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그룹, '일감몰아주기' 계열사 정리 러시 '효율적 경영체계 구축', 홍콩법인 연관 컨설팅·부동산 업체도 청산
문누리 기자공개 2022-02-03 07:57:57
이 기사는 2022년 01월 27일 15: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이 일부 종속회사를 정리하면서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에서 탈출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개정된 규제에 걸릴 수 있는 50% 이상 지분을 갖고있던 계열사들을 정리한 결과다. 경영 효율성 확보 차원에서 홍콩법인 등 해외 사업과 관련된 업체도 같이 청산했다.◇퍼시픽글라스 지분 매각, '공정거래법 규제 개정안' 대응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분기보고서를 보면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자회사 ㈜퍼시픽글라스의 경영권을 포함한 지분 60%를 프랑스 기업 '베르상스'에 매각해 연결회사에서 제외했다. 앞서 매각된 회사는 작년 7월 중 ㈜베르상스퍼시픽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 관계자는 "뷰티 계열사 중심의 핵심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효율적인 경영 체계 구축을 위해 지분 매각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아모레퍼시픽은 초자용기 제조업체 퍼시픽글라스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었다. 작년 말부터 시행되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공정거래법 개정안 내 사익편취대상에서 벗어나기 위해 지주사 지분을 50% 미만으로 줄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2020년 말 국회를 통과한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살펴보면 대기업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은 '총수일가가 지분 30% 이상 보유한 계열사'에서 '20% 이상 보유한 계열사'로 확대됐다. 해당 계열사가 지분을 50% 넘게 보유한 자회사도 포함한다.
퍼시픽글라스의 2020년 매출(677억원) 중 76%는 아모레퍼시픽과 코스비전과 거래한 결과였다. 계열사 의존비중이 높아 일감몰아주기 규제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처분한 것으로 분석된다.
◇'내부거래 70%' 에스트라, 아모레퍼시픽에 흡수 합병
같은 기간 비상장 계열사인 ㈜에스트라도 그룹의 종속회사인 ㈜아모레퍼시픽에 흡수합병시켰다. 기존엔 아모레퍼시픽그룹이 에스트라 지분 100%를 보유했었는데 이번 합병으로 아모레퍼시픽 내 사업부로 전환됐다.
1982년 설립된 에스트라(옛 태평양제약)는 아모레퍼시픽그룹 계열사 중 일감 몰아주기 비중이 높았다. 병의원 전문 뷰티 브랜드와 아토베리어 등 더마 화장품 브랜드를 중심으로 사업하는 곳으로 아모레퍼시픽 건강기능식품 제품들을 주문자 상표부착 생산(OEM) 방식으로 공급하는 업체다.
2013년 에스트라는 아모레퍼시픽그룹 100% 완전자회사로 편입됐다. 이후 내부거래액은 2014년 360억원 규모에서 2019년 817억원으로 두 배 넘게 급증했다.
매출 대비 비중을 봐도 45.5%에서 73.5%로 증가했다. 2020년 기준 내부거래 규모는 668억원으로 전년 대비로 감소했지만 비중은 67.6%로 높은 수준이었다.
◇'경영 효율성 확보' 차원 해외 회사 청산 병행
일감 몰아주기 관련 이슈 관리와 함께 경영상 효율성 확보 차원에서 해외법인 사업 정리도 병행했다. 작년 3분기 청산된 'Info-Billion Enterprise Limited'의 경우 경영 컨설팅 및 부동산 임대 등을 주 사업으로 하는 회사였다.
아모레퍼시픽은 해당 회사를 홍콩 법인의 사업과 관련해 2020년 4분기 중 설립했다. 하지만 이후 사업상 판단에 따라 관련 기능을 홍콩 법인으로 이관했다. 설립된지 9개월만에 청산된 것이다.
아모레퍼시픽그룹 관계자는 "효율적인 경영 체계 구축을 위해 청산한 것"이라며 "계열사 합병이나 지분 매각 등도 경영상 판단에 의한 것일 뿐 일감 몰아주기 이슈와는 전혀 무관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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