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 투자 완료' 코스모화학, 폐배터리로 날아오를까 코발트 생산능력 연간 2000t으로 증가..."추가 증설도 생각 중"
이호준 기자공개 2022-10-31 07:20:54
이 기사는 2022년 10월 27일 13: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모화학의 폐배터리 시설 투자가 마무리됐다. 회사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대규모 지출에도 불구하고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 본격화에 힘입어 내년에는 실적 개선의 본 궤도에 오른다는 목표다.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스모화학은 최근 분체이송시스템 전문 EPC 업체 디와이피엔에프와 159억원규모의 리튬회수시설 수주계약을 맺었다. 디와이피엔에프이 코스모화학에 전기차 폐배터리에서 희소금속을 추출하는 핵심 설비 등을 제공한다.
이는 올해 6월 회사가 공시를 통해 발표한 신규 사업 투자 계획의 일환이다. 중견 화학사인 코스모화학은 현재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본업은 색을 내는데 필요한 백색 안료 중 하나인 이산화티타늄(TiO₂)의 생산 및 판매다.
이산화티타늄은 회사 전체 매출에서 6할 이상을 차지하는 주력 분야다. 하지만 중국산 이산화티타늄의 해외 수출물량 증가 등의 영향으로 들쭉날쭉한 수익성을 나타내고 있다. 이에 남은 사업 부문인 2차전지 기초소재인 황산코발트 추출 사업을 더 확장할 계획이다.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에 뛰어든 것도 같은 맥락이다. 기존에는 콩고산 코발트 원광석을 제련해 황산코발트를 추출했다면 앞으로는 전기차 폐배터리에서도 관련 소재를 뽑아내고자 한다. 황산코발트 생산능력도 기존 연간 1200t(톤)에서 2000t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대규모 투자 역시 뒤따르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와 올해 6월 발표를 통해 약 460억원을 폐배터리 재활용 시설 투자 및 원재료 구매 등에 쓸 것이라고 밝혔다. 본업인 이산화티타늄 사업에서의 경상 투자 비용과 나머지 운전 비용 등까지 합치면 지출은 500억원을 훌쩍 넘는다.
코스모화학은 전기차 시장이 커지면서 신사업 단위인 2차전지 소재 사업들의 수익성이 확대되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는 한해 영업이익이 연간 투자금을 밑도는 수준이다. 작년의 경우 별도 기준 매출액 1694억원, 영업이익 82억원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업계에선 코스모화학에 대해 호평 일색이다. 올해 초 코스모화학은 340만주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해 415억원 가량을 조달한 바 있다. 폐배터리 재활용 시설 투자금의 재원 마련을 위한 계획을 이미 추진했던 셈이다.
내년 상반기로 예정된 시설 완공 시점과 맞물려 실적도 큰 폭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폐배터리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코발트에 이어 리튬(1000t)과 니켈(4000t) 등도 회수할 수 있어 연간 매출액 3338억원, 영업이익 224억원이 예상된다.
더욱 고무적인 건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의 성장세다. 폐배터리 시장은 지난해 2조원 규모에서 2030년 21조원, 2040년 87조원, 2050년 600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기차 판매 증가세에 따른 배터리 수요 증가로 향후 가파른 성장이 기대된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 이슈도 폐배터리에 호재인 상황이다. 미국과 유럽 등은 특정 국가에 대한 소재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및 원자재법(RMA)을 추진하고 있다. 지정학적 요소에서 자유로운 폐배터리의 반사이익이 점쳐지는 대목이다.
국내 대기업들도 업종에 관계없이 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포스코그룹과 GS그룹은 최근 2차전지 재활용 사업을 영위할 '포스코GS에코머티리얼즈'를 설립했다. SK에코플랜트도 글로벌 배터리 기업 CNGR과 손잡고 유럽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에 진출했다.
2011년부터 황산코발트 추출 기술을 다져 온 코스모화학 입장에서는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에서도 충분한 기술적 우위를 갖고 있다는 입장이다. 불순물이 더 많은 원광석에서 코발트를 뽑아 내 왔으니 다 쓴 배터리에서 소재를 추출하는 것도 접근하기 쉽다는 것이다.
내년 재활용 시설이 완공되면 향후 수요에 따라 공장 증설에 나설 계획도 갖고 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재활용 일괄 공정을 보유하고 있는 성일하이텍 등 경쟁사들의 행보가 발 빠른 상황에서 시장 선점의 중요성을 느꼈기 때문이다.
코스모화학 관계자는 "리사이클에 대한 기술적 기반은 거의 다 갖춰진 상태"라며 "향후 안정적인 수익성 확보가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되며 2차전지 소재 시장의 성장성 등을 감안해 시설 투자를 늘릴 장기 플랜도 갖추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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