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주 도용 '폭넓게' 인정받은 메디톡스, 확전 가능성↑ 보툴리눔 톡신 확보 출처 미공개 업체 대상… 휴젤과는 ITC 공방 시작
최은수 기자공개 2023-02-13 13:09:59
이 기사는 2023년 02월 10일 17: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메디톡스가 국내 민사 소송에서 대웅제약으로부터 보툴리눔 톡신 균주를 도용당했다는 주장을 법원으로부터 폭넓게 인정받았다. 그간 보툴리눔 톡신을 비롯한 첨단바이오의약품 개발과 관련 기술에 대한 지적재산권 침해 사례는 별도 처분 이력이 없었는데 이를 뒷받침하는 법원의 판결과 판례가 만들어진 셈이다.메디톡스는 이를 토대로 업계 전반에 균주 도용과 관련한 문제 제기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또 다른 경쟁사 휴젤과는 미 ITC(국제무역위원회) 소송에 들어선 상태다. 이밖에 국내에서 출처를 분명히 밝히지 않은 업체들을 대상으로도 사실관계 파악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균주 도용 피해' 제기한 메디톡스, 민사 판결 기반 타 기업 확전 의사
서울중앙지방법원 제61민사부(권오석 부장판사)는 10일 공개한 판결문에 메디톡스가 대웅제약으로부터 균주를 탈취당했고 개발 기술도 도용당했다는 내용을 담았다. 당초 관련 소송을 맡았던 미 국제무역위원회(ITC)는 대웅제약의 메디톡스 영업 기밀 침해는 인정했지만 균주 출처는 대웅제약의 손을 들어줬다. 이 판례가 국내 민사에서 뒤집힌 것이다.
메디톡스는 이번 판결을 토대로 균주 논란 이슈를 업계 전체에 확산시킬 가능성을 내비쳤다. 메디톡스는 해당 판결 이후 "이번 판결을 토대로 메디톡스의 정당한 권리보호 활동을 확장해 나갈 것"이라며 "보툴리눔 균주와 제조공정을 불법 취득해 상업화하고 있는 기업들에 대한 추가 법적 조치를 신속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메디톡스가 이처럼 확전을 시사하는 배경으론 국내에서 톡신 제품을 공급·판매하는 업체 중 대부분이 이같은 균주 출처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점이 꼽힌다. 현재 국내 및 수출 품목허가를 획득한 국내 업체는 앞서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을 포함해 총 11곳이다.
이 가운데 제테마를 제외하고는 균주 확보 과정과 출처, 균주의 독자성을 입증하는 염기서열 공개 작업을 거치지 않았다. 메디톡스가 각사마다 영업 기밀로 가리고 있는 균주 출처에 대한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하는 이유다. 앞서 대웅제약과의 판결이 확정되면 이같은 소송전을 출처를 공개하지 않은 업체를 대상으로 확대할 법적 근거가 마련된다.
메디톡스는 이미 경쟁사인 휴젤과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소송에 돌입한 상태다. 메디톡스는 휴젤에게도 대웅제약과 같은 혐의점을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의 소송은 초기 단계이지만 ITC 특성상 이르면 올해 안에 예비판결이 도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균주 도용 업체에 국내법상 처분 범위 가늠 가능해져
더불어 재판부는 이번 양사 분쟁에 대한 판단 결과로 나보타를 포함한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의 제조 및 판매를 금지한 점이 눈길을 끈다. 해당 균주를 메디톡스 측에 인도하고 기 생산된 독소 제제의 폐기할 것을 선고했는데 이는 추후 국내 업체가 기술 도용 의심을 해결하지 못할 때 내려질 처분의 수위를 가늠할 수 있게 됐다.
지금까지 첨단바이오의약품을 구성하는 균주에 대한 기술 탈취 및 도용의 경우 처벌 수위나 배상에 대한 별도 판례가 없었다. 이번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의 판결 결과는 해당 사례에 대한 기준점으로 작용하는데 균주 도용 등 지적재산권 침해가 인정될 경우 심각한 사업 타격을 면치 못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재판부는 이번 판례에서 세부적으로 대웅제약이 균주를 국내 토양에서 분리· 동정했다는 주장은 여러 증거에 비춰 믿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더불어 대웅제약이 나보타를 품목허가를 받고 생산하기까지 지나치게 개발 기간이 짧으며 회사가 제출한 개발 기록을 근거로 믿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업계 관계자는 "균주를 비롯한 원천 기술 보유 여부와 R&D 기술력이 성패를 좌우하는 바이오의약품 개발업체에게 이같은 법적 처분이 내려지면 치명적인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웅제약의 경우 나보타를 2014년 국내에 출시했다. 해외 판매의 경우 각국의 법과 판례에 따르는 만큼 현재로선 미국에서 판매하는 주보(나보타의 수출명)에 이번 국내 민사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다만 나보타의 경우 이번 판결이 확정될 경우 영업에 상당 부분 제한을 받게 될 전망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
최은수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Board change]합병 앞둔 한화인더스트리, '비전 C레벨' 이사회 합류
- [캐시플로 모니터]한화오션, 2조 유증에도 아쉬운 현금흐름 '또 차입'
- DB금투, '약식명령'에 저축은행 대주주 적격성 흔들
- [CFO 인사 코드]'변화대신 안정' 미래에셋그룹, 재무라인 교체 '없었다'
- [On the move]'그룹 넥스트' 찾는 삼성물산, '신사업 팔방미인' 공채
- 명륜진사갈비의 '변신을 위한 용기'
- [2024 이사회 평가]'AI 투자회사 변신' SK네트웍스, 힘 보태는 이사회
- [2024 이사회 평가]'사내이사 없는 이사회 고수' 한샘, 참여도만 '우수'
- [조달전략 분석]포스코홀딩스, 급전 융통 창구된 '해외 계열사 지분'
- [Board change]'보험 키맨' 필요했던 롯데손보, 금감원 출신 영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