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경영 리뷰]두산에너빌리티, 풍력터빈 경쟁 '출발선'국책과제 8MW 풍력터빈 연내 상용화… 4대 성장사업 중 신재생분야 핵심 제품
강용규 기자공개 2022-08-04 09:46:59
[편집자주]
국내 주요 기업들은 주기적으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해 자신들이 중요시하는 경제·사회적 가치를 제시하고 어떤 성과를 달성했는지를 공개한다. 한 꺼풀 벗겨보면 여기에는 그들이 처한 경영적 혹은 경영외적 상황과 고민이 담겨있다. 기업이 경제적 성장과 더불어 윤리·사회·환경문제에 기여하는 가치를 창출해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기대에 부응해야 하는 요즘, 이들의 지속가능경영 현황이 어떤지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2년 08월 03일 11: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에너빌리티(옛 두산중공업)가 풍력터빈을 앞세운 신재생에너지분야 사업 육성 로드맵을 차근차근 밟아가고 있다. 신재생에너지는 가스터빈, 수소, SMR(소형모듈원자로)과 함께 두산에너빌리티가 내세우는 4대 성장사업 중 하나다.두산에너빌리티는 풍력터빈사업에서 국내 대형 해상풍력시장의 공략 강화를 목표로 삼고 국내 ‘맞춤형’ 풍력터빈의 개발에 힘써왔다. 업계에서는 두산에너빌리티가 현재 실증을 진행하는 8MW 풍력터빈의 상용화를 통해 글로벌 터빈 제조사들과 경쟁하는 출발선에 설 수 있을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두산에너빌리티의 2022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8MW 풍력터빈 ‘WinDS8000’의 시제품 실증 및 인증 과정을 올해 안에 마치고 상용화에 나선다는 계획을 세웠다. 8MW급 풍력터빈 개발은 두산에너빌리티가 2018년 6월~2022년 12월을 기간으로 수행 중인 국책과제다.
이 제품은 평균 풍속이 유럽 등 풍력 선진국에 비해 비교적 낮은 국내 풍황에 최적화된 저풍속 고효율 모델이라고 두산에너빌리티 관계자는 설명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 1월 전남 영광의 국가풍력실증센터에 8MW 풍력터빈 시제품을 설치하고 실증을 진행 중이다.
풍력발전시장은 육상풍력을 넘어 해상풍력으로 무게추가 이동하고 있다. 부지 확보 등 입지조건이 비교적 느슨하고 소음 관련 제한요소가 적어 대형 터빈을 활용한 고효율 발전이 가능하다는 점에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육상풍력발전에 주로 쓰이는 3MW급 터빈뿐만 아니라 5.5MW 해상풍력용 터빈까지 상용화하고 있다. 다만 미국 GE(제너럴일렉트릭), 덴마크 베스타스, 독일 지멘스가메사 등 글로벌 상위 터빈 제조사들의 주력 모델은 8~10MW급 풍력터빈이다.
올해 2분기 말 기준으로 국내에서 공표된 해상풍력단지 건설계획은 총 17.8GW로 금액 기준 30조원가량에 이른다. 두산에너빌리티 등 국내 터빈 제조사뿐만 아니라 글로벌 제조사들도 국내 해상풍력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앞서 6월 베스타스가 전남도와 국내 터빈 및 부품공장 설립을 위한 실무협의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처럼 글로벌 터빈 제조사들의 국내 해상풍력시장 공략이 가시화하는 상황에서 두산에너빌리티의 8MW 풍력터빈 상용화는 의미가 적지 않다고 업계는 바라본다. 시장의 주류 규격에 속한 모델을 라인업에 포함해 이들과 본격적으로 경쟁할 수 있게 되는 격이기 때문이다.
풍력터빈은 두산에너빌리티가 4대 성장사업 가운데 하나로 꼽은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대표 제품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올해 가스터빈, 수소, 신재생, SMR 등 4대 성장사업에서 3조2000억원 규모의 수주를 목표하고 있는데 2026년까지 4대 성장사업 수주 규모를 5조3000억원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신재생 분야만 놓고 보면 수주를 올해 8000억원에서 2조1000억원까지 늘리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 4대 성장사업 중 2026년 수주금액 비중이 가장 크다. 신재생 분야에 거는 기대가 적지 않은 만큼 두산에너빌리티도 8MW 풍력터빈에서 멈추지 않고 그 다음을 바라보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22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통해 10MW급의 파생모델을 거쳐 장기적으로 17MW+급으로 풍력터빈을 대형화하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글로벌 상위 터빈 제조사들이 주도하는 터빈 대형화 트렌드에 처지지 않기 위한 행보라는 시선이 나온다. 현재 GE는 13MW, 지멘스가메사는 14MW, 베스타스는 15MW 풍력터빈까지 개발을 마쳤다.
업계 관계자는 “두산에너빌리티가 국내 해상풍력 공략을 일차적 목표로 하고 있지만 풍력터빈 공급시장은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제조사들의 격전지”라며 “글로벌 터빈 대형화 트렌드를 따라 가면서 글로벌 제조사들과 경쟁할 수 있는 원동력을 꾸준히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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