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공시대상기업집단]대기업 된 삼표그룹, 공시 우려 넘을까창사 이래 첫 대기업집단 지정...베일 벗는 친족 회사 등에 시장 관심 집중
이호준 기자공개 2023-04-26 10:47:49
이 기사는 2023년 04월 25일 16: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표그룹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공시대상기업집단 소속이 되며 공정위 사정권 아래 놓이게 됐다. 주력 계열사인 삼표시멘트를 중심으로 한 계열사에 이어 그룹 적통 후계자인 정대현 사장이 보유한 에스피네이처 등도 동일 기업집단으로 묶였다. 당장 오는 5월부터 공정위 관련 공시 등을 진행할 방침이다. 추가적으로 공개될 특수관계인의 친족 회사 및 주식소유현황 등에 시장의 이목에 집중될 전망이다.25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23년도 공시대상기업집단'에 따르면 삼표그룹의 공정자산 총액은 약 5조2200억원이다. 1952년 강원탄광이라는 이름으로 사업을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자산 5조원을 넘겨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신규 지정됐다. 자산 기준 재계 순위는 80위다. 공정위도 삼표그룹이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된 사유에 대해 '신규 법인 설립 등으로 인한 자산총액 증가'를 꼽았다.
삼표그룹의 자산이 불어난 건 적극적인 계열사 설립 전략 때문으로 풀이된다. 코스닥 상장사이자 주력 계열사인 삼표시멘트는 2년 전 레미콘 사업 진출을 위해 삼표레미콘을 설립했다. 삼표레미콘의 자산은 1년 새 400억원 넘게 늘었다. 지난해에는 에스피성수피에프브이, 스피타 등이 새롭게 계열에 편입하기도 했다.
동일 기업집단으로 묶인 오너 3세의 회사도 무럭무럭 크고 있다.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의 외아들인 정대현 ㈜삼표 사장은 그룹 내 자체 계열인 에스피네이처(옛 삼표기초소재)를 이끌고 있다. 에스피네이처는 '삼표기초소재'가 '경한'과 '네비엔'을 2019년 흡수·합병해 탄생한 회사다. 현재 홍명산업 등의 계열사를 보유 중인데 지난해 말 기준 에스피네이처의 자산총계는 6830억원 수준이다.
이번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이 삼표그룹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 지 주목된다. 공시대상기업집단이 되면 공정거래법에 따른 공시 및 신고 의무, 총수 일가 사익편취 규제가 적용된다. 특히 친족 회사와 관련된 자료들도 공시 범위에 포함된다. 예컨대 총수의 △배우자 △4촌 이내의 혈족 △3촌 이내의 친인척의 지분 소유 현황, 내부거래 등이 베일을 벗게 되는데 이 자료들을 허위·누락 제출 시 총수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1억5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됨과 동시에 기업집단 총수는 정도원 회장이 된 상태다. 정 회장은 그룹 최정점에 있는 ㈜삼표 지분 65.99%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나머지 지분은 정 사장이 이끄는 에스피네이처가 19.43%, 정 사장은 11.34%를 갖고 있다. 총수가 그룹 최상단 회사인 ㈜삼표의 최대주주이면서 동시에 경영 전반을 총괄하는 상황이다.
아들 정 사장으로의 승계작업이 미완의 상태로 남아 있는 상황에서 정 회장 일가에 대한 공정위 규제망이 한층 촘촘해지게 된 것이다. 다만 삼표그룹은 불과 2년 전까지도 정 회장이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친족(장인)으로 분류돼 공시 대상에 포함돼 있었다. 그러다 2년 전 독립 경영을 인정받으면서 계열사에 포함되지 않았다.
몇 해 전까지도 공정위 사정권에 들어가 있었던 터라 사익편취 및 계열사, 지분 소유관계 공개 등으로 인해 나올 리스크는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이에 더해 삼표시멘트가 코스닥 상장사인 만큼 추가적인 공시에 대한 부담도 크지 않다.
다만 공시대상기업집단에 묶인 만큼 추후 대기업 계열사로 분류되게 된다. 법인세 감면 등 혜택이 축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삼표그룹 산하에는 우담개발나 에스피케이인크, 철원개발 등 중소기업을 여럿 보유하고 있다. 대기업에 편입되면서 해당 기업들이 받는 혜택은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삼표 관계자는 "창사 이래 첫 대기업집단 지정"이라며 "현재 구체적인 공시 항목 내용 등을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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