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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융합의 경제]바이오텍과 손잡고 '신약개발' 나선 '셀트리온'ADC·항체·유전자치료제 기업 등 협업…서정진 의장·기우성 대표 주도

홍숙 기자공개 2023-03-20 11:42:37

[편집자주]

제네릭(복제약) 위주의 사업을 펼치던 전통 제약회사가 오픈이노베이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단순 공동연구를 넘어 지분투자와 함께 파이프라인 도입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신약개발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국내 주요 전통 제약회사의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한 전략을 점검하고 성과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16일 16: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바이오시밀러에 주력하던 셀트리온이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신약개발로 확장에 나섰다. 항체접합 약물(ADC)을 시작으로 마이크로바이옴, 항체, 유전자치료제 등 다양한 신약 모달리티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단순 업무협약(MOU)을 넘어 공동개발을 비롯해 지분투자까지 단행했다.

이 같은 셀트리온의 변화는 바이오시밀러 산업의 성장 한계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셀트리온은 글로벌 시장에서 바이오시밀러로 성과를 냈다. 하지만 최근 글로벌제약회사들이 잇달아 바이오시밀러 시장에 진입하며 가격경쟁 등이 치열해 지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서정진 명예회장이 복귀함에 따라 신약개발 움직임도 한층 속도가 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ADC로 시작한 셀트리온의 신약개발, 마이크로바이옴·항체·유전자치료제까지 확장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로 성장했지만 신약개발 경험이 전무한 것은 아니다. 회사는 2009년 독감 치료제 파이프라인 'CT-P27'에 대한 개발에 착수하며 현재 임상 2상까지 마무리 한 상황이다. 이와 함께 비후성 심근증 파이프라인 'CT-G20'에 대한 임상 1상도 진행 중이다. 2021년에는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렉키로나'를 품목허가 받으며 신약 개발 상업화 문턱을 넘기도 했다.

이처럼 셀트리온은 신약 품목허가 경험을 쌓았지만 아직 시장에서 성과를 거둔 약물은 없다. 또 항체 기반 바이오시밀러 의약품 생산에 주력해 왔기 때문에 당장 초기 신약개발 후보물질 발굴에 주력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셀트리온은 이러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외 바이오텍과 협업하고 있다. 단순 업무협약 수준이 아니라 공동개발 계약을 맺어 파이프라인 도입 등 연구소 간 유기적인 R&D 체계를 구축한다. 여기에 바이오텍 지분투자를 단행하기도 한다

특히 셀트리온은 항체 개발 경험을 살려 ADC 분야에서 적극적인 협업 모델을 만들고 있다. 2021년 익수다테라퓨틱스에 지분투자를 단행하며 본격적으로 ADC 파이프라인 확보에 나섰다.

셀트리온은 미래에셋그룹과 2021년 6월 4700만달러(약 522억원)를 투자해 영국 익수다테라퓨틱스의 최대주주에 올랐다. 작년 10월엔 피노바이오의 ADC 플랫폼 계약과 함께 20억원 규모의 지분투자도 단행했다.

바이오시밀러를 넘어 항체의약품 개발을 위한 행보도 이어가고 있다. 작년 9월 미국 바이오텍 '에이비프로(Abpro Corporation)와 이중항체 파이프라인 'ABP-102'를 도입했다. 이와 함께 200만달러(26억2300만원) 규모의 지분투자도 진행했다. 국내 바이오텍 지뉴브와는 공동개발을 통해 항체 신약 후보물질 발굴에 나섰다.

이외에도 마이크로바이옴과 유전자치료제 등 새로운 신약 모달리티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아직 품목허가를 받은 제품이 없는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개발을 위해 고바이오랩과 리스큐어바이오사이언시스와 협업해 후보물질 발굴 및 개발을 진행 중이다.

지난달 27일에는 국내 항암 바이러스 개발 회사인 진메디신과 전신투여용 항암바이러스 플랫폼(Platform) 기술 공동연구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에 따라 셀트리온은 트라스투주맙을 표적물질로 사용하는 전신투여용 항암바이러스 플랫폼 기술의 원료로 CT-P6의 원료의약품 제공한다. 셀트리온은 항체를 이용해 유전자치료제로 확장하는 R&D 전략을 펼치고 있다는 설명이다.

◇서진석 의장·기우성 대표 주도..."서정진 회장 복귀로 공격적 협업 전망"

셀트리온의 신약개발 협업은 서진석 의장과 기우성 대표이사가 합을 맞춰 이사회에서 최종 결정된다. 서 의장은 카이스트 나노과학기술대학원에서 석·박사를 마친 후 2014년 R&D 부서에서 실무 경험을 쌓았다. 생명과학연구소 과장으로 시작해 연구소장, 제품개발부문장 등을 거쳐 기초연구는 물론 상업화 성과를 쌓았다.

서 의장은 현재 외부기술 검토 및 공동연구, 투자와 도입 위한 과제 개발 등을 결정하는 역할을 한다. 서 의장과 합을 맞춰 서정진 명예회장과 창업을 주도한 기우성 대표도 바이오텍 협업에 주요 결정권자로 꼽힌다. 서 의장이 회사의 R&D 측면에 대해서 총체적으로 판단한다면 기 대표는 회사의 전략적 방향성을 기준으로 협업 여부를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계약 성격 및 규모에 따라 대표이사(CEO) 혹은 제품개발위원회, 투자위원회 및 이사회에서 최종 결정하게 된다"며 "협업 기업 선정 기준은 기술의 경쟁력, 자사와의 전략적 합치성, 위험성(risk)과 가격(cost) 대비 잠재적 이익이다"고 말했다.

김종묵 이사도 셀트리온의 오픈이노베이션 전략 수립에 주요 역할을 하고 있다. 셀트리온에 약 19년간 재직한 김 이사는 셀트리온과 셀트리온스킨큐어에 몸 담았다. 현재 셀트리온에서 오픈이노베이션 담당임원으로 재직 중이다. 여기에 의학부와 사업제휴팀 등이 협업 바이오텍과 R&D를 함께 수행한다.

셀트리온과 협업 중인 한 기업 관계자는 "사업제휴팀, 의학부, 항암질환팀 등과 유기적으로 협업 중"이라며 "우리가 보유한 플랫폼 기술과 셀트리온의 항체 기술력을 접목해 시너지를 확인한 후 협업 확대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서정진 명예회장이 사내이사로 복귀함에 따라 신약개발 방향성이 더욱 명확해 질 것으로 전망한다. 시장 관계자는 "서 명예회장이 사내이사로 합류함에 따라 서 의장과 함께 신약 개발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가 기대된다"며 "공동연구개발을 넘어 보다 국내외 바이오텍의 지분투자를 비롯한 M&A도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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