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모니터]‘1조 밸류’ 오아시스, 코스닥행 고수하는 까닭은코스피 요건 충족 불구 '신뢰' 위해 환승 않기로…'전략적 판단’ 분석도
최윤신 기자공개 2022-04-25 07:15:38
이 기사는 2022년 04월 20일 15: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조원 이상의 밸류를 평가받는 오아시스가 코스피가 아닌 코스닥 입성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다른 유니콘 기업인 쏘카와 컬리가 코스피 시장 상장을 추진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통상 코스피 시장 상장요건을 갖춘 기업은 당연하다는 듯 코스피 시장을 선택하기 때문에 오아시스의 독특한 IPO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특례상장' 컬리·쏘카와 달리 코스피 ‘일반요건’도 갖춰
증권업계에 따르면 오아시스는 빠르면 다음달 코스닥 시장 상장을 위해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 할 예정이다. 코스피 시장에 상장할 수 있는 요건을 갖췄음에도 코스닥 시장을 고수하기로 방침을 확정했다. 이는 올해 상장을 추진 중인 유니콘 기업 쏘카와 컬리가 이른바 ‘유니콘 기업 특례’를 통해 코스피 시장에 도전하는 것과는 사뭇 다르다.
대형주 위주인 코스피 시장은 중소·벤처 기업 위주인 코스닥 보다 상장 문턱이 높고 거래되는 자금 규모가 크다. 상장을 추진하는 기업들은 요건이 충족되면 코스피 입성을 노리는 게 일반적이다.
코스피 상장을 위해선 거래소가 제시하는 경영성과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코스피 시장은 일반 상장요건으로 △최근연도 1000억원 매출과 3년 평균 700억원 이상의 매출 △영업이익, 법인세차감 전 계속사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모두 실현을 요구한다. 여기에 일정 수준의 자기자본이익률(ROE), 이익액, 자기자본 중 한 가지 요건도 추가로 갖춰야 한다.
이를 충족하지 못하면 지난해 신설된 ‘유니콘 특례’처럼 시가총액을 이용한 특례 상장을 통해 입성하는 방법도 있다. 거래소는 지난해 코스피 상장 특례 요건으로 ‘시가총액 단독요건’을 추가해 시총 1조원이 넘으면 적자 기업이라도 상장을 추진할 수 있도록 길을 열었다. 적자를 기록중인 쏘카와 컬리는 이를 통해 코스피 입성을 추진 중이다.
쏘카·컬리와 달리 오아시스는 특례와 일반 기준 중 어떤 것을 택하더라도 코스피 시장 진입이 가능한 상황이다. 오아시스는 장기간 지속적인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회사다. 코스피 일반 상장을 위한 요건을 충족한다. 지난해 10월 1조원 밸류로 투자를 유치하며 유니콘에 등극해 특례 상장을 통한 입성 길도 열렸다.
그럼에도 오아시스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다는 기존의 방침을 그대로 잇고 있다. 코스피에 입성하는 게 이점이 많지만 신뢰를 최우선으로 하는 경영방침에 따라 기존의 추진 방식을 변경하지 않겠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오아시스 관계자는 “처음 IPO를 추진할 때부터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와 소통하며 장기간의 신뢰 관계를 쌓아왔다”며 “코스닥 시장의 장점이 충분하다고 보고 기존 상장 계획을 그대로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 인위적 거리두기 없다...상반기 예심청구 할 것
증권업계에선 오아시스의 코스닥 입성이 다분히 전략적인 판단이라고 보고 있다. 유사한 사업을 진행하는 컬리와 중복을 최대한 피하기 위한 것으로 본다.
특히 두 회사가 동일한 IPO 주관사를 공유하고 있어 주관사 차원에서 각기 다른 상장전략을 제시했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컬리와 오아시스는 모두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을 상장주관사로 두고 있다.
오아시스의 상장예비심사 청구가 예상보다 늦어지는 것 역시 컬리와 공모시기를 벌리기 위한 전략이란 시각도 존재한다. 당초 오아시스는 이달 중 예심 청구가 예상됐는데, 물리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예심 청구 전 준비과정인 전환우선주와 전환사채 등의 보통주 전환도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오아시스 측은 “인위적인 상장 스케쥴 조정은 하지 않는다”며 “상장 준비에 최근 속도가 나고 있어 상반기 중에는 예심 청구를 마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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