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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연되는 태광그룹 인사, 이호진 전 회장 '방향성' 장고 당초 1월서 3월로 연기...그룹 쇄신안 주목

이광호 기자공개 2022-01-14 09:12:31

이 기사는 2022년 01월 12일 15: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태광그룹 인사가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다. 2011년 횡령·배임과 법인세 포탈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실형을 선고 받고 지난해 출소한 이호진 전 회장(사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아직 경영 복귀는 이르지만 이번 인사를 통해 그룹의 방향성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태광그룹 인사는 당초 1월 초에서 3월로 연기됐다. 지난해 말부터 인사 시점을 두고 다양한 관측이 제기됐지만 결국 해를 넘긴 데 이어 수개월을 더 기다려야하는 상황을 맞이했다. 변화가 미미했던 예년과 달리 그룹 전체를 쇄신하는 수준의 인사를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전 회장이 자리를 비운 10년 동안 태광그룹은 전문경영인 체제를 유지했다. 이 과정에서 외부인을 대거 영입했다. 태광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태광산업이 대표적이다. 각자대표인 정찬식 대표는 LG화학, 박재용 대표는 효성 출신이다. 정도경영위원회 수장인 임수빈 위원장도 법조계에서 영입했다.

이 전 회장의 빈자리는 컸다. 태광그룹은 '사법리스크'가 시작된 2011년 재계순위 30위권을 자랑했지만 지난해 40위권으로 밀려났다. 핵심 계열사인 태광산업을 비롯한 주요 계열사들의 실적 하락도 면치 못했다. 수년간 보수적인 기조를 이어갔다. 신규 사업이나 투자에 소극적인 행보를 보이며 재무건전성 유지에만 힘썼다.

10년 간 이 전 회장의 입김이 작용하지 않은 건 아니다. 다만 운신의 폭이 좁아 적극적인 영향력을 발휘하기엔 한계가 있었다는 평가다. 이제는 자유의 몸이 된 만큼 총수로서 존재감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재계 총수 중에서도 손꼽히는 인수합병(M&A) 전문가로 손꼽히는 만큼 향후 신사업, 투자 등 유의미한 의사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 이 전 회장 출소를 앞두고 투자 움직임이 일어났다. 태광산업은 지난해 6월 LG화학과 손잡고 아크릴로니트린(AN) 증설을 위한 대규모 합작투자를 결정했다. 아크릴로니트린은 플라스틱, 접착제 및 합성 고무 제조에 널리 사용되는 화합물이다. 이 회사는 오는 2024년부터 울산 석유화학 공장에서 연 26만 톤 규모의 아크릴로니트릴를 생산할 예정이다.

또 최근엔 정부가 주도하는 수소 사업에도 참여한다. 태광산업은 한국수력원자력, 현대자동차, LS일렉트릭, SK가스, 두산퓨얼셀 등과 손잡고 부생수소를 활용한 부하대응 연료전지 시범사업에서 원료인 부생수소를 공급하기로 했다. 업계의 화두인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업계의 관심은 이 전 회장의 복귀 가능성에 쏠린다. 이 전 회장은 태광산업 지분 29.48%를 갖고 있다. 2대 주주인 티알엔(11.22%)도 이 전 회장이 지분 51.83%를 보유 중이다. 여기에 태광그룹 금융계열사인 흥국생명보험도 이 전 회장이 지분 56.3%를 쥐고 있다. 전 분야에 걸쳐 지배력을 보유한 상태다.

그러나 현재로선 직접 경영에 참여할 가능성은 낮다. 앞으로 5년간 공식적으로 경영 일선에 복귀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으로 실형을 확정받고 출소해서다. 또한 오는 4월 금융관계 법령에 따라 흥국생명 등 금융계열사 복귀는 더 어렵게 됐다. 이처럼 한계는 있지만 그룹 변화의 주역이 될 것이라는 점엔 이견이 없다.

인사 시점을 1월에서 3월로 연기한 건 3월 정기 주주총회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태광산업은 12월 결산법인으로 매년 3월 정기 주총을 연다. 주총 시점에 맞춰 인사를 단행할 전망이다. 주요 계열사 수장 변화 여부와 함께 신사업 부서 신설 등에 관심이 모아진다.

재계 관계자는 “그룹 내부에서 정리해야할 부분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만 특정 임원이 거론될 정도로 구체화된 분위기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3월 이후엔 다양한 이벤트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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