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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 포트폴리오 엿보기]모멘티브테크놀로지스, 일본 도가니 업체 인수한 배경은볼트온 전략 일환, 점유율 확대·공급망 다변화 등 시너지 기대

이영호 기자/ 조세훈 기자공개 2022-07-20 08:17:54

이 기사는 2022년 07월 19일 14: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사모펀드(PEF)운용사 SJL파트너스의 포트폴리오 기업이자 원익그룹 계열사인 모멘티브테크놀로지스가 일본 쿠어스텍(CoorsTek)의 도가니(Crucible) 사업부를 인수하면서 '볼트온(bolt-on)'을 본격화했다. 가격 경쟁력 제고, 고부가가치 제품군 보강, 원자재 공급망 다변화 등 일석삼조를 노린 전략적 행보였다. 원익QnC, 모멘티브테크놀로지스로 이어지는 고순도 석영(쿼츠) 사업 밸류체인을 보다 두텁게 할 발판도 마련했다는 평가다.

모멘티브테크놀로지스는 쿠어스텍 나가사키 코퍼레이션 지분 100%(1만8601주)를 약 2252억원에 매입할 예정이다. 모멘티브테크놀로지스는 반도체 공정에 쓰이는 쿼츠 원재료를 고객사에 공급한다. 도가니를 비롯한 반도체 소모품도 납품하고 있다. 모멘티브퍼포먼스머티리얼스(이하 모멘티브)에서 쿼츠 사업 부문이 분할돼 탄생한 법인이 바로 모멘티브테크놀로지스다. 현재는 원익QnC의 종속회사이기도 하다.

이번에 인수한 쿠어스텍 나가사키 코퍼레이션은 일본 쿠어스텍 자회사로 반도체용 도가니를 제조한다. 논캡티브(non-captive) 시장 기준 세계 1위 도가니 생산업체다. 도가니는 반도체용 잉곳을 생산할 때 쓰이는 내화물이다. 잉곳을 만들기 위해선 실리콘을 고열로 녹이는 공정을 거쳐야 한다. 이때 높은 열을 견딜 수 있는 쿼츠 도가니가 활용된다. 잉곳을 가공하면 원판형 반도체 웨이퍼가 나온다.

모멘티브는 SJL파트너스의 대표적인 포트폴리오 기업이다. KCC, SJL파트너스, 원익 컨소시엄은 2019년 모멘티브를 31억달러에 인수했다. 현재는 모멘티브(실리콘 사업)와 모멘티브테크놀로지스(쿼츠 사업)로 분할됐다. 모멘티브는 KCC와 SJL파트너스가, 모멘티브테크놀로지스은 원익QnC와 SJL파트너스가 보유하고 있다. 전략적투자자(SI)인 KCC와 원익이 각사 주력 사업에 맞춰 시너지를 내기 위한 조치다.

SJL파트너스와 원익QnC는 모멘티브테크놀로지스 밸류업을 위해 볼트온 전략을 채택했다. 동종 산업 기업을 인수해 모멘티브테크놀로지스의 사업 외형을 키우겠다는 의중이었다. 모멘티브테크놀로지스는 지난해부터 반도체 기업 매물을 물색해왔다. SJL파트너스와 원익QnC는 인수합병(M&A) 의사결정 과정에서 모멘티브테크놀로지스에 재무 조언과 협상 가이던스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인수로 모멘티브테크놀로지스는 글로벌 도가니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졌다는 분석이다. 규모의 경제로 도가니 가격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게 됐다. 쿠어스텍의 고부가 제품을 흡수해 포트폴리오를 보강할 기회라는 평가가 나온다. 글로벌 공급망 위기 속에서 쿼츠 핵심 원자재인 모래 공급처를 다변화했다는 점 역시 긍정 요소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양국의 반도체 라이벌 관계 때문에 한국 기업의 일본 쿠어스텍 도가니 사업부 인수는 사실상 불가능한 미션이었다”면서 “모멘티브테크놀로지스가 글로벌 도가니 시장에서 선두 기업으로 올라서는 동시에 국내 반도체 생태계 저변을 한 단계 확장하는 딜”이라고 말했다.

원익QnC는 모멘티브테크놀로지스와 쿠어스텍 도가니 사업부를 거느리게 되면서 글로벌 반도체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원익QnC는 쿼츠, 세라믹, 램프, 세정 등 첨단 공정 소모품을 생산하고 있다. 밸류체인을 공유하고 있어 시너지 창출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모멘티브 인수 당시 KCC, SJL파트너스와 원익은 에쿼티 투자에 13억달러를 투입했다. 18억달러는 금융권 차입으로 조달했다. 에쿼티 투자금은 SJL파트너스, KCC, 원익이 각각 50:45:5 비율로 부담했다. SJL파트너스는 모멘티브 인수를 위해 6억5000만달러 규모의 'MOM1호PEF' 프로젝트 펀드를 결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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