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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융합의 경제]보령, '항암·디지털헬스케어·우주'로 신성장 동력 확보한다바이젠셀 등 투자로 항암 신약 혁신기술 발굴…우주산업까지 확장

홍숙 기자공개 2023-05-16 12:59:29

[편집자주]

제네릭(복제약) 위주의 사업을 펼치던 전통 제약회사가 오픈이노베이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단순 공동연구를 넘어 지분투자와 함께 파이프라인 도입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신약개발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국내 주요 전통 제약회사의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한 전략을 점검하고 성과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5월 12일 08: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보령은 항암 신약과 디지털헬스케어를 시작으로 우주산업까지 전방위적으로 협업 범위를 넓혀 나가고 있다. 제약산업과 연관이 있는 신약과 디지털헬스케어는 여타 제약사들도 적극적으로 투자하지만 우주산업에 대한 투자는 이례적이란 평가다. 보령은 기존 제약산업에서 헬스케어로 범위를 넓혀 다양한 협업 관계를 모색한다는 전략이다.

1963년 본격적으로 의약품 도소매업을 시작한 보령(구, 보령제약)은 2011년 고혈압 신약 카나브를 개발하며 신약개발 역량을 쌓았다. 일반의약품으로는 겔포스와 용각산을 보유해 매출을 올리고 있다. 작년 보령제약에서 보령으로 사명을 변경하며 제약산업을 넘어 우주산업까지 관심을 보이며 전방위 헬스케어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항암·디지털헬스케어 기업에 투자 나서...바이젠셀 외 해외기업 투자에도 관심

보령은 카나브 이후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항암 중심의 신약 역량 확보에 나섰다. 2016년 보령은 바이젠셀 항암제 개발 가능성에 15억원을 투자하며 약 24% 지분을 확보했다.

보령과 바이젠셀에 투자함과 동시에 파이프라인도 도입하며 적극적인 협업 관계를 맺었다. 2020년 바이젠셀로부터 NK·T세포 림프종 치료제에 대한 국내 독점 판매권을 35억원에 확보했다. 해당 치료제는 2019년 '개발단계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된 만큼 임상 2상이 종료되면 조건부 허가가 가능하다. 현재 해당 파이프라인은 국내 8개 기관에서 임상이 진행 중이다.

보령은 바이젠셀을 시작으로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기업 투자에도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2021년에는 케모맙테라퓨틱스(CHEMOMAB Therapeutics)에 37억원을 투자하며 3.9%의 지분을 획득했다. 해당 회사는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및 기타 섬유증 관련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신약개발사다.

또 펀드를 조성해 항체와 유전자세포치료제 회사에 투자를 단행했다. 대표적으로 2020년에 미국에 설립한 자회사 하얀헬스네크웍스가 운영 중인 헬스케어펀드 '하얀1,엘.피.(HayanI,L.P.)'에 240억원을 투자하면서다.

해당 펀드를 통해 항체 발굴 플랫폼 기업 루브릭테라퓨틱스(Rubryc THERAPEUTICS), T-세포 수용체 기반 면역 치료제 개발 기업 3T 바이오사이언스(3T BIOSCIENCE), CAR-T 치료제 개발기업 임팩트바이오(Impact-Bio)에 투자했다.

이 외에도 사모펀드 운용사인 블랙스톤이 설립한 헬스케어 전문 투자펀드 '블랙스톤 라이프사이언스 펀드'에도 출자를 진행해 헬스케어 혁신기술에 대한 간접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2020년엔 디지털헬스케어 전용펀드 '보령디헬스커버리 합자조합1호'를 통해 피트릭스(개인형 피트니스 콘텐츠), 클라우드호스피탈(원격의료), 그로잉맘(온라인육아상담) 등에 투자했다.


◇우주산업에 관심보이며 우주헬스케어로 확장...엑시엄 JV 설립 계약 체결

보령제약에서 보령으로 사명을 변경한 이후 '우주산업'에 대해 적극 관심을 보였다. 보령은 작년 액시엄 스페이스(Axiom Space)에 650억원을 투자하며 지분 2.68%를 확보했다. 액시엄 스페이스는 민간 상업용 우주 정거장인 액시엄 스테이션(Axiom Station)을 건설하고 있는 벤처기업이다. 향후 10년 안에 해체될 것으로 보이는 국제우주정거장(ISS)을 대체한다는 구상이다.

미국 항공 우주국(NASA)의 ISS 프로그램 매니저를 맡던 마이클 서프레디니(Michael Suffredini)가 2016년 설립했다. 2031년 민간 우주정거장 설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첫번째 모듈은 2025년 발사한다. 이를 위해 일론 머스크(Elon Musk)의 스페이스 X와도 협업하고 있다.

보령은 우주산업에 진출해 '우주헬스케어' 산업을 개척하기 위해 'CIS(Care In Space)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이를 위해 보령은 우주에서의 다양한 헬스케어 이슈를 탐색하고 사업화 기회를 모색하는 아이디어를 모으는 'CIS 챌린지(Challenge)'를 진행했다.

CIS 챌린지 수상한 기업에 대해선 지분투자도 단행했다. 비보(ViBo), 딥스페이스바이오로지(Deep Space Biology), 엑스트로이(Xtroy), 나노파마솔루션(Nano Pharmasolutions), 어드밴스드텔레센서(Advanced Telesensors), 마이에린에이치(MyelinH) 등이 있다.

여기에 보령은 4월 액시엄 스페이스와 조인트 벤처(JV) 설립 계약을 체결했다. 아직 정확한 사업방향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지구 저궤도(Low Earth Orbit, LEO) 상에서 공동 우주 사업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국내에 설립 예정인 JV는 각각 51대 49의 비율로 보령이 주도권을 쥔다.

보령 관계자는 "미래성장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신약물질 발굴 플랫폼 업체에서부터 우주정거장 개발 업체까지 전방위로 폭넓은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며 "앞으로 헬스케어 분야 전반에 대한 유연한 접근을 통해 인류 건강에 꼭 필요한 기업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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