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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화학, 모집액 60% 산은 배정…수수료율 '37bp' 회사채 지원 프로그램으로 미매각 리스크 차단…수수료로 리스크 보상

강철 기자공개 2023-01-20 07:11:04

이 기사는 2023년 01월 17일 07: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효성화학이 약 3년만에 회사채 수요예측에 나선다. 'A0, 부정적'이라는 불리한 크레딧 조건을 극복하며 모집액 1200억원 완판에 성공할지 관심이 쏠린다.

효성화학은 전체 모집액의 60%에 해당하는 700억원을 산업은행에 배정했다. 이를 통해 회사채 지원 프로그램으로 미매각 리스크를 사전에 차단하는 구조를 짰다. 아울러 난이도가 상당한 딜인 점을 감안해 인수 물량의 0.37%라는 수수료율을 책정했다.

◇3년만에 수요예측 나서

효성화학은 17일 9회차 회사채의 가격 결정을 위한 수요예측을 실시한다. 모집액 1200억원을 1년 6개월물 700억원, 2년물 500억원으로 나눠 매입 주문을 받을 예정이다. 증액 한도는 최대 1500억원까지 열어뒀다.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이번 공모채의 신용등급과 전망을 'A0,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부진한 수익성과 이로 인해 가중된 재무 부담을 고려해 부정적 아웃룩을 매겼다. 영업창출현금을 상회하는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 점도 잠재 부실을 내포한다고 봤다.

A0 등급에 부정적 전망까지 달린 크레딧은 이번 수요예측의 흥행을 어렵게 만들 수 있는 리스크다. 2020년 2월 이후 약 3년만에 공모채를 발행한다는 낯설음 탓에 효성화학과 관련한 정보를 가진 투자자가 많지 않을 수 있는 점도 긍정적이지 않은 변수다.

효성화학은 이러한 잠재 위험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산업은행을 인수단으로 섭외했다. 산업은행은 수요예측에서 미매각이 발생할 경우 전체 모집액 1200억원 가운데 700억원을 인수할 예정이다. 나머지 500억원은 주관사인 KB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매입한다.

그 결과 수요예측에서 1200억원을 모으지 못하더라도 산업은행의 회사채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완판에 성공할 수 있는 안전장치가 만들어졌다. 아울러 KB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의 회사채 세일즈 부담도 크게 경감됐다.

효성화학에 앞서 작년 말 회사채 프라이싱을 실시한 롯데건설도 산업은행을 통해 사전에 미매각 리스크를 차단했다. 회사채 지원 프로그램이 전체 모집액의 40%를 매입한 덕분에 입찰에서 1600억원의 수요가 들어왔음에도 2500억원 완판에 성공할 수 있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연초에 AA등급 우량채를 중심으로 채권 시장이 빠른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으나 A등급까지 살아났는지 여부는 아직 검증이 필요하다"며 "효성화학의 경우 부정적 전망까지 달렸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더 큰 상황인데 그래도 산업은행을 미리 섭외한 덕분에 마케팅 부담을 크게 덜었다"고 밝혔다.


◇롯데건설 수수료율은 0.2%

효성화학은 산업은행과 주관사단에 지급할 수수료율을 인수 물량의 0.37%로 책정했다. 대표 주관사인 KB증권에는 0.03%를 더한 0.4%의 수수료를 지급할 계획이다.

이 수수료율에는 녹록지 않은 딜 난이도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A0, 부정적'이라는 크레딧 디스카운트로 인해 모집액 완판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인 만큼 주관사단과 인수단이 리스크를 감수하고 총액인수에 나서는 것에 대한 대가를 수수료율로 교환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효성화학과 동일하게 딜 구조를 짠 롯데건설의 경우 롯데케미칼의 지급보증을 감안해 수수료율을 인수 물량의 0.2%로 책정했었다.

IB업계 관계자는 "원체 난이도가 있는 딜이다 보니 이에 상응하는 수수료를 지급한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며 "롯데건설의 경우 롯데케미칼의 지급보증이라는 메리트가 있었기 때문에 효성화학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수월했다"고 말했다.

이어 "연초임에도 불구하고 롯데그룹처럼 크레딧 리스크가 조금이라도 있는 회사채는 기관 투자자를 모으기가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라며 "두 주관사가 어떻게 해서든 시장에서 물량을 소화할 수 있도록 수수료율을 통해 동기를 부여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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