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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회사' 한화에너지 지난해 이례적 무배당 경영환경 불확실성에 '긴축', 현금성자산 2배 ↑

김위수 기자공개 2023-04-14 07:36:40

이 기사는 2023년 04월 13일 07: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그룹에서 한화에너지는 한화솔루션·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생명보험과 같은 그룹사와는 지분구조상 위치가 다르다. 보통 계열사들은 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는 ㈜한화가 일부 지분을 보유한 형태로 포진해있다.

반면 한화에너지는 한화그룹 오너가 3세의 가족회사에 가깝다.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과 김동원 한화생명 부회장 및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무가 한화에너지의 지분을 각각 50%, 25%, 25%씩 나눠 가진 구조다.

이런 이유로 재계에서는 한화에너지의 역할 중 '배당'에 가장 큰 관심을 보여왔다. 배당금으로 확보한 현금을 통해 향후 승계작업에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지난해에는 한화에너지가 배당을 일절 실시하지 않아 그 배경에 주목된다.

◇가족회사로부터 매년 배당금 수령

한화에너지가 지난달 말 공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해 배당금을 책정하지 않았다. 한화에너지가 매년 배당을 실시해온 곳은 아니다. 다만 지난 2021년 한화에너지로 역합병된 모회사 에이치솔루션은 꾸준히 배당을 집행해왔다.

2014년부터 2020년까지 한화 오너가 3세들은 에이치솔루션을 통해 배당금을 받았다. 2014~2015년 75억원이었던 배당금은 2016년과 2017년 500억원으로 뛰었다. 이후 2018년과 2019년에는 해마다 400억원 규모의 배당이 집행됐고, 2020년에는 배당금이 40억으로 대폭 줄었다. 에이치솔루션이 자회사 한화에너지로 역합병된 2021년에는 한화에너지가 삼형제에게 501억원을 배당했다.

그간 에이치솔루션이 3세 경영인들의 배당창구가 돼왔기에 에이치솔루션을 흡수한 한화에너지 역시 같은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예측됐다. 특히 향후 지분 승계 과정에서 거금이 필요하다는 점이 이런 추측을 뒷받침했다.

◇한화에너지 '무배당', 배경은

하지만 지난해 한화에너지는 배당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한화에너지가 무배당을 결정한 이유는 경영환경의 불확실성 증대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파악된다. 혹시 닥칠지 모르는 위기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긴축에 나선 것이다.

고금리, 고물가 기조가 지속되며 우리나라 기업의 경영환경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한화에너지의 이자비용도 치솟는 모습이다. 2020~2021년 연간 600억원 수준으로 관리되던 한화에너지의 연결 이자비용은 지난해 1308억원으로 단숨에 두 배 넘게 뛰었다. 크게 오른 원재료 가격도 부담이다. 이를테면 한화에너지는 열병합 발전사업의 원재료로 유연탄을 쓰고 있다.

지난해 유연탄의 가격은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크게 올랐다. 지난해 유연탄의 평균 가격은 톤(t)당 215.97달러로 직전해 대비 89% 올랐다. 이에 따라 한화에너지 발전사업의 원재료 매입액도 크게 올랐다. 2021년 3676억원에서 지난해 5823억원으로 1년새 58.4% 급등했다.

올해 경영환경이 더 악화될 가능성이 남아있는 만큼 한화에너지의 주주들 역시 무배당에 합의했을 것으로 재계에서는 추측하고 있다. 실제 한화에너지는 지난해 무배당을 포함한 긴축 재정을 통해 현금보유량을 크게 늘렸다. 2021년 8708억원 수준이던 한화에너지의 연결 기준 현금성자산은 지난해 말 1조5886억원으로 늘어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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