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er Match Up/인터넷뱅크3사]포용금융에 '토스뱅크' 웃었다…연체율은 과제[대출포트폴리오]②영업 첫 해부터 중저신용대출 30% 달성…카카오·케이뱅크 20%대
박서빈 기자공개 2023-06-14 07:55:34
[편집자주]
‘피어 프레셔(Peer Pressure)’란 사회적 동물이라면 벗어날 수 없는 무형의 압력이다. 무리마다 존재하는 암묵적 룰이 행위와 가치판단을 지배한다. 기업의 세계는 어떨까. 동일 업종 기업들은 보다 실리적 이유에서 비슷한 행동양식을 공유한다. 사업 양태가 대동소이하니 같은 매크로 이슈에 영향을 받고 고객 풀 역시 겹친다. 그러나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태생부터 지배구조, 투자와 재무전략까지. 기업의 경쟁력을 가르는 차이를 THE CFO가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6월 09일 16:08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는 인터넷전문은행의 주요 과제 중 하나다. 금융당국이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당시 빅데이터 등의 혁신적인 방식으로 기존 금융권에서 소외되었던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라고 주문했기 때문이다. ICT 융합을 통한 금융산업의 경쟁과 혁신 촉진, 금융소비자 편익 증대가 인터넷전문은행의 설립 취지인 셈이다.이를 가장 성실히 수행한 인터넷전문은행은 토스뱅크다. 출범 2년 차에 불과하지만 지난 1년 동안 매 분기 중·저신용자 대출을 확보하며 지난해 말에는 40%대를 달성했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아직 20%대 수준에 머무르는 것과 대조된다. 다만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에 따른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NPL) 증가는 토스뱅크가 풀어야 할 숙제다.
중·저신용자 대출을 확대하지 못할 경우 인터넷전문은행은 신사업 인허가 등에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인터넷전문은행 및 최대 주주가 다른 금융업 진출을 위해 인허가를 신청할 경우 이를 질적 판단 요소로 감안하는 탓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이 중·저신용자 대출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도 여기 있다. 사업 확장에 제동이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영업 첫 해부터 '30%' 목표로 한 토스뱅크
지난 1년 동안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을 가장 많이 확보한 곳은 토스뱅크로 나타났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토스뱅크의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은 42.06%로 가장 높았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같은 기간 각각 25.7%, 23.9%를 달성하며 그 뒤를 이었다.
토스뱅크는 영업 첫해부터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의 목표를 30%대로 설정했다. 카카오뱅크가 2020년에도 10% 대의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유지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는 금융 당국의 요청과 '토스'의 데이터가 바탕이 됐다. 금융 당국이 출범 당시 30% 이상의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요구했을 뿐만 아니라, 토스뱅크가 토스 데이터를 내부적으로 검토했을 때 토스 고객이 토스뱅크로 유입될 경우 30%대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으리라 판단했다는 전언이다. 축적된 데이터로 신용평가모형(CSS) 고도화도 진행했다.
CSS는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에 중요 요소로, 중·저신용자 대출은 손실률이 높아 정확한 상환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신용평가시스템 개선이 선행될 필요가 있다. 토스뱅크의 경우 토스 데이터를 발판으로 CSS를 고도화해 리스크를 관리하며 대출을 확대한 것이다.
반면 카카오뱅크는 출범 초기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에 따른 손실률 부담에 따라 고신용자 위주로 대출을 시행하며 다소 소극적인 자세를 취했다. 보증부 정책상품인 사잇돌대출을 고신용자에게 공급하는 데 집중하고, 신용대출도 고신용자를 중심으로 영업했다.
카카오뱅크가 중·저신용자 대출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은 2021년부터다. 그해 금융당국이 카카오뱅크의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현저히 낮은 데다, 설립 전 개발된 CSS를 아직도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케이뱅크는 출범 후 자본 확충 문제로 대출 중단을 반복했는데 유상증자 후 신규 CSS가 안정화된 2022년부터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은 전체 가계대출 대비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규모를 의미한다. 이 중 중·저신용자는 신용등급 4등급 이하(신용평점 하위 50%)를 말한다.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에 연체율·NPL 상승
물론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확대에는 이면이 존재한다. CSS를 고도화한다고 하더라도, 연체율이 자연스레 상승할 수밖에 없다. 토스뱅크 역시 올 1분기 말 연체율이 1.32%를 기록하며 전년 말 대비 0.6%포인트 증가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1.28%포인트 증가했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역시 연체율이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올 1분기 0.58%의 연체율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0.32%포인트 상승했다. 케이뱅크 역시 지난해 1분기 0.48%에서 올 1분기 0.82%로 연체율이 1년 사이 0.34%포인트 상승했다.
다만 토스뱅크는 지난해 말까지는 케이뱅크보다 낮은 수준의 연체율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케이뱅크의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은 25.1%로 토스뱅크보다 규모가 작았다. 고정이하여신(NPL)비율도 지난해 말 케이뱅크와 토스뱅크는 각각 0.95%, 0.53%를 기록했다.
시차 영향이 일부 반영된 것으로 파악된다. 연체율은 대출 시점 이후 시차를 두고 발생하기 때문에 일정 시점이 지나면 차입자의 연체 비중에 따라 연체율 추이가 조정이 된다. NPL은 3개월 이상 연체된 여신 중 원리금 회수에 문제가 있을 것으로 판단되는 여신을 말한다.
토스뱅크는 이에 올 1분기 인터넷전문은행 중 가장 많은 대손충당금인 760억원을 전입했다. 전체 여신 잔액 대비 대손충당금 잔액 비중은 2.8%로 작년 말 기준 4대 시중은행 평균인 0.49%보다 5배 이상 높았다. 올해부터는 부실채권에 대한 정기적인 매상각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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