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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자사주 분석]같은 날 자사주 매입한 DL CEO와 CFO올해 3월 김종현 대표와 정재호 담당 함께 취득...DL이앤씨·건설 CEO·CFO는 미보유

양도웅 기자공개 2023-11-27 14:32:12

[편집자주]

솔선수범과 언행일치만큼 투자자를 설득하는 좋은 방법은 없다. 기업가치가 저평가됐거나 기업가치 향상에 자신 있다고 판단하는 기업과 경영진이 직접 자사주를 매입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투자자 소통(IR) 업무를 책임진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자사주 매입은 시장 안팎에서 주목할 수밖에 없다. THE CFO가 CFO들의 보유 자사주 규모와 매매 동향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21일 15:48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DL그룹에서 회사 주식(자사주)을 보유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주사인 DL의 정재호 재무담당이 유일하다. 주목되는 점은 정 담당이 자사주를 매입한 날 DL 대표이사(CEO)인 김종현 부회장도 자사주를 직접 취득했다는 점이다. CEO와 CFO가 자사주를 같은 날 함께 사는 경우는 흔치 않다.

다른 계열사 CFO인 박경렬 DL이앤씨 재무관리실장과 이상택 DL건설 재무·회계담당임원은 자사주를 들고 있지 않다. 공정거래위원회 기준 DL그룹 자산 규모는 26조원이 넘는다. 상장 계열사는 3개로 비슷한 규모인 두산그룹(6개)과 비교하면 적은 편이다. 3개 계열사 CFO 중 단 1명만 자사주를 들고 있는 것으로 자사주 취득에 인색한 모습이다.


◇DL 주가, 3월 저점 아니었나...김종현 부회장과 정재호 담당 수백만원 평가손실

정재호 DL 재무담당은 자사주 400주를 보유하고 있다. 현 시세(20일 종가기준)로 약 2000만원어치다. 자사주 취득 시점은 올해 3월20일로 주당 5만1900원에 400주 전량을 장내에서 직접 매입했다. 현재 약 140만원의 평가손실을 보고 있다.

정 담당이 자사주를 취득할 당시 DL 대표인 김종현 부회장도 자사주를 직접 매입했다. 김 부회장은 정 담당보다 5배 가까이 많은 2469주를 주당 5만2236원에 샀다. 정 담당 마찬가지로 김 부회장 또한 약 930만원이 넘는 평가손실을 입고 있다.

CEO와 CFO가 동시에 자사주를 매입한 3월20일은 그 당시 기준으로 주가가 연중 최저 수준인 5만원 초반대에 도달했을 때다. 반면 집계를 앞둔 1분기 영업이익은 향상될 것으로 예상되던 무렵이다. 실제 영업이익은 69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14%(368억원) 증가했다.

(출처=한국거래소)

더불어 이 무렵 시장에서는 DL이 양호한 수준의 연간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현재 실적과 미래 실적 전망이 모두 좋은 상황이었기 때문에 김 부회장과 정 담당 등 경영진은 현 주가가 지나치게 저평가됐다고 판단해 자사주를 매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DL이 최근 발표한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실적 호조 흐름을 만들지 못햇다. 3분기 누계 영업이익은 739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72%(1868억원) 감소했다. 지난해 자회사 DL케미칼이 인수한 미국 석유화학기업 크레이튼(Kraton)의 적자 확대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이뿐만 아니라 국내에서 또다시 발생한 건설 현장 붕괴 사고와 여전히 불씨가 살아 있는 'PF 위기설'로 건설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반응은 호의적이지 않다. 이러한 점들은 올해 DL 주가가 15% 이상 하락하며 반등하지 못하는 배경으로 꼽힌다. 석유화학과 건설 업황 회복, 크레이튼을 중심으로 한 부진한 사업부의 반등이 필요하다.


◇DL이앤씨·DL건설 전체 임원 80여명 중 자사주 보유자는 딱 1명

실적 감소와 주가 부진에도 CEO와 CFO가 자사주를 보유한 DL과 달리 DL이앤씨와 DL건설의 CEO와 CFO는 자사주를 들고 있지 않다. 마창민 DL이앤씨 대표와 박경렬 DL이앤씨 재무관리실장, 곽수윤 DL건설 대표와 이상택 DL건설 재무·회계담당은 회사 주식을 단 한주도 들고 있지 않다.

다른 임원들로 확대해도 결과는 다르지 않다. 80명이 넘는 DL이앤씨와 DL건설 전체 임원 가운데 자사주를 매입한 이는 함영중 DL이앤씨 재무관리실 담당임원뿐이다. 함 담당은 올해 8월2일 장내에서 직접 주당 3만500원에 1000주를 매입했다. 이후 DL이앤씨 주가가 오르면서 그는 현재 약 600만원에 가까운 평가이익을 올리고 있다.

DL의 임원은 총 12명이다. 이 중 자사주를 보유한 이로는 앞서 언급한 김종현 부회장과 정재호 담당임원을 제외하면 임은주 준법경영 담당임원이 있다. 임 담당은 상근 임원 가운데 유일한 여성 임원으로 올해 3월21일과 23일에 장내에서 각각 300주, 200주를 직접 매입했다. 김 부회장, 정 담당과 비슷한 시기에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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