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로 보는 통신 삼국지]'리오프닝' 여파·규제 주시하는 T커머스 계열사⑥KT알파·SK스토아 작년 최대 매출…올해 엔데믹·경기침체·홈쇼핑과 차별 '3중고'
이장준 기자공개 2023-05-11 13:08:02
[편집자주]
포화 상태에 이른 국내 통신시장은 같은 고객을 놓고 벌이는 '제로섬 게임'을 벌이고 있다. 이에 통신 3사는 안정적인 본업의 현금창출능력을 바탕으로 신사업에 도전하고 기업가치 제고에 주력해 왔다. 산하에 유사한 역할을 수행하는 계열사 간 경쟁도 치열하다. 통신 3사 계열사의 지난해 재무 및 사업 성과를 평가하고 추후 성장 가능성 등을 다각도로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5월 09일 14: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TV와 커머스를 결합한 디지털 홈쇼핑(T커머스) 업계는 작년까지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 SK텔레콤과 KT 산하의 SK스토아와 KT알파 역시 역대 최대 규모의 매출을 경신했다. 하지만 올해에는 코로나19 엔데믹과 경기침체 영향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면서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여기에 홈쇼핑 업계와 차별적인 규제 역시 성장 발목을 잡는 요소로 꼽힌다. 이 가운데 신규 T커머스 업체까지 시장에 진입하면 경쟁 과열로 수익성은 더 악화할 수 있다. 이에 정부의 진흥책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T커머스 계열사 작년 꾸준히 볼륨 성장…규모 앞선 KT알파, 효율성 챙긴 SK스토아
KT알파의 지난해 매출은 4696억원으로 1년 전 4237억원과 비교해 10.8% 성장했다. 연간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에 해당한다. SK스토아는 1년 새 매출이 4.1% 증가한 3293억원을 기록했다. 이 역시 2017년 출범 이래로 가장 큰 규모에 달한다.
양사는 그동안 매해 꾸준히 매출을 늘려왔다. 특히 2020년 코로나19로 비대면 문화가 확산하며 수혜를 보기도 했다. 다만 작년부터는 엔데믹 영향으로 비대면 쇼핑이 감소하면서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되는 상황을 맞았다.
어려운 대외 환경 속에서도 KT알파는 본원적인 커머스 경쟁력을 키우며 볼륨 성장을 이끌었다. 특히 단순히 상품을 소싱하는 것을 넘어 지난해 선보인 자체 브랜드(PB) '르투아'가 론칭 두 달여 만에 주문액 130억원을 돌파하는 성과를 냈다.
그동안 해외 직구를 통해 접해야 했던 유명 해외 브랜드를 끌어들이는 라이선스 브랜드(LB) 사업도 본격화했다. KT알파는 아시아 최초로 영국 프리미엄 패션 브랜드 '헨리로이드'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여기에 모바일기프트 커머스 사업도 매출 성장에 기여했다. 기업 대상 모바일상품권 대면 영업을 확대하고 비대면 채널 기프티쇼 비즈의 서비스를 강화했다. 이를 통해 주춤한 콘텐츠미디어 사업부문 성과를 만회할 수 있었다.
가파른 탑라인 성장에 힘입어 지난해 KT알파는 15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SK스토아(115억원)를 추월했다. SK스토아는 지난해 4월 이후 리오프닝의 직간접적인 여파로 성장세가 다소 둔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SK스토아의 영업이익은 전년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다만 수익성 측면에서 보면 SK스토아가 여전히 우위를 점한 양상이다. 지난해 SK스토아와 KT알파의 영업이익률은 각각 3.5%, 3.2%를 기록했다. 다만 2021년만 해도 양사의 영업이익률 격차는 7.1%포인트 났는데 0.3%포인트로 좁혀졌다.
총자산순이익률(ROA)과 자기자본순이익률(ROE) 등 다른 지표들도 유사한 양상을 보였다. 지난해 SK스토아의 ROA는 9.6%를 기록했다. 2021년 17.8%보다는 떨어졌지만 KT알파(3%)와 비교해 우위를 점했다. 지난해 ROE 역시 SK스토아가 16.8%로 KT알파(5.3%)를 웃돌았다.
◇수익성 떨어지는데 규제 일변도에 신규 채널까지…올해 활로 모색 '분주'
올해는 엔데믹에 이어 경기 침체로 소비 심리가 위축돼 T커머스 업황이 더욱 악화할 전망이다. 이미 TV 시청률이 감소하고 송출수수료가 늘어나면서 시장에 부담이 커지고 있다.
정부 규제 역시 성장 발목을 잡고 있다. 홈쇼핑과 달리 T커머스는 녹화 방송만 가능하고 화면의 절반 이상을 상품과 결제 등에 대한 각종 정보 데이터로 구성해야 한다. T커머스 채널에 접속하면 수초 후에 화면이 반으로 줄어 가독성도 떨어진다. 물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영상이 차지하는 비중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홈쇼핑 업계가 반발하고 있다.
이 가운데 신규 T커머스 채널을 추가로 열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중소기업 판로를 확대하고 유통구조를 개선하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이미 17개 쇼핑 채널이 40번 이하 채널 곳곳에 분포돼 있는 데다 기존 사업자들의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어 신규 사업자 진입 시 타격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T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정부 규제는 수년간 유지되거나 오히려 중소기업 승인 조건 등 규제가 오히려 강화되는 추세"라며 "점차 성장이 정체되는 T커머스 산업 진흥을 위한 정책이 시급하다"고 전했다.
KT알파는 TV 플랫폼을 통한 메인 사업에서 자체 경쟁력을 확보하고 패션 브랜드 사업 등 신사업을 적극 발굴할 예정이다. 최근에는 프리미엄 골프 브랜드 '젝시오(XXIO)'와 어패럴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해 내년 초 젝시오의 국내 최초 골프웨어 라인업을 선보이기로 했다.
KT알파 관계자는 "향후 단독 프리미엄 브랜드를 기획하고 커머스 밸류체인 최전방에 위치한 상품의 차별화된 라인업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SK스토아 역시 PB 브랜드 '헬렌카렌', '인디코드' 중심으로 상품 라인업과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올 하반기 LB 사업을 선보일 계획이다. 특히 헬렌카렌은 2019년 론칭한 이후 꾸준히 성장세를 유지해 지난해 SK스토아 PB 누적 주문금액이 750억원을 돌파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SK스토아 여성 패션 카테고리 내 매출액과 재구매 고객 수 1위를 기록하고 있기도 하다.
아울러 모회사 SK텔레콤과 함께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지속 확대할 계획이다. SK스토아 관계자는 "TV에서도 디지털전환(DX)이 활발한 만큼 데이터 기반 추천, 개인화된 큐레이션, 타깃 마케팅 등을 활용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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