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05월 02일 15: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CJ그룹 계열회사에서 제외된 엔터테인먼트 '이음해쉬테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배우 전지현 씨 소속사로 알려진 이음해쉬태그는 설립 과정에서 CJ그룹 자본이 투입되지 않았지만 2020년 CJ그룹에 편입됐다. 3년 만에 계열회사에서 제외된 배경은 김선정 전 대표이사의 거취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23년 공시대상기업집단’에 따르면 CJ그룹 계열사는 76개로 집계됐다. 전년 85개에서 9개 감소한 수치다. 주요 계열사 CJ ENM이 콘텐츠 제작 역량 강화를 위해 산하 콘텐츠 제작사를 통폐합하는 과정에서 계열회사 수가 줄었다.

이음해쉬태그는 유일하게 ‘지배력 상실’을 이유로 CJ그룹 집단에서 제외됐다. 흡수합병, 지분매각, 청산종결 등을 이유로 그룹에서 제외된 다른 계열사와 대조를 이룬다.

이음해쉬태그는 3년 전 그룹 편입 과정부터 특이해 업계의 관심을 받았던 곳이다. CJ그룹의 자본투입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CJ그룹 편입 과정은 2016년으로 거슬러올라간다. CJ ENM 산하 콘텐츠 제작사인 스튜디오드래곤의 자회사 ‘문화창고’와 인연이 있다. 문화창고는 김선정 대표와 전지현 배우가 함께 설립한 연예기획·공연 전문회사다.

CJ ENM은 문화창고를 관심 있게 지켜보다 2016년 회사를 인수했다. 전 배우가 2012년 천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도둑들’에 이어 2014년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등으로 제2의 전성기를 이어가자 문화창고를 인수해 방송·영화·음악·공연 등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재편하고자 했다. 히트 드라마 ‘푸른 바다의 전설’, 사랑의 불시착‘ 등 제작역량도 인수 요인 중 하나였다.

CJ ENM에 흡수된 문화창고를 이끌던 김 대표는 2020년 6월 화장품사업을 주요사업으로 하는 ‘이음해쉬태그’를 설립했다. 자본금은 1억원으로 김 대표와 전 배우가 각각 5000만원씩 투자해 지분을 나눠 가졌다.

그러자 공정위는 이음해쉬태그를 CJ그룹 계열사로 판단했다. CJ그룹 자본이 전혀 들어가지 않았지만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에 규정한 기업집단 범위에 포함됐다고 봤기 때문이다.

공정거래법은 CJ그룹 계열사 대표이사인 김 대표를 동일인 관련자로 규정했다. 김 대표는 당시 스튜디오드래곤 지분을 1.59% 보유하고 있는 주요 주주이기도 했다. 기업집단 편입 요건 상 동일인 및 동일인 관련자가 지분을 30% 이상 소유하고 최다출자자인 경우에 해당돼 CJ그룹 계열사에 편입됐다. 대표를 겸임하고 있어 지배력 기준도 충족했다.

그러던 중 공정위는 지난해 11월 이음해쉬태그가 CJ그룹에서 제외된 사실을 공시했다. 사유는 ‘임원 사임’이었다. 김선정 문화창고 대표가 2022년 7월 대표직을 사임하자 기업집단 편입 요건 중 ‘동일인 관련자’ 자격에서 해제됐다고 판단했다.

다만 이는 CJ ENM의 연예기획사업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음해쉬태그는 김 대표 사임과 맞물려 사업목적을 변경했다. 화장품 관련 사업에 엔터테인먼트업 등을 추가하고 계약기간이 만료된 전지현 배우를 데려왔다.

문화창고 매출 대부분이 소속 아티스트에게서 나오는 만큼 핵심 아티스트인 전 배우 이탈로 인해 매출에 일부 타격을 입을 것으로 관측된다.

CJ그룹 관계자는 “김선정 전 문화창고 대표가 대표로 재직하는 동안 이음해쉬태그 지분을 갖고 있어 CJ 계열사로 편입됐다”이라며 “지난해 7월 대표이사 변경으로 계열사에서 해제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