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플로, 반도체 대구경 파이프 시장 진입 '초읽기' 연말 삼성 평택P2 향 200A급 퀄 앞둬, SK하이닉스 향 400A급 제품 개발도 박차
조영갑 기자공개 2021-11-12 07:25:42
이 기사는 2021년 11월 10일 15: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반도체 공정용 가스 파이프·부품 전문기업 아스플로가 지난 10월 기업공개(IPO)로 확보한 자금을 기반으로 발 빠르게 UHP(Ultra High Purity·초고순도) 대구경 파이프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독자적 기술을 바탕으로 400~500A(직경 400~500mm) 시장에 진출하는 동시에 어셈블리 모듈 턴키 공급 방식으로 부가가치를 늘린다는 계획이다.10일 업계에 따르면 아스플로는 200A급 반도체용 초고순도 가스 파이프 제품을 대상으로 삼성전자의 양산 퀄(품질인증)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연말 고객사 퀄을 획득하면 정식 공급계약이 체결될 전망이다. 파이프가 공급되는 라인은 삼성전자의 EUV(극자외선) 공정을 전담하는 평택 P2 라인으로 파악된다. TSMC와 비메모리 경쟁에 나선 삼성전자의 전략적 기지다.
초미세, 고적층화 공정이 진행되는 고사양 비메모리 공정은 에칭(식각)이나 증착 과정에서 다양한 특수가스, 케미칼이 동원된다. 외부 제조사에서 공정용 가스를 파운드리에 대량 공급하거나 파운드리 내 각각의 공정 장비에 가스를 주입할 때 불순물이 섞이면 안되기 때문에 파이프의 품질이 중요하다. 아스플로는 독자적인 EP(ElectroPolished Pipe·전해연마 파이프) 기술을 보유, 미국 발렉스(Valex)와 함께 초고순도 가스 파이프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아스플로가 올해 말 삼성전자에 200A급 초도 물량을 납품하면 내년 초 50억원가량의 관련 매출액이 산입될 전망이다. 매출액 자체가 크지는 않지만, 그동안 소구경에 국한돼 있던 매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발렉스의 점유율을 뺏어올 수 있는 호기로 평가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점진적으로 초미세 비메모리 공정 투자를 확대하고 있기 때문에 UHP급 대구경 파이프의 수요 역시 지속적으로 커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SK하이닉스 향 대구경 파이프, 모듈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초고순도 가스 파이프, 튜브의 경우 직경이 커질수록 불순물(파티클)이 개입될 여지가 크기 때문에 고도의 표면처리, 접합기술이 요구된다. 보통 100A 이하의 제조사들은 많지만, 400~500A급 대구경 파이프 시장 형성이 힘든 배경이다. 아스플로는 SK하이닉스와 손잡고 400A UHP급 파이프, 파티클 프리 모듈(Particle Free) 개발에 나선다. 총 128억원 규모의 사업이다.
해당 대구경 파이프 공동개발이 완료되면 SK하이닉스와 함께 삼성전자에도 400A 이상의 파이프와 모듈을 공급할 전망이다. 개발 프로젝트에 약 100억원의 정부출연금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특정 회사의 독점공급 계약 구조가 아닌 반도체 산업 진흥의 성격이 짙은 까닭이다.
아스플로는 이를 대비해 지난해 말 경기도 화성에 신공장을 짓고, 생산라인을 확충하고 있다. 10월 공모과정을 통해 확보한 약 110억원의 투자금 역시 대구경 파이프 및 모듈화 작업에 투입됐다. 매출액 기준 최대 3000억원 수준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아스플로 관계자는 "400A급 이상의 대구경 라인 역시 현재 시범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신공장을 거점으로 대구경 시장에 빠르게 진입하는 동시에 어셈블리 모듈(Assembly module) 생산체제까지 완비하겠다는 구상이다. 어셈블리 모듈이란 가스와 파운드리를 연결하는 대구경을 포함해 반도체 장비에 들어가는 튜브, 밸브, 디퓨저, 필터 등의 부품까지 일괄 조립해 공급하는 '턴키' 방식을 말한다. 단품 공급에 비해 부가가치가 월등하다. 현재 글로벌 장비 A고객사를 중심으로 공급되고 있는 모듈을 대형화하는 그림이다.
아스플로 관계자는 "그동안 아스플로의 메인 시장은 시공(팹 설계시 파이프, 튜브 연결) 분야인 탓에 공정장비에 들어가는 파이프, 부품 등의 모듈과의 연동성이 비교적 작았다"며 "내년부터 어셈블리 모듈화 공급으로 대구경을 포함한 소구경, 부품까지 일괄 공급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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