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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의 도전, 서정진의 승부수]'셀트리온=서정진?' 넥스트는 역시 '서진석'이었다"엘리트 코스 밟은 재원" 믿어달라 호소…편법없이 정상적인 과정으로 지분취득 예고

송도(인천)=최은진 기자공개 2023-03-30 12:54:38

이 기사는 2023년 03월 29일 13:53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셀트리온은 곧 서정진일까. 2021년 은퇴를 선언했던 서정진 회장이 다시 복귀한 건 '위기의 셀트리온을 구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전문경영인과 오너 2세가 합을 맟춘 지난 2년간의 경영활동에 대한 반성, 그리고 그들은 현 상황을 타개할 역량이 부족하다는 점을 직간접적으로 표현했다.

주총장 곳곳에서 서진석 이사회 의장과 기우성 대표이사 부회장의 퇴진을 요구했다. 서정진이라는 특정 인물에 기운 경영 구도를 중소기업만도 못한 시스템이라고 질타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하지만 서 회장도 '다음'을 고민하고 있었다. 본인이 떠나지 않으면 그 자체가 리스크가 된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리고 자신의 자리를 대체할 인물로 서 의장을 꼽았다. 연단에 서 몇번이나 서 의장을 두둔하며 '신뢰'를 호소했다. 증여는 없다고 했지만 승계는 결국 장남인 셈이다.

◇다른 사내이사보다 짧은 2년임기, 공동의장은 경영 영속상 차원

"나는 왕이 아니다. 내가 계속 하면 그 자체가 리스크, 오너리스크가 된다" 서 회장이 28일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부여받은 임기는 2년이다. 기 부회장과 이혁재 경영지부문장이 3년의 임기를 부여한 것보다 짧다. 서 회장은 "70세까지 경영활동을 하는 건 문제가 있는거다"고 말했다. 그의 나이 올해 67세다.

'공동의장'이라는 특이한 경영구도를 결단하고 복귀한 배경도 '다음'을 기약하는 차원이라고 밝혔다. 그의 판단은 '오너'가 할 일, '전문경영인'이 할 일이 구분된다는 입장이다. 굵직한 결단, 미래를 그리는 전략은 오너만이 할 수 있다고 표현했다. 전문경영인은 그 방향성의 디테일을 결정하는 일종의 '오퍼레이션' 역할이었다.

따라서 셀트리온의 오너십이 경영에 일정부분 영향을 미치는 구도를 '시스템'으로 정착시킨다는 복안이다. 공동의장은 본인의 다음을 대체할 '오너십'을 대비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서 회장은 "내가 왔다고 기존 임원을 나가라고 할 수도 없고 또 내가 가면 그 다음을 영속성 있게 이어갈 인물도 필요하다"며 "공동의장은 내 다음을 위한 안전장치이니 내 후배들을 믿어달라"고 말했다.

서 회장의 다음은 장남 서 의장이다. 그는 연단에서 서 의장을 이렇게 소개했다. "그냥 내 아들이라 데려다 놓은 거 아니다. 서울대 나와서 카이스트 박사 출신이다. 제품개발부터 시작해 모든 절차를 다 밟아서 성장했다. 다른 대기업 자녀와 같이 키우기 싫어서 직접 모든걸 하게 했다"

서 의장은 1984년생으로 서울대 동물자원학과를 졸업하고 카이스트 박사를 밟았다. 2014년 셀트리온 생명공학연구소에 입사해 연구개발부터 경영까지 경험했다. 제품개발부문장으로 재직하며 셀트리온의 주요 제품인 램시마IV, 램시마SC, 트룩시마, 허쥬마, 유플라이마, 렉키로나 등의 개발에 참여했다.

하지만 서 회장은 서 의장을 넥스트 오너십으로 지목했지만 지분 증여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단 한주도 사전증여하진 않겠다는 것. 본인 사후에 셀트리온은 국영기업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 상속세로 65%가량이 나가는 만큼 실질적으로 오너 지분은 줄어들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오너는 필요한데 증여는 없다고 한 서 회장. 오너십의 영속성을 잇기 위한 해답은 서 의장이 풀어내야 할 과제다.

◇서진석 "초기 함꼐한 멤버들 주축 M&A 추진, 주식취득 외 방법 없어"

서 의장은 주총이 시작한 10시부터 서 회장의 질의응답이 끝난 3시까지 5시간동안 내내 꼼짝하지 않고 자리를 지켰다. 단 한번도 자리를 비운적 없이 꼿꼿하게 앉아 주총에 임했다. 부친이 연단에 설 때는 열심히 응시하며 끄덕이기도 했다. 주주들간 몸싸움이 있거나 욕설이 오갈 때는 당황한 듯 한참을 바라보기도 했다. 서 의장에 대한 경영책임론이 오갈 때는 고개를 숙였다.

풍채와 외모는 부친인 서 회장과 상당히 흡사하지만 성향은 다르다는 게 내외부의 평가다. 실제로 주총장에서 본 그의 모습은 수줍은 듯 차분하고 예의바른 모습이었다. 기자와 따로 만난 자리에서는 소극적이지만 단호하고 명쾌한 답을 주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셀트리온 정기주주총회에 참석한 서진석 이사회 의장

서 회장은 앞으로 임기 2년간 서 의장과 함께 M&A에 나서겠다고 했다. 미래성장동력을 후계자인 서 의장과 함께 찾아나서겠다는 얘기다. 기존 사업의 경영총괄 및 지원업무는 기 부회장에게 맡겼다. 오너와 전문경영진의 역할을 나눈 셈이다.

서 의장은 주총이 끝나고 이사회로 향하는 길목에서 더벨과 만나 M&A 등 향후 계획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M&A 관련 조직을 따로 구축한 건 아니다. 다만 내부적으로 품목이나 투자 등을 심의하는 위원회 조직이 있기 때문에 그 조직을 활용할거다. 아주 오래 전부터 관련 해서 함께 꾸린 초기 멤버들이 있어 그들이 주축이 될거다. 초기엔 몇명으로 시작했는데 지금은 수십여명의 구성원으로 커졌다. 나의 역할은 위원회 구성원으로 가이드를 주는 정도다"


승계에 대해서도 서 의장은 짧막하나마 답을 줬다. "주식매수청구권이 있는 것도 아니고 시기적으로도 여러 모로 따져봐야 할 게 있다. 편법없이 정상적으로 주식을 확보하는 방안을 택하려 한다. 주식을 사는 방법밖에 없지 않을까 한다"

법상 특수관계인에게는 스톡옵션을 주지 못한다. 변칙적으로 지분을 증여하지 못하도록 법으로 막아놨다. 서 의장은 스톡옵션을 통해서도 지분을 확보하지 못하는 셈이다. 직접 시장에서 주식을 사거나 상속받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서 의장이 개인 회사를 따로 세워 자금마련 창구를 만들지 않는 한 급여 외 달리 주식 매입 재원을 마련키 어렵다. 주주들이 서 의장 에게 경영책임을 묻고 급여를 받지 말라는 요청에 서 회장은 "열심히 일하는 재원인 서 의장의 급여만은 건들고 싶지 않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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