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앱결제 두고 다른 길 택한 네이버와 카카오 카카오 '반기'·네이버 '사전대비', 해외사업 영향 고려 관측도
원충희 기자공개 2022-07-13 13:13:16
이 기사는 2022년 07월 12일 07: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앱마켓 '인앱(in-app)결제'를 두고 구글과 카카오의 갈등이 화제다. 카카오가 인앱결제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앱 내에 좀 더 저렴하게 사용할 수 있는 안내링크(아웃링크)를 걸었던 게 구글의 심기를 건드렸다.네이버도 비슷한 상황이었으나 앱 내에 아웃링크를 걸기보다 고객들에게 개별적으로 안내하는 방식을 택했다. IT업계에선 국내고객이 다수인 카카오와 달리 해외사업 비중이 큰 네이버는 구글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앱 외에서 알리는 방안을 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앱마켓 수수료 둘러싼 갈등, 공개적인 줄다리기
구글 플레이스토어의 인앱결제 정책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는 카카오와 구글이 지난 7일 방송통신위원회의 주선으로 만나 3자 대면을 했지만 아직까지 합의에 이르지 않은 상태다. 이 사태의 근원은 지난해 9월 시행된 개정 전기통신사업법(인앱결제 강제방지법)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구글의 플레이스토어와 애플의 앱스토어 같은 앱마켓은 이들 회사들이 직접 만든 결제시스템을 통해서만 결제를 할 수 있고 그 중 일부를 수수료로 떼 갔다. 그러나 법 개정으로 단일결제가 불가능해지자 수수료를 조금 깎아주면서 결제를 유도하는 방식을 택했다.
문제는 앱 개발사 입장에선 다른 결제시스템을 썼다가는 이중으로 수수료가 나갈 수 있다. 앱마켓에 수수료를 내고 다른 결제시스템을 써야 하니 결제사에 수수료를 또 내는 구조다. 아울러 앱마켓에서 곧바로 결제하는 게 아닌 웹페이지를 통해 결제하는 번거로운 절차를 거쳐야 하는 만큼 고객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
카카오는 이에 자사 홈페이지에서 직접 웹 결제할 수 있는 아웃링크를 구글 앱 내에 걸고 안내를 하는 식으로 우회했다. 카카오톡 '이모티콘 플러스'를 구매하려는 고객을 대상으로 아웃링크를 안내한 게 구글의 심기를 건들었다.
구글은 카톡의 최신버전 업데이트 심사를 불허했고 이에 카카오는 다음 포탈 검색을 통해 APK 파일을 설치를 안내하면서 맞섰다. 구글로서는 카카오를 용인할 경우 다른 앱 개발사들에게도 같은 대우를 해줘야 하는 만큼 물러설 수 없는 상황이며 카카오 역시 아웃링크 게재를 아직 철회하지 않고 있다.
◇글로벌 플랫폼 vs 4700만명 MAU…네이버는 일찌감치 사전대비
카카오가 구글에 대항하는 자세를 취하는 배경에는 월간활성사용자(MAU) 4700만명이 넘는 국민 메신저로 탄탄한 기반이 갖고 있어서다. 글로벌 시장에선 다윗과 골리앗 수준이지만 국내에서만큼은 카카오의 영향력과 위상을 무시할 수 없다.
이와 달리 국내 최대 포탈을 소유한 네이버는 앱마켓들의 정책에 별다른 반발 없었다. 카카오처럼 앱 내에 아웃링크를 걸기보다 고객들에게 개별적으로 메일 등을 보내 자사 홈페이지를 통한 웹 결제 방식이 좀 더 저렴하다고 안내했다.
아웃링크 방식보다 편한 방법은 아니다. 유료결제를 할 경우 기존에는 앱에서 클릭만으로 편리하게 결제할 수 있지만 웹 결제 방식으로 하려면 네이버 앱을 켜고 쓰려는 서비스를 검색한 뒤 결제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에 결제량이 많은 네이버웹툰의 경우 사전에 자동충전 기능을 도입했다. 쿠키가 일정량 이상으로 줄어들면 자동결제로 채워지는 기능인데 가격이 훨씬 저렴하다. 네이버가 국내에서 카카오 못지않은 영향력을 가졌음에도 앱마켓의 정책에 별다른 반발이 없었던 배경에는 사전 대비가 있었다.
다만 IT업계에선 해외사업을 염두에 둔 결정이 더 크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해 글로벌 앱마켓 점유율은 구글이 37%, 애플이 45% 정도로 알려졌다.
IT업계 관계자는 "라인(LINE) 등을 비롯해 해외사업 비중이 큰 네이버로선 글로벌 거대플랫폼을 가진 구글과 각을 세우는 상황이 부담스러울 것"이라며 "아시아지역에서 라인 플랫폼을 통해 사업을 펼칠 수 있으나 유럽, 미국 등에서는 구글의 플랫폼을 타고 나가야 할 일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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