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시플로 모니터]SK이노베이션, 되살아난 현금창출력올 상반기 NCF 1조878억원 양전환...Capex 확대
이호준 기자공개 2022-08-31 07:39:09
[편집자주]
기업의 안정성을 보는 잣대 중 가장 중요한 것 하나는 '현금'이다. 현금창출능력이 뛰어나고 현금흐름이 양호한 기업은 우량기업의 보증수표다. 더벨은 현금이란 키워드로 기업의 재무상황을 되짚어보는 코너를 마련했다.
이 기사는 2022년 08월 29일 14: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이노베이션의 현금창출력이 개선된 점이 눈길을 끈다. 정제 마진이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하는 등 시황이 좋은 때에 열심히 노를 저었다. 투자할 곳이 산적한 상황에서 얻은 호실적이라 다소 위안거리가 될 전망이다.이에 따라 현금 보유량은 10조원을 넘어섰다. '현금 부자'이지만 매년 수조원 규모의 투자금 지출이 계속되고 있어 빠듯한 살림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은 잇따른 대규모 투자의 영향으로 순차입금 10조원선 방어가 깨진 상태다.
◇보유 현금 10조원 돌파
SK이노베이션의 올 상반기 순영업활동현금흐름(NCF)은 1조878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집계된 NCF는 마이너스(-) 4829억원이었다. NCF는 총영업활동현금흐름(OCF)에서 운전자본 투자 항목 등을 뺀 수치로 영업부문의 현금창출력을 판단하는 지표로 여겨진다.
NCF가 플러스(+)로 돌아섰다는 건 영업활동으로 현금이 다시 들어왔다는 뜻이다. 정제마진(휘발유·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유가 등 비용을 제외한 수치)이 올해 사상 최고 수준을 이어간 덕분이다. 정제마진은 1분기 배럴당 4.1달러, 2분기 배럴당 20.8달러를 기록했다. 통상 배럴당 4~5달러를 수익분기점으로 본다.
실제로 SK이노베이션은 올해 2분기 매출 19조9053억원, 영업이익 2조329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전년 같은 기간과 견줘 76.89%, 318.91% 늘었으며 영업이익 중 석유 사업 비중이 96%를 차지했다. 시기가 좋았던 만큼 영업활동에서 발생하는 현금인 NCF의 사정도 좋아질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 때문에 곳간 사정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미쳤다. 2022년 6월 기준으로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이 10조997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보다 48.3% 증가했다. SK이노베이션의 현금 보유량이 10조원을 넘어선 것은 2007년 회사 설립 이후 처음이다.
◇지키지 못한 '순차입금 10조원' 약속
자본적지출(CAPEX)도 더 늘었다. SK이노베이션은 CAPEX로 2조255억원의 현금을 지출했다. 대부분의 투자는 배터리 부문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1조4367억원)보다 6000억원가량 많은 수준이다.
돈 들어갈 곳은 아직 더 남아있다. SK이노베이션은 작년부터 2025년까지 총 30조원의 투자계획을 세웠다. 배터리 사업에 18조원, 분리막 사업에 5조원, 기존 정유·화학에 7조원 등이다. 단순 계산해도 매해 6조원가량의 투자금 지출이 필요하다.
상당 부분 외부조달이 불가피하다. 자체 현금(11조원) 내에서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1월 공모채로 5000억원을 조달한 데 이어 8월엔 2000억원 규모의 사모채를 발행한 바 있다.
부채비율은 200%를 목전에 뒀다. SK이노베이션의 부채비율은 188.6%, 차입금의존도는 35.5% 수준이다. 지난해 말과 비교해 부채비율의 경우 36.2% 포인트 증가했다.
순차입금은 11조8957억원 수준으로 회사의 내부 재무건전성 마지노선 '10조원'을 깼다. 작년 1월 김양섭 SK이노베이션 재무본부장(CFO)는 "순차입금이 10조원 이내에서 유지되도록 재무건전성에 만전을 기하겠다"라고 약속한 바 있다.
추가적인 자금 유입은 연내 가시화될 전망이다. 현재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자회사 SK온의 프리IPO(상장 전 지분 투자)를 추진 중이다. 업계에 따르면 회사는 국내외 기관과 최대 2조원가량의 투자를 유치할 것으로 전해진다. 2조원이 유입되면 회사는 13조원가량의 현금을 보유하게 된다.
하반기부터는 수급 차질이 완화되면서 정제마진 하락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또 공급량 증가로 유가 하락 조짐이 보여 재고평가 이익도 낮아질 가능성도 보이고 있어 계속된 호실적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주된 시선이다.
이런 상황에서 배터리 부문(SK온)에서의 수익은 여전히 나오지 않고 있다. 배터리 사업은 이번 분기 3266억원의 적자를 냈다. 1분기까지 합치면 손실 규모는 6000억원으로 늘어난다. 다만 회사는 올해 4분기 이내엔 흑자 전환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
이호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포스코그룹 CEO 성과평가]보릿고개 넘는 계열사들, 관건은 '비재무적 성과'
- [포스코그룹 CEO 성과평가]장인화 회장, 재건과 회복에 초점 맞춘 한해
- [2024 이사회 평가]지배구조 최상단 ㈜한화, 건설업 부진에 경영성과 '글쎄'
- [2024 이사회 평가]불황 넘는 HD현대인프라코어, 평가시스템·견제기능 '우수'
- [2024 이사회 평가]평가시스템 '부재' 팬오션, 운임지수 하락에 경영성과 부진
- [현대차그룹 인사 풍향계]부품사도 세대교체, 미래차 준비하는 현대트랜시스·케피코
- [현대차그룹 인사 풍향계]이규복 사장 승진, 현대글로비스 미래 밸류업 '올인'
- [현대차그룹 인사 풍향계]송호성 체제 굳건…기아, 성과 기반 임원진 대거 약진
- [재정비 나서는 현대제철]주주환원책 발표 보류, 밸류업 현실화 방안은
- KAI, 폴란드 신화 수뇌부 용퇴…수출 인력 집중 배치 배경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