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 프렌드십 포커스]LX인터, 들쭉날쭉 배당 속 '미묘한 변화'②모호한 배당정책...주주 환원 행보는 계속
이호준 기자공개 2023-01-11 07:43:16
[편집자주]
바야흐로 '주주 전성시대'가 열렸다. 지금까지 투자 규모가 작은 소액주주를 소위 '개미'로 불렀지만 지금은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이들은 기업 경영에 크고 작은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기업들은 기업공개(IR), 배당 강화, 자사주 활용 등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정책에 힘주고 있다. 더벨이 기업의 주주 친화력(friendship)을 분석해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1월 05일 15:06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X인터내셔널은 배당금 지급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갖추고 있을까. 이에 대한 답은 '그렇지 않다'이다. 명문화된 배당정책 없이 자사가 정한 '적절한 수준'에 맞춰 배당을 진행한다. 일반 주주 입장에서는 회사가 예측 가능하고 안정적인 배당을 지급한다고 느낄 수 없는 셈이다.그래도 방향성 자체가 설정되지 않은 건 아니다. LX인터는 사업보고서를 통해 당기순이익과 투자계획이라는 내부 요소에 더해 '주주의 기대치'와 '경쟁사 배당 동향'의 외부 요소를 고려해 배당을 실시한다고 밝히고 있다. 지난해엔 '주주가치 제고'도 배당 목적에 추가했다.
◇모호한 배당정책
LX인터의 최근 5년간의 배당성향은 각각 23.6%(2021년), 4.83%(2020년), 40.59%(2019년), -13.7%(2018년), 16.1%(2017년)로 나타났다. 적자에도 불구 현금배당을 실시한 적도 있었고 벌어들인 당기순이익의 최대 40%까지 배당한 적도 있었다는 의미다.
그만큼 일관성을 찾기도 어렵다. 실제 LX인터는 2001년부터 매년 현금배당을 실시해오고 있지만 아직까지 명문화된 배당정책을 갖추고 있지 않다. 한국거래소는 기업이 주주들에게 배당정책과 배당계획을 안내해 적절한 수준의 배당을 시행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LX인터 사업보고서를 보면 현 배당은 내부적 요소와 외부적 요소에 기인한다. 내부적 요소는 △당기순이익 △상법상 배당가능이익 △조달·투자 계획이고 외부적 요소는 △주주의 기대치 △매크로 경기 및 국내 증시, 당사 주가 추이 △경쟁사 및 계열사 배당 동향 등이다.
기준은 여러 가지이지만 구체적이지 않다. 목표로 하는 배당성향이나 배당금 규모를 밝히지 않아 주주들로서는 예측 가능성이 떨어진다. 세부적인 배당계획을 공개해 주주들의 이해를 돕는 포스코인터내셔널과 삼성물산 등 경쟁사들과는 차이가 있는 부분이다.
예컨대 포스코인터내셔널의 배당정책은 '경영실적에 기반하여 장기 안정적인 현금배당수준 유지'다. 실적과 배당을 연동시키겠다고 공언한 셈이다. 삼성물산은 2020~2022년 3년간 관계사 배당수익의 60~70% 수준을 재배당하는 중장기 주주환원책을 수립한 상황이다.
◇주주 환원 행보 증가
물론 배당정책이 모호하다고 해서 주주 환원 행보가 없었던 건 아니다. LX인터는 지난 2020년 4월 창사 이래 처음 '자사주 매입'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때 KB증권과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신탁계약을 체결했는데, 이 수준이 시가총액 28%에 달했다.
LX인터의 주가가 자원 가격 하락의 영향을 받고 침체하던 시기였다. 2019년 중반 2만원대에 걸쳐있던 주가는 2020년 초 6590원까지 떨어졌다. 주가 부양을 위해 당시 회사는 148억원의 연결 기준 순손실을 봤으면서도 배당을 실시하기도 했다.
2021년부터는 배당 기준에 관한 설명도 이전보다 상세히 기술했다. 2020년까지 '배당에 관한 사항은 회사 정관의 규정에 따르고 있다'는 한 줄이 회사의 배당정책을 갈음했다면 이듬해부터 내부적 요소와 외부적 요소라는 배당 전망을 주주들에게 공개했다.
미묘한 변화이긴 하지만 '주주가치 제고'라는 단어가 배당 고려 사항에 추가되기도 했다. 이전까지 '사업 경쟁력 확보',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 계획'을 주된 배당 고려 요인으로 소개하다가 2021년부터 '주주가치 제고'를 관련 내용에 포함시켰다.
주주친화 행보 자체는 확대돼 온 셈이다. 주주 권익을 지키기 위한 활동도 이어왔다. LX인터는 지난해 1월 이사회 결의를 통해 △전자투표제도 운영 △상장회사협의회 주관의 주총 분산 자율준수 프로그램 참여 등을 결정지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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