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그 후]'주가 반토막' 씨앤투스성진, 배당·무증도 '무용지물'극약처방 불구 주가부양 한계, 시장 성장성 확신 요구돼
강철 기자공개 2022-07-29 12:53:10
이 기사는 2022년 07월 27일 08: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굴지의 마스크 제조사인 씨앤투스성진이 코스닥에 입성한 지 약 1년 6개월이 지났다. 공모주 수요예측에서 1000대 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할 정도로 주가에 대한 시장의 기대는 컸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주가는 공모가 대비 반토막이 나 있다.위기감을 느낀 씨앤투스성진은 자기주식 매입, 중간 배당, 200% 무상증자 등 다양한 주가 부양 노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이 같은 노력이 오히려 주가와 엇박자를 내면서 하춘욱 회장을 비롯한 씨앤투스성진 경영진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현재 주가, 공모가 대비 '반토막'
씨앤투스성진은 작년 1월 28일 코스닥 시장에서 주권 거래를 시작했다. 상장에 앞서 실시한 공모주 수요예측은 크게 흥행했다. 국내외 기관 투자자가 앞다퉈 매수 의사를 밝힌 결과 모집 수량의 1000배가 넘는 대규모 주문이 몰렸다.
수요예측에 참여한 투자자의 약 90%가 공모가 밴드(2만6000~3만2000원) 상단에 주문을 넣었다. 그 결과 공모가는 3만2000원으로 정해졌다. 시장은 공기 청정기용 필터와 마스크의 견조한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며 IPO 후 씨앤투스성진 주가가 양호한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을 제기했다.
하지만 주가는 시장의 예상과 정반대로 움직였다. 화려한 입성이 무색해질 정도로 끝이 보이지 않는 하락을 거듭했다. 무상증자를 발표한 작년 11월 두 번의 상한가를 앞세워 일시적 반등에 성공하긴 했으나 상승세는 한달이 채 가지 않았다.
그 결과 상장 첫날 3400억원을 돌파했던 시가총액은 최근 1660억원까지 감소했다. 불과 1년 6개월 사이 반토막이 났다. 같은 기간 10배가 넘던 주가수익비율(PER)도 지난 1분기 말 4.1배로 하락했다.
벤처펀드를 비롯한 주요 투자자가 상장 후 보유 지분을 대거 매도한 것이 주가 급락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특히 전략적 투자자(SI)로 분류됐던 ㈜너브의 잇단 매도 랠리는 주가 하락을 가속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너브는 작년 4월부터 한달간 장내 매도와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를 단행해 약 200억원을 회수했다. 이 과정에서 10%가 넘는 지분이 한달 새 매물로 집중적으로 쏟아졌다. ㈜너브의 매도 공세 여파로 이 기간 주가는 2만3700원에서 1만9700원까지 떨어졌다.
오버행 외에 주력 마스크 브랜드인 아에르(Aer)가 부실 검사 논란에 휘말린 것도 심각한 주가 하락을 유발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작년 4월 아에르 마스크의 안전 검사 시스템이 부실하다고 보고 3개월의 제조 정지 처분을 내렸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수요예측에서 의무보유를 확약한 물량이 전체 수량의 1.7%에 불과했기 때문에 오버행 이슈가 어느 정도 예견되긴 했다"며 "주가 하락은 씨앤투스성진 외에도 당시 상장한 기업이 지금까지 공통으로 겪고 있는 현상이긴 하다"고 말했다.
◇주가 부양 노력 '무용지물'
심각성을 느낀 씨앤투스성진은 작년 2분기부터 주가 부양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꺼낸 카드는 자기주식 매입이다. 신한금융투자를 통해 작년 4월 1일부터 5월 7일까지 자기주식 40만주를 장내에서 취득했다. 같은해 11월에는 미래에셋증권과 위탁 계약을 맺고 25만5000주를 추가로 매입했다.
작년 7월 전체 주주에게 48억원을 지급하는 중간 배당도 실시했다. 이를 통해 이익잉여금 일부를 주주에게 환원하는 한편 현금흐름이 양호한 기업이라는 시그널을 시장에 각인시켰다. 올해 1월에는 작년 결산 배당금 70억원을 추가로 지급했다.
작년 12월에는 1주당 2주의 신주를 부여하는 200% 무상증자를 단행했다. 이 과정에서 약 933억원의 주식발행초과금이 주주가 실제 소유하는 자본금으로 이전됐다. 200% 무상증자는 상장사의 주주환원이 유행처럼 번지던 당시 시장에서도 파격적인 친화 정책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자기주식 매입, 중간 배당, 200% 무상증자로 이어지는 일련의 노력은 별다른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 부양 정책을 발표할 때마다 주가는 일시적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그러나 상승세는 한달을 채 가지 못했고 이내 지루한 우하향 흐름이 이어졌다. 특히 무상증자 재료가 소멸된 작년 12월부터 올 2월까지 60%가 넘는 하락세를 보이기도 했다.
시장은 씨앤투스성진이 성장에 대한 확신을 주지 못하는 점이 주가 부진의 근본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관련해서 주력 아이템인 공기 청정기용 필터가 설비 증설과 연동해 가시적인 영업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주가는 계속해서 지지부진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코로나19 팬데믹에 맞춰 전략적으로 판매를 늘렸던 마스크는 오히려 전체 영업이익을 감소시키는 골칫거리로 전락했다. 사실상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접어든 만큼 앞으로 마스크에서 획기적인 수익을 창출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시장 관계자는 "자기주식 매입, 배당, 무상증자는 비단 씨앤투스성진 뿐만 아니라 주가 부양이 필요한 상장사가 어쩔 수 없이 실시하는 일종의 극약처방"이라며 "주주친화 정책에 사용할 에너지를 펀더멘탈 강화 노력으로 전환하는 것이 주가 부양 측면에서 오히려 효율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씨앤투스성진의 주가가 상승 흐름을 타기 위해서는 피어그룹 대비 두자릿수를 뛰어 넘는 성장세를 꾸준하게 이어갈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줘야 한다"며 "최근 확진자가 다시 증가하고 있다고는 하나 이미 엔데믹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마스크는 사업 규모를 줄여나갈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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