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이차전지 밸류체인 분석]거듭되는 투자, 감당할 수 있을까⑤우량하지만 수익원 한정적인 홀딩스, 외형성장 '기대'되는 퓨처엠
김위수 기자공개 2023-05-12 07:28:35
[편집자주]
이차전지 업계 내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바로 후발주자인 포스코그룹이 수직 계열화 전략을 바탕으로 주도권을 쥐고 있는 것이다. 불과 5년 전인 2018년 포스코퓨처엠의 양극재 생산능력은 3600톤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그러나 현재는 10만5000톤, 2030년에는 61만톤까지 늘어난다. 더 중요한 포인트는 지금부터다. 리튬 등 원자재부터 양음극재, 전구체에 이어 폐배터리 재활용으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가 완성되면 포스코그룹은 앞으로 미래 친환경 소재 기업으로서의 지위를 새로 갖게 된다. 성장성의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포스코그룹의 소재 밸류체인에는 어떠한 강점이 있는지 더벨이 집중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5월 10일 17: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그룹의 이차전지 사업은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에서부터 시작한다. 핵심인 리튬·니켈 등의 조달을 위한 사업을 나서서 추진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주로 해외 자회사 설립을 통해 사업을 진행한다. 이를 포함한 이차전지 계열사 총 16개를 진두지휘하며 그룹 차원의 밸류체인 구축에 나서고 있다.순수 지주사이다 보니 관리하는 자회사로부터 수취하는 배당금이 가장 큰 수익원이다. 아직까지는 수취하는 배당금이 지급해야 하는 배당총액보다 적어 분할 당시 분배받은 자산을 소진하는 형태로 사업이 이뤄지고 있다.
앞으로 이차전지 분야 사업을 위한 포스코홀딩스의 투자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홀딩스에 안정적인 수익을 안겨줄 자회사로 키 플레이어로 시장에 자리 잡은 포스코퓨처엠 등의 역할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지주사 포스코홀딩스, 배당 의존도 높아졌다
지난해 포스코홀딩스 별도법인의 매출현황을 보면 △철강 7조2623억원 △운송용역 2417억원 △배당금수익 9098억원 △기타 1759억원 등 8조5898억원으로 나타났다. 이중 철강 및 운송용역 매출은 포스코가 분할되기 전에 발생한 항목으로 보인다. 포스코홀딩스와 포스코는 지난해 3월 물적분할을 마치고 출범했다.
철강 및 운송용역 부문을 제외한 포스코홀딩스의 매출은 1조1722억원으로 줄어든다. 자회사로부터 수취하는 배당금이 포스코홀딩스의 실적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될 전망이다. 올해부터 상표권 수익과 임대 수익이 늘어난다는 사실도 위안거리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아직 포스코홀딩스로 유입되는 돈으로 필요한 금액을 충당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실제 지난해 포스코홀딩스의 총영업활동현금흐름(OCF)은 780억원으로 플러스를 기록했지만 운전자본투자 등을 제한 순영업활동현금흐름(NCF)은 마이너스(-) 7302억원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자본적지출(CAPEX) 3842억원과 배당금 지급액 1조1363억원 등을 제외하고 남은 잉여현금흐름(FCF)은 마이너스 2조2507억원이었다.
포스코홀딩스가 지난해 출범할 때 아주 적은 금액의 부채만을 승계받은 점은 위안이다. 분할 전 포스코의 지난 2021년 9월 별도 재무제표 기준 전체 15조348억원 규모의 부채 중 포스코홀딩스로 향한 부채는 3조8415억원에 불과했다.
분할 전 포스코 역시 재무상황이 우량하기로 잘 알려진 기업이었던 만큼 상대적으로 적은 부채가 분배된 포스코홀딩스는 좋은 조건에서 출범할 수 있었다. 출범 당시 포스코홀딩스의 부채비율은 13.2%, 차입금의존도는 2.7%에 불과했다. 지난해 말에는 부채비율이 8.4%까지 떨어졌다. 순차입금이 마이너스 2조5710억원으로 현금성자산이 총차입금의 규모를 훌쩍 웃도는 상태를 유지 중이다.
이처럼 포스코홀딩스의 재무구조가 안정적으로 구축된 만큼 향후 몇 년간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흐름이 충분하지 않더라도 투자활동 등을 진행하기에는 큰 어려움이 없어 보인다.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자회사에서 수취하는 배당금을 늘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 철강사업을 맡은 포스코의 경우 올해 배당금으로 3250억원을 포스코홀딩스로 보냈다. 든든한 캐시카우지만 철강사업 특성상 배당금이 크게 확대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점쳐진다. 차세대 수익원으로 이차전지 자회사들이 지목되는 배경이다.
◇실적 상승세 포스코퓨처엠, 배당규모 늘어날까
갈 길은 멀다. 포스코홀딩스의 이차전지 자회사 중 '가장 잘나가는' 포스코퓨처엠의 2022년 사업연도에 대한 배당총액은 232억원에 불과했다. 다른 이차전지 자회사들은 아주 미미한 금액을 배당금으로 지급하거나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 우선적으로는 포스코퓨처엠의 외형성장을 통한 배당금 증액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퓨처엠의 경우 양극재 등 이차전지 소재 사업이 승승장구하며 실적이 꾸준히 확대되는 추세를 보인다. 그럼에도 아직 매출 3조3019억원, 영업이익 1658억원을 내는 수준에 그친다. 포스코홀딩스가 매년 집행하는 배당금만 1조원에 달한다. 이런 사실을 고려했을 때 재무적 관점에서 포스코퓨처엠의 기여도는 매우 적은 수준이다.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으로부터 각각 10년간 40조원, 7년간 30조원 규모의 양극재 공급계약을 따내는 등 향후 성장속도가 더 가팔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핵심은 속도감 있는 투자를 통해 생산능력을 충분히 끌어올릴 수 있느냐다.
포스코퓨처엠의 연결 부채비율은 올 1분기 2020년 이후 처음으로 100%를 넘어섰다. 아직 우려할 수준은 아니지만 지난해 1분기 대비 부채비율이 40%포인트(p)가량 늘어나는 등 빠른 속도로 확대세를 보이는 점이 눈에 띈다. 같은 기간 차입금의존도는 30%에서 35%로 증가했다.
자본적지출 역시 2020년 2455억원, 2021년 5622억원, 지난해 6659억원으로 매년 늘어나고 있다. 포스코퓨처엠 측이 지난 1분기 실적발표 이후 실시된 컨퍼런스콜에서 "대규모 수주가 이어지는 만큼 생산능력(capa) 상향도 있을 것"이라고 밝히며 추가 투자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아직 지출할 곳이 많기는 하지만 사업의 확장으로 수익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3단계와 4단계 증설을 마친 광양 양극재 공장을 올해부터 본격 가동한다. 포항 양극재 1단계 공장도 연내 준공, 내년부터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밖에 국내에 전구체 및 천연흑연·인조흑연 공장을 구축하며 합작법인(JV) 형태로 중국과 미국 등지에 양극재와 전구체 공장을 설립 중이다.
현재 계획 중인 설비증설 계획은 2025년경 마무리될 전망이다. 점진적인 영업활동 현금흐름 확대, 투자부담 완화가 맞물리며 이 즈음에는 포스코홀딩스 등에 집행하는 배당금 규모 역시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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