 연봉 대비 신용대출 한도를 1배 이내로 한도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요청했고 그에 따른 후속 조치"라며 "내부 의사결정 과정 가운데 결정된 것과 추후 일정 등 내용을 알려달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가계대출 관리 기조가 강화된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당국은 지난 1년 반 동안 코로나19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신용팽창이 빠르게 진행됐다고 판단해 공급 조절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이 앞으로도 적정 수준의 가계대출을 공급하도록 모니터링을 강화한 것이다.
그동안 당국은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을 연 5~6%, 내년엔 4% 수준으로 관리하겠다는 목표를 여러 차례 공유해왔다. 그런데 NH농협금융그룹을 중심으로 상반기 가계대출이 폭증하자 급히 진화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올 6월 말 기준 농협금융의 대출채권은 306조7000억원으로 작년 말 대비 6.5% 성장했다.
그중에서도 가계대출이 성장세를 주도했다. 2~3년 전 실행하기로 한 아파트 중도금대출 등이 이번에 집행되면서 일시적으로 급증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그룹 전체적으로는 가계대출이 올 들어 5.5% 증가했는데 최대 계열사인 농협은행의 가계대출은 5.8%의 성장세를 보였다.
결국 농협은행은 오는 11월까지 주택·전세담보대출을 전면 중단한 데 이어 신용대출 최고 한도도 축소했다. 개인 신용대출 최고 한도를 '1억원 이하'와 '연 소득의 100%' 가운데 작은 수준으로 제한하기로 했다.
다른 시중은행들에도 불똥이 튄 양상이다. 각 은행 여신 담당자들은 신용대출 한도를 연 소득 이하로 제한하기 위해 수십 개에 달하는 상품별로 구체적인 이행 계획을 정리하고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농협은행처럼 신용대출 한도를 연 소득 수준으로 줄이는 내용에 맞춰 내일까지 제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도 "아직 작업 중이라 구체적인 안이 확정은 안 됐지만 생활자금형 소액 신용대출을 제외한 신용대출 상품에 대해 연봉 이내로 대출 한도를 조정하는 방향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은행권에서는 특정 은행만 한도를 많이 늘릴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른 은행들이 한도를 걸어 잠근 상황에서 풍선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우려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상품별 한도가 은행별로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당국은 대다수 금융회사들이 가계대출 자체 취급 목표치까지 여유가 많이 남아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일시에 대출수요가 쏟아지면 농협은행처럼 대출을 중단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당장은 괜찮지만 금리나 한도가 조금만 차이 나도 한 은행으로 확 쏠릴 수 있어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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