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력 강화한 김연수 한컴 대표, 다음 타깃은 '성장' 지분율 11.09% 확보, 사업 확장 속도전·주주가치 제고 등 행보 눈길
윤필호 기자공개 2022-09-27 08:07:50
이 기사는 2022년 09월 23일 07: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취임한 김연수 한글과컴퓨터(이하 한컴) 대표는 분주한 1년을 보냈다. 한컴MDS 매각 등 인수합병(M&A) 시장에서 활발한 행보를 보이는 한편 내부 영향력 확대를 위해 한컴 주주명부에 이름을 올리며 지배력을 강화했다. 이를 기반으로 한컴그룹 내 소프트웨어(SW) 중심의 사업 확장을 주도하는 모습이다.이를 두고 한컴 안팎에선 오랜 기간 경영수업을 받으며 경험을 쌓은 결과물이라는 평가다. 지배력 확장에 나선 김 대표가 향후 어떤 성장 전략을 그리고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김 대표는 올해 들어 한컴 주식을 잇따라 매입하고 있다. 지난 6월 28일과 29일 이틀에 걸쳐서 6만7324주를 12억원에 매입해 처음으로 주주명부에 이름을 올렸다. 이어 7월에도 1일과 4일 각각 3만5821주, 10만1500주를 총 26억원에 장내매수했다. 두 달 사이에 20만4645주를 확보한 것이다. 여기에 9월에만 9만7886주를 추가로 매수하면서 30만2531주를 보유하게 됐다.
김 대표가 올해 주주명부에 직접 이름을 올리기 시작하면서 그룹 내 경영권에 이어 지배력까지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부친인 김상철 한컴 회장이 인수한 주요 계열사 한컴MDS의 매각 시점과 맞물리면서 새로운 수장으로 교체를 확실하게 알리는 신호로 작용하고 있다.
김 대표는 지난해 5월 특수목적법인 에이치씨아이에이치(HCIH)를 통해 한컴 지분 9.89%를 인수했다. 김 대표는 개인회사 다토즈파트너즈를 통해 에이치씨아이에이치를 지배하고 있다. 다토즈파트너스가 보유한 에이치씨아이에이치 지분율은 40% 수준이다. 김 대표는 에이치씨아이에이치를 통해 한컴 2대주주 지위를 확보했던 셈이다. 이어 같은 해 8월 공동대표로 선임되며 2세 경영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김 대표는 올해 잇따른 주식 매입으로 지분율을 11.09%까지 끌어올렸다. 이번에 인수한 주식은 그룹 지주사인 한컴위드로부터 매입한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한컴위드의 최대주주는 김 회장으로 지분율 15.77%를 보유하고 있다. 김 대표는 지분율 9.07%를 보유한 2대주주다.
다만 오너일가의 지배력이 안정적이고 김 회장의 영향력이 여전한 상황에서, 김 대표도 당장 지분 확보보다는 사업 확장에 집중한다는게 한컴 측의 설명이다.
김 대표는 한컴의 수장에 오르고 이제 1년을 막 넘겼지만 지배력을 공고하게 갖추면서 그룹의 사업다각화 작업을 적극적으로 주도하고 있다. 한컴의 근간인 소프트웨어(SW)에 집중하면서 확실한 시너지를 내는 그림을 구상 중이다. 앞서 매각했던 한컴MDS(현 MDS테크)는 임베디드 솔루션 전문기업으로 주력 제품인 한컴오피스와 협업을 꾀했지만 당초 기대만 못했다는 평가와 함께 결별 수순을 밟았다.
김 대표는 한컴MDS 사례를 거울삼아 빠르면서도 꼼꼼한 확장을 추진 중이다. 한컴오피스 활용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클라우드 기술을 접목한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사업이 대표적이다. 기존 사업의 경쟁력은 유지하면서 세계 시장으로 영향력을 넓히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최근 싱가포르 '한컴얼라이언스(Hancom Alliance)' 설립, 대만 '케이단모바일(KDAN Mobile)' 인수도 이 같은 차원에서 추진했다.
아울러 김 대표는 실험적인 행보로도 눈길을 끌고 있다. 공동대표 취임 이후 창사 이래 처음으로 주주 대상으로 서한을 발송해 미래 성장 목표를 제시했다. 투명성을 높이고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모습이다. 이미 오래 전부터 2세경영 수업을 받으며 준비를 진행한 덕분이다.
김 대표는 2012년부터 그룹에 합류해 굵직한 인수합병(M&A) 업무를 맡았다. 2013년에는 사내이사로도 선임돼 이미 9년 넘게 이사회 활동을 수행하며 경험을 축적했다. 지난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3번째 연임에 성공하면서 2024년까지 임기를 이어갈 예정이다.
그룹도 2013년 지주사 한컴시큐어(현 한컴위드)가 발행한 20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에서 가장 많은 50억원 규모의 물량을 김 대표에게 몰아주며 힘을 실었다. 이는 김 회장이 가져간 45억원어치 권리보다 많은 규모다. 김 대표는 2019년 BW 모두 행사하면서 지주사의 2대주주로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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