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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시밀러 한계와 도전]복제약 넘어 신약개발로 눈 돌리는 셀트리온①국내 1호 바이오시밀러, 신성장 동력은 '신약'…ADC, 이중항체 회사에 지분투자

임정요 기자공개 2023-02-01 10:35:31

[편집자주]

2010년대부터 본격 개화한 국내 바이오의약품 산업은 바이오시밀러(복제약) 회사들의 성공이 마중물이 됐다. 신약개발은 평균 10년의 연구개발 기간과 1조원의 비용이 소요되지만 성공 가능성을 장담할 수 없는 영역이다. 이에 일부 회사들은 전략적으로 특허가 만료된 블록버스터 바이오의약품을 '카피'하는 바이오시밀러 사업에 뛰어들어 성공을 거뒀다. 다만 모방할 대상이 있어야만 사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 성장 정체에 직면한 바이오시밀러 회사의 재무상태와 앞으로의 생존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1월 30일 08: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바이오시밀러 1호 회사인 셀트리온은 신성장 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신약개발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항체약물접합체(ADC), 이중항체, 디지털헬스케어 등 새로운 사업 방향을 추진하는 셀트리온의 R&D는 바이오시밀러 업계 전체의 관심을 사고 있다.

바이오시밀러란 특허가 만료된 바이오의약품과의 생동성을 입증한 복제약이다. 살아있는 물질을 이용한 약이라 오리지널과 100% 동일할 수 없어 '시밀러(유사품)'라고 부른다.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의약품 대비 개발 시간과 비용이 적게 든다는 장점이 있다. 국내에선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성공에 힘입어 많은 신규 플레이어들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다만 바이오시밀러 사업은 △오리지널의약품 제조사와의 특허공방 △신규 경쟁자들로 인한 약가경쟁 △카피할 블록버스터 약품 수의 감소 등이 한계점으로 지적된다.

실제로 셀트리온 별도기준 매출실적은 2020년 이후로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회사측은 직접 신약개발에 뛰어드는 모습으로 성장전략 변화를 꾀하고 있다.


◇10년간 바이오시밀러 6종 출시…휴미라 바이오시밀러 미국시장 9파전 '주목'

셀트리온은 2002년 설립됐다. 당시 국내 제약 산업계는 국산 바이오시밀러 연구개발에 회의적이었다. 그만큼 바이오의약품 R&D에 대한 진입장벽이 높았기 때문이다. 셀트리온은 설립 10년차인 2012년에 류머티즘관절염 바이오시밀러 '렘시마'의 국내 허가를 받아 회의적인 시선을 불식시켰다.

이후 약 10년간 회사는 총 6종의 바이오시밀러를 글로벌 시장에 출시했다. 렘시마(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 허쥬마(허셉틴 바이오시밀러), 트룩시마(리툭산 바이오시밀러), 렘시마SC, 유플라이마(휴미라 바이오시밀러), 베그젤마(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다. 모두 항체(Antibody) 바이오의약품으로 셀트리온은 항체라는 모달리티 쪽으로 전문성을 키웠다.


셀트리온은 2030년까지 매년 1개 이상의 의약품 허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임상 3상 단계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출시임박' 파이프라인으로 'CT-P39(알러지 치료제 '졸레어' 바이오시밀러)', 'CT-P41(골다공증 치료제 '프롤리아' 바이오시밀러), 'CT-P43(크론병 치료제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CT-P42(당뇨병성망막증 치료제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를 보유하고 있다.

다만 글로벌 경쟁은 심화되고 있다. 셀트리온이 2023년 실적상 가장 큰 기대를 걸고 있는 품목은 유플라이마의 미국 출시인데 이는 바이오의약품 매출 최고봉이라는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다. 유플라이마는 미국허가를 신청해놓고 아직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허가를 받으면 7월중 출시가 예정되어 있다.

올해 미국 출시예정인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는 최소 9종이다. 출시일 순서대로 암젠의 암제비타(2023년 1월 31일 출시), 화이자의 아브릴라다(7월), 베링거잉겔하임의 사일테조(7월), 삼성바이오에피스-머크의 하드리마(7월), 바이오콘의 훌리오(7월), 코헤루스 바이오사이언스의 유심리(7월), 프레스니우스 카비의 이다시오(7월), 산도즈의 하이리모즈(10월)이다.

휴미라는 류머티즘 관절염, 크론병, 만성건선 등 자가면역질환에 처방된다. 2021년 글로벌 매출이 207억 달러(25조 5000억원)로 바이오의약품 가운데 가장 컸다. 전체 매출 중 83%가 미국시장에서 발생했으며 바이오시밀러들은 이 시장을 쪼개어 가져가게 된다.

◇미래성장동력은 ADC·이중항체·디지털헬스케어·마이크로바이옴

신약개발에 도전하는 셀트리온이 강점으로 내세우는 면은 항체 임상과 규제기관 노하우다. 그간 숱한 바이오시밀러 허가를 통해 대규모 임상 및 글로벌 규제기관 대응에 익숙하다. 일반 신약개발 스타트업들은 10년이 걸려야 경험할 절차들을 셀트리온은 수차례 경험해 내재화했다.

바이오시밀러 전문회사라는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여러 시도를 해오고 있다. 정맥주사제형이던 렘시마를 피하주사제형으로 업그레이드시킨 '렘시마SC'를 오리지널의약품을 뛰어넘은 '바이오베터(Better)'로 명칭한게 시작이었다. 렘시마SC는 2019년 유럽, 2020년 국내에서 허가를 취득했고 현재 미국 허가절차를 진행 중이다.

분수령적으로는 2021년에 셀트리온의 첫 신약으로 꼽히는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를 국내와 유럽에 출시했다. 렉키로나는 오래가지 않아 판매가 중단되며 대단한 매출은 내지 못했으나 신약으로서 글로벌 규제기관 허가 절차를 완주해냈다는 점에서 의의를 뒀다.

회사는 항체 분야에서 축적한 20년 경력을 살려 이제 ADC와 이중항체 분야에 뛰어들고 있다. ADC 회사인 영국 익수다테라퓨틱스, 국내 피노바이오, 그리고 이중항체 회사인 미국 에이비프로에 지분투자 형태로 공동연구를 진행 중이다. 특히 익수다 테라퓨틱스에는 최근 시리즈 A 단계 투자를 통해 최대지분(47.05%)을 인수하며 눈길을 끌었다.

셀트리온에서 R&D를 총괄하는 권기성 전무는 과거 더벨 인터뷰에서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 및 케미컬의약품 이외의 제품에서 수익 및 가치 창출이 가능한 사업모델을 찾고 있었다"며 "특히 ADC는 셀트리온의 기존 항체 치료제와도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점에서 주목됐다"고 말한 바 있다.

익수다테라퓨틱스는 올해 2개 파이프라인에 대한 FDA 임상허가 신청(IND)를 진행할 예정이다. 익수다는 실제 제품을 허가까지 이끌어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셀트리온이 임상디자인 기획과 FDA 대응 등에서 협조하는 구도다.

항체 외의 모달리티에도 관심은 보이고 있다. 지분투자까지는 아니지만 국내 마이크로바이옴 회사인 고바이오랩과 장내미생물을 활용한 신약연구를 진행 중이다. 작년엔 '과장님케어'라는 장질환케어 어플리케이션을 출시하며 디지털헬스케어에도 진출했다. 자체적으로 mRNA 백신플랫폼도 구축하는 등 다방면으로 차세대 먹거리를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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