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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철 SKC 사장의 자신감 "롯데 환영한다" 롯데케미칼의 일진 인수 관련 "기술 차이 존재, 업계 선두주자로서 격차 유지할 것"

정읍(전북)=이호준 기자공개 2022-10-13 10:16:41

이 기사는 2022년 10월 12일 12: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박원철 SKC 사장(사진)이 최근 일진머티리얼즈를 인수한 롯데케미칼이 동박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는 '메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평가를 내놨다. 탄탄한 자금력을 갖춘 롯데케미칼이 동박 시장에 뛰어들면 자칫 SKC의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안팎의 우려에 오히려 자신감을 내비친 셈이다.


지난 11일 전북 정읍의 SK넥실리스 공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박원철 SKC 사장은 롯데케미칼의 일진머티리얼즈 인수에 대해 "새로운 플레이어의 시장 진출은 그 자체로 환영"이라며 "장비를 들여오기가 힘든 동박 증설 특성상 롯데의 등장은 한국 배터리 업계 전체의 경쟁력 강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박 사장은 "다만 장비나 의지만으로 (SK넥실리스를) 따라 잡기에는 기술적인 차이가 존재해 우리는 업계 선두주자로서 격차를 유지할 것"이라며 자신감도 드러냈다.

SKC의 자회사 SK넥실리스는 동박 업계 최강자로 꼽힌다. 지난해 말 생산규모로는 일진머티리얼즈에 견줘 8000t(톤)가량 부족하지만 2025년 예상 생산규모는 국내 주요 업체들 가운데 가장 많은 25만t이다. 업계는 폴란드 스탈로바볼라시 공장 및 북미 신공장 등의 증설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추가적인 생산능력 확충 가능성을 예상하고 있다.

다만 탄탄한 자금력을 갖춘 롯데케미칼의 등장으로 경쟁에 따른 위기감도 고조되고 있다. 최근 롯데케미칼은 세계 4위 동박 업체로 꼽히는 일진머티리얼즈 주식 2457만8512주(53.3%)를 2조7000억원에 사들이는 결정을 내렸다. 자금 부족 등으로 증설에 어려움을 겪은 일진머티리얼즈로서는 사업 확장을 이끌 수 있는 든든한 뒷배를 얻은 셈이다.

롯데케미칼의 의지 역시 상당하다. 일진머티리얼즈 인수로 그동안 뒤처졌다고 평가받는 배터리 소재 사업을 크게 키울 계획이다. 롯데케미칼은 그룹 차원에서 계열사와의 시너지를 활용해 2030년까지 차세대 배터리 소재 시장 선점을 위해 4조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동박 등 배터리 소재 쪽에서는 연매출 5조원을 기대하고 있다.

자금력과 의지를 갖춘 경쟁 기업의 등장에서 SKC의 믿는 구석은 '기술력'으로 보인다. 동박은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 2차전지 음극집전체에 사용되는 핵심 소재로, 두께 10㎛(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 이하의 얇은 구리 박(箔)을 말한다. 얇을수록 많은 음극 활물질을 담을 수 있어 배터리의 고용량화·경량화에 좋다.

SK넥실리스가 만드는 동박은 세계에서 가장 얇고 가장 길다. 한국기록원(KRI)으로부터 두께 4.5μm(마이크로미터·1μm는 100만분의 1m), 폭 1.33m, 길이 56.5km의 동박을 생산할 수 있는 기술력을 인증받았다. 여기에 최근 동박 업계 트렌드로 분류되는 고강도(단단하고)·고연신(잘 늘어나는)의 고부가 제품 제조에서도 한 발 앞서나간다는 평이다.

일진머티리얼즈 역시 기술력이 뛰어난 편으로 알려져 있다. 1978년부터 동박 국산화를 추진한 덕이다. 2001년부터 2차전지용 동박 상용화를 추진하고 동박 제조분야 국내 대표 기업으로 입지를 굳혔다. 다만 2019년 SKC가 동박 제조 회사 KCFT(현 SK넥실리스)를 인수(1조2000억원)한 뒤 기술 투자에 적극적으로 입해 격차가 생긴 상황이다.

박 사장의 발언도 이러한 배경을 짚은 것으로 풀이된다. 박 사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배터리 회사들은 품질에 민감하다고 본다"며 "경쟁이 치열해지면 누가 더 좋은 배터리를 만들 수 있느냐에 집중되기 마련이고 이는 다양한 물성이 있는 동박의 개발 역시 중요해지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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