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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데믹 시대 여행 스타트업 리빌딩]여기어때, '데이터 기반 의사 결정' 팬데믹 극복 비결①이용자·판매자 페인포인트 공략, 거래액 꾸준히 우상향 증가

김진현 기자공개 2023-09-07 08:48:11

[편집자주]

팬데믹 기간이 막을 내리고 엔데믹 시대가 도래했다. 팬데믹 장기화로 여행산업 생태계가 무너진 가운데서도 서바이벌에 성공한 스타트업은 있었다. 성수기인 휴가 시즌을 맞아 여행 관련 스타트업은 움츠렸던 날개를 펴고 새롭게 도약할 채비를 마쳤다. 더벨은 리오프닝 기대감에 부푼 여행업계 스타트업의 미래 성장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05일 15: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준비된 자에게 기회가 온다는 말이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예고 없이 찾아왔다. 준비된 스타트업 여기어때는 코로나19 펜데믹을 기회로 활용했다. 펜데믹 기간 중 거래액이 늘면서 큰 타격을 입지 않았다.

여기어때가 코로나19 타격에서 빗겨나 있을 수 있었던 건 우연이 아니었다. 코로나19 직전인 2018년말부터 의사결정 체계를 바꾸고 스타트업으로서의 '엣지'를 찾으려고 노력해왔기에 코로나19라는 위기를 현명하게 극복할 수 있었다.

◇ 데이터 기반 의사 결정 도입 코로나 충격 완충

여기어때는 2018년 10월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출신의 김진성 부사장을 전략총괄 담당으로 영입했다. 김 부사장은 여기어때 합류 이후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 체계를 도입하는데 집중했다.

김 부사장은 "감이 아닌 데이터를 활용해 상황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문제의 핵심을 진단해야 올바른 해법이 도출된다고 생각했다"며 "여기어때 합류 당시 거래액과 같은 기본 지표조차 정의와 기준이 명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여기어때 비즈니스의 경쟁력을 추적할 수 있는 핵심 지표를 선별하고 기준과 집계방식을 정립하는 데 집중했다.

예를 들어 여기어때 애플리케이션(앱)에 유저가 유입되는 트래픽이 얼마나 매출로 전환되는 지 등을 따지는 유저지표 등을 체계적으로 정비했다. 체계적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해 이용자와 판매자가 플랫폼을 이용해야 하는 이유를 제시할 때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2020년 초 코로나19가 발생했을 때 여기어때도 초기 3개월 가량은 타격이 불가피했다. 누구도 예상치 못했기 때문이었다. 여기어때는 이 시기를 옥석이 가려지는 기회로 봤다. 위기 대응을 통해 극복해낸다면 여행, 레저 산업에서의 패러다임을 재편할 수 있을 것이라 여겼다.

구축해둔 데이터를 활용해 코로나19 이후 수요 트렌드 변화를 파악한 덕분에 코로나19 전보다 성장이 가속화되는 결과가 됐다. 여기어때의 전년 대비 2020년 거래액 증가율은 20%였다. 2021년 45%, 2022년에는 전년대비 거래액이 60%나 증가했다.

◇ 펜데믹 리스크, 예측 대신 대응에 초점

김 부사장은 "환경이 급변하는 시기엔 정확한 예측보다 기민한 대응이 기업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생각한다"며 "여기어때는 코로나19 시기 환경 변화에 성공적으로 대응하는 데 초점을 뒀다"고 말했다.

여기어때는 펜데믹 전 구축해놓은 데이터 기반 의사 결정 체계에 따라 코로나19 시기 계속해서 변화하는 정부 정책, 여행 관련 규제 변화 등에 기민하게 대응하려고 노력했다. 예를 들어 코로나19 시기 여행보다는 지인들끼리 모여 취미생활을 공유하는 트렌드가 포착되자 곧바로 파티룸, 연습실, 공방 등 공간대여 관련 서비스를 기획하고 개발했다.

개발과 출시까지 5개월이 채 걸리지 않은 덕분에 빠르게 소비자들을 끌어들여 매출로 연결할 수 있었다. 또 코로나19 시기 유니크한 숙소 대여 서비스인 '홈앤빌라', 렌트카, 국내외 항공, 해외 숙소 서비스 등을 빠르게 도입했다. 해당 서비스는 2020년말부터 2022년 7월 사이 도입됐다.

개발에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규모가 큰 프로젝트를 동시에 진행하며 1년 반만에 도입을 완료할 수 있었던 비결은 코로나19 시기 인적 역량 강화를 위한 투자를 늘린 덕이었다. 여기어때는 전체 직원의 절반 이상을 IT 서비스 관련 기획, 개발 전문가로 꾸리고 기술 기반 서비스 혁신 역량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특히 항공권 예약 서비스를 9개월만에 도입했다는 점은 여기어때가 기술 역량 강화에 많은 비용을 투자했음을 엿볼 수 있는 결과다. 수많은 항공사들의 외부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여기어때 시스템에 연동해야 하기에 적어도 1년 이상 걸리는 프로젝트였다.

펜데믹 기간 동안 데이터 기반으로 새로운 트렌드를 포착해 기민하게 대응한 덕분에 단순하게 숙박업소를 중개하는 플랫폼으로 여겨졌던 여기어때는 여행, 레저 등 종합 플랫폼으로 변신하게 됐다.

김 부사장은 "데이터가 포착하는 새로운 트렌드에 대해서 기민하게 대응했는데, 코로나19 초기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독채, 풀빌라 영역을 강화했고 재택근무 및 워케이션 수요 확대에 따라 도심지 호텔 반나절 호캉스 인벤토리 확보 등을 통해 대응했다"며 "코로나19 우려를 덜어줄 수 있게 체크인 하루 전까지 무료 취소가 가능한 숙소를 확대하고 감염율이 낮은 청정 지역의 숙박업소 이용 혜택을 강화하는 등 대응으로 성과를 끌어올렸다"고 말했다.


김 부사장은 결과적으로 여기어때 플랫폼에 참여하는 판매자들도 상생 효과를 누렸다고 설명했다. 호텔, 펜션, 모텔, 게스트하우스 등 다양한 숙소 카테고리 제휴점의 2022년 기준 예약 거래액은 코로나19 직전보다 2.3배 가량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용자와 판매자 모두를 위한 페인포인트에 집중하는 대응을 통해 코로나19 시기 전보다 오히려 성장을 가속화는 결과가 창출됐다"며 "코로나19 기간 여기어때의 제안에 적극적으로 동참한 호텔들은 거래액 기준 코로나19 직전 대비 5배 가까이 급증한 곳들도 있었다"고 말했다. 여기어때가 해외 인바운드 관광객 감소와 단체 여행 수요 급감으로 힘들었던 숙박업 판매자들에게도 힘이 됐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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