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운용 '원펀드' 뚝심 통했다…메이저 제친 멀티펀드 작년 500억 이상 주식형 수익률 1위…호남 전업투자자 '한우물'
양정우 기자공개 2023-01-27 10:05:05
이 기사는 년 월 일 theWM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호남지역에 둥지를 튼 헤지펀드 운용사 샘자산운용이 '원펀드' 뚝심으로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설정 볼륨이 대형으로 분류되는 주식형 펀드 가운데 지난해 수익률이 선두에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20일 자산관리(WM)업계에 따르면 샘운용의 '샘19-1 일반사모투자신탁 제1호(지난해 말 기준 설정액 501억원)'는 연초 이후 누적수익률이 14.4% 가량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 펀드는 2019년 하우스의 설립과 동시에 론칭한 상품이다.
지난 한 해 샘19-1 펀드가 거둔 수익률은 설정 규모가 500억원 이상(설정 기간 1년 이상)인 대형 펀드 중에서 최상위 성적이다. 부동산 등 대체투자에 재간접 투자한 'IPM 글로벌인프라재간접 일반사모투자신탁 제1호(23.9%)'와 'TI 퍼스트글로벌프로퍼티 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 제2호(20.6%)'에 이어 3위로 나타났다. 상장주식을 다루는 주식형 펀드 중에서는 단연 1위 수익률이다.
통상적으로 펀드의 볼륨이 클수록 운용 난이도는 높아지기 마련이다. 특정 주식의 포지션 정리만으로도 호가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결국 투자 종목을 선택할 때도 평소 거래량과 유통 물량 등 시장성까지 따져봐야 한다. 그만큼 소형 펀드를 운용할 때보다 유니버스의 폭이 좁을 수밖에 없다.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의 맏형인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경우 단일 펀드의 규모가 1000억원에 육박하자 소프트클로징에 나서기도 했다. 매수와 매도의 규모가 커질수록 매매 행위 자체가 주가에 영향을 주는데 베어마켓이 찾아와 전체 거래량이 줄자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결단을 내렸다. 그만큼 대형 펀드를 운용하는 건 녹록지 않다.
샘운용이 단일 펀드를 가진 하우스인 것도 눈에 띈다. 설립 이후 샘19-1 펀드를 결성한 뒤 한 우물만 판 것이다. 전업투자자로서 부를 일군 이창수 대표를 필두로 사내 운용역이 모두 한 펀드의 성과에 매달리고 있다. 새로운 상품 콘셉트를 구상하거나 신규 펀드의 펀드레이징에 착수하는 작업보다 하루하루 샘19-1의 기준가 관리에 사력을 다하고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주식에 대한 운용사 대표의 집념이 남다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여의도 금융가에서 근무한 이력은 없지만 주식 투자로 성공한 개미 투자자로 유명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방에도 재력가에게 제대로 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운용사가 필요한 것으로 여겨 호남 지역에 하우스를 설립했다"고 덧붙였다.
샘19-1 펀드는 멀티스트래티지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창수 대표의 운용 철학에 맞춰 모든 투자 전략의 원칙을 정립했고 투자 구루처럼 직감을 중시하기보다는 매뉴얼과 시스템에 입각한 투자를 선호하고 있다.
큰 틀에서 핵심 전략이 △대형주 매매 △파생 매매 △기타 매매(기업공개 등) 등으로 분류된다. 대형주 매매에서는 주로 시황과 업황이 악화된 타이밍을 노려 롱 포지션으로 수익을 실현해 나가고 있다. 파생 매매의 경우 지수 선물의 프로그램 매매와 지수 옵션의 숏 스트랭글 전략을 시의적절하게 쓰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내 헤지펀드 시장에서 꾸준히 펀드를 운용하는 지방 하우스는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샘운용과 함께 부산·경남 지역 최초의 자산운용사인 단디자산운용이 대표적 하우스로 거론된다. 단디운용의 메인 펀드는 '단디 디딤돌 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 제1호(239억원, -6.3%)'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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