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02월 07일 14: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선엔지니어링이 SK에코플랜트와 블룸에너지 합작사로부터 러브콜을 받으면서 연료전지 부품 국산화 선두주자로 올라섰다. 선정 배경에는 미국 블룸에너지의 1차 벤더업체에 일찌감치 포함돼 있었던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 블룸에너지 1차 벤더는 국내에선 한선엔지니어링이 유일하다.

업계에선 관련 부품이 연료전지 뿐만 아니라 태양광, 조선, 방산, 원자력 등 전방위 산업군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유행하는 '태조이방원(태양광, 조선, 연료전지, 방산, 원자력)' 주식처럼 신사업군에서 다양하게 매출이 발생하고 있다.

◇블룸에너지 1차 벤더 선정 후 잇따른 호재, 2년새 매출 '두배'

SK에코플랜트와 블룸에너지의 합작법인인 블룸SK퓨얼셀은 지난해 국내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한선엔지니어링을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 부품 공급업체(approved supplier)로 선정했다. 부산의 중견기업이 시장 주목을 받은 데에는 미국 블룸에너지와 오랫동안 관계를 이어온 점이 호재로 작용했다.

블룸에너지는 2021년 하반기 한선엔지니어링을 2차 벤더에서 1차 벤더업체로 끌어올렸다. 당시 미국 본사에서 해당 제품을 꼼꼼하게 검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선엔지니어링이 제공하는 부품은 피팅, 밸브 등이다. 연료전지의 에너지원을 반응시켜 전기에너지로 변환시키는 전 과정에서 고도의 부품 내구성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기술력없이는 접근이 불가능한 영역으로 통한다.


지난해를 기점으로 사세는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잠정 매출은 400억원을 상회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2020년 당시 200억원대였던 점을 감안하면 2년간 두배 이상 신장되는 속도를 보였다. 올해 매출 목표치는 500억원으로 높여 잡았다. 신사업 비중이 10~15% 가량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반적인 제조업에 비하면 상당한 마진을 올렸다. 지난해 잠정 영업이익률은 17% 안팎 수준으로 관측되고 있다. 국내 제조업 평균 영업이익률이 한자릿수를 맴도는 점을 감안하면 알짜 이익을 올리고 있는 셈이다.

◇수소법 개정 전방산업 확대, 동방성장 기회

연료전지의 경우 국산화율이 워낙 낮아 향후 시장이 커질수록 유리한 고지에 오를 가능성이 점쳐진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적용되는 수소법 개정안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수소법은 일정 규모의 전기사업자에 대해 발전량의 일부를 수소발전으로 채우도록 공급비율제 및 입찰시장을 구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입찰시장이 구축되면 발전사업자들이 수소연료전지를 통해 만들어낸 발전량을 판매할 수 있다.

한선엔지니어링 입장에선 전방산업이 커지는 국면으로 동반성장 기회를 맞이했다고 볼 수 있다. 당장 블룸SK퓨얼셀도 구미공장을 통해 연료전지 모듈제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블룸SK퓨얼셀이 추가로 선정한 부품 공급업체인 LS알스코, 텍슨과도 협업이 이뤄지고 있다.

연료전지 외에도 타 산업군으로 확장이 용이한 편이라 성장 잠재력은 높게 평가된다. 고성능 피팅이나 밸브가 신사업 분야에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어서다. 태양광을 비롯해 조선, 방산, 원자력 영역으로 시장 확대가 이뤄질 전망이다. 상장시 '태조 이방원' 주식으로 분류될 여지가 있다. 실제 매출도 다양한 영역에서 발생하기 시작했다.

조선·해양 분야의 경우 주요 선급 인증서 획득을 마무리했다. 국내외 시장에 본격적인 진입을 앞두고 있다. 석유화학 산업에 필수적인 미국석유협회(API) 제품 인증도 취득했다. 러시아 국영 가스업체인 가즈프롬에 2020년 초부터 납품을 시작했다. 모기업 계열사인 기성금속을 통해 국내외 EPC 및 육상 플랜트 프로젝트에도 참여 실적을 늘려가고 있다.

한선엔지니어링은 2012년 유체 흐름의 정밀 계측을 위한 피팅 및 밸브 제조업체로 시작했다. 모기업인 한국선재가 지분 79.21%를 보유했다. 한국선재는 선재, 스테인리스, 철강 부품업체로 알려져 있다. 한선엔지니어링을 통해 신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이제훈 한선엔지니어링 대표는 "국내 제조업체 가운데 상위 클래스 이익률을 이어가고 있다"며 "전방산업 패러다임이 바뀌는 과정에서 함께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