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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interview]박태훈 넥스틴 대표 "중국 200mm 팹, 대규모 시장 접수"중국 LCD 모듈 업체와 JV 설립, 현지 생산에 정부 보조금 '가격경쟁력↑'…IPO도 계획

화성(경기)=구혜린 기자공개 2023-06-05 08:44:28

이 기사는 2023년 06월 02일 09: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0mm(8인치) 팹(Fab) 대상으로는 KLA가 장비를 안 만든다. 이들이 500만달러 넥스틴 장비를 전액 지불하고 구입하는 것은 부담이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리펀드(보조금)를 받는다면 300만달러에 구매할 수 있게 된다. 엄청나게 큰 규모의 시장이 우리에게 오는 것이다."

박태훈 넥스틴 대표(사진)는 경기도 화성시 동탄 본사에서 더벨과 만나 중국 사업 현안과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 중국은 넥스틴의 해외 수출국 중 가장 많은 매출액 비중을 차지하는 곳이다. 지난해 1000억원의 매출을 돌파한 것도 중국 반도체사 수주 덕이다. 박 대표는 고객사 탐방을 위해 바삐 한국과 중국을 오가고 있다.

최근엔 중국 출장의 이유가 하나 더 늘었다. 넥스틴은 중국의 중소 LCD 모듈 업체와 손잡고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한다. 대부분의 준비는 마무리됐으며 합작법인에 대한 정부의 승인만 남았다. 설립이 완료되면 앞으로 넥스틴의 주력 장비인 '이지스(AEGIS)' 시리즈는 해당 법인에서 생산·판매가 이뤄진다. 부품을 한국에서 조달하고 조립을 JV가 하는 방식이다.

JV 설립은 넥스틴의 매출 규모 도약의 계기가 될 전망이다. 넥스틴은 현재 중국 300mm(12인치) 웨이퍼 팹에 대당 500만달러에 이지스를 공급하고 있다. 이 고객사들이 현지에서 생산된 장비를 구매할 경우 중국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수령할 수 있으므로 가격경쟁력이 높아진다. 특히 그간 비용 부담으로 장비를 구매하지 못했던 200mm 팹으로 신규 고객사를 유치할 수 있단 점이 중요하다. 200mm 웨이퍼 팹은 넥스틴의 경쟁사인 미국 KLA도 장비를 공급하고 있지 않은 기회의 땅이다.

이지스의 연간 예상 판매량 자체를 높여 잡았다. 박태훈 대표는 "JV를 설립하면 매출이 많이 늘어날 것"이라며 "현재 이지스의 출하량이 연간 60대인데, JV는 연간 100대 정도로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JV의 수입은 연결 재무제표로 인식되고 (파트너사와의) 수익 배분은 50대 50으로 한다"라고 부연 설명했다.


박 대표는 '중국 직진출'의 필요성을 오래 전부터 강조해왔다. JV 설립을 계획한 것은 2019년부터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중국 주요 지역이 봉쇄되면서 지난해 들어서야 계획을 실행으로 옮기게 됐다. JV의 기업공개(IPO)도 계획하고 있다. 넥스틴의 파트너사가 현지에서 추진력을 발휘하고 있단 후문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박태훈 대표의 중국 공략은 '두려움'에서 시작된다. 박 대표는 "반도체 시장 판도에 대해 한국은 착각하고 있다"며 "소재 기술은 우리가 앞서있지만, 장비 기술은 이미 중국이 우리를 앞질렀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갓 설립한 법인의 직원이 100명이면 50%가 미국 박사일 정도로 인적 경쟁력이 국내와 비교가 안 된다. KLA 출신이 세운 기업이 중국에만 5개다"며 "IPO로 확보한 자금, 정부 지원금으로 연구개발(R&D)도 쉬지 않고 한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시장을 선점하지 않는 이상 한국 장비 산업은 미래가 없다고 판단했다. 베이징 소재 주요 팹의 경우 자국 장비를 50% 비율로 사용 중이다. 광학 장비의 경우 기술 난도가 높아 아직까지 KLA를 제외하면 중국 내에서 경쟁자가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넥스틴은 JV 설립으로 이지스의 가격경쟁력을 높여 KLA의 빈 자리를 채워나갈 계획이다. 시장에서는 미중 반도체 전쟁으로 올해 KLA의 중국 내 점유율이 20%가량 축소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해 매출액 목표치는 지난해의 두 배로 잡았다. 2000억원대다. 박태훈 대표는 "우리는 신규 고객사를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사실 정확한 가이던스를 제시하긴 어렵다"면서도 "목표치를 달성하긴 쉽진 않겠지만, 하반기는 상반기보다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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