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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b & Lab]해성디에스, 리드프레임 세계 1위 도전…증설 한창창원사업장, 'N-프로젝트' 진행 중…내년부터 신설 라인 가동

창원(경남)=김도현 기자공개 2023-11-30 12:51:24

[편집자주]

제조업이든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이든, 출발점은 Fab(공장)과 Lab(연구소)다. 여기에서 얼마나 고도화된 공정 개발이, 기술 연구가 이뤄지느냐가 최종 제품의 질을 좌우한다. 더벨이 기업의 산실인 제조 공장과 연구·개발(R&D) 센터 현장을 찾았다. 또 Fab과 Lab을 이끄는 최고경영자(CEO)와 연구소장, 엔지니어 등을 직접 만나 생생한 목소리를 담아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29일 07: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작년 하반기부터 이어진 반도체 불황이 조금씩 끝을 드러내고 있다. 그동안 주요 응용처였던 서버와 모바일 부문의 반등은 시간이 좀 더 필요할 전망이나 인공지능(AI), 자동차 등 새 분야에서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영향이다. 글로벌 반도체 제조사들도 흐름에 맞춰 사업전략을 재설정하고 투자를 단행하는 등 시장 선점을 위한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있다.

반도체 후공정에서 핵심 부품을 담당하는 해성디에스도 마찬가지다. 지난해부터 선제적 대응에 나서면서 돌아올 호황을 맞이할 준비에 여념이 없다. 지난 23일 방문한 해성디에스의 경남 창원사업장에서는 이같이 분위기가 느껴졌다. 곳곳에서 공사가 진행 중이었고 기존 공장도 분주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공사가 진행 중인 해성디에스 창원사업장

◇3880억원 투입, 제조동·사무동·폐수처리장 등 설립

해성디에스는 오는 2025년까지 리드프레임 및 볼그리드어레이(BGA) 생산능력(캐파)을 20% 이상 확장하는 'N-프로젝트'를 이행하고 있다. N은 'New'의 약자로 새롭게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내는 것이다.

이 프로젝트에는 건설(1880억원)과 설비(2000억원) 등에 총 3880억원이 들어간다. 회사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약 2050억원임을 고려하면 적지 않은 규모다.

김준현 해성디에스 경영기획팀장(상무)는 "현시점에서 풀캐파가 9000억원 수준이다. 증설이 완료되면 2000억원 추가돼 2025년이면 1조1000억~1조2000억원의 캐파를 갖추게 된다"면서 "향후 투자가 또 필요하면 창원보다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작년 7월 주차빌딩을 시작으로 올해 8월 폐수처리장, 사무동, 제조동 등을 연이어 착공했다. 사업장 자체 규모를 키우기 위함이다. 이중 폐수처리장은 반도체 기판 제조과정에서 쓰이는 화학물질 등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마련된다. 사무동의 경우 현재 여러 건물로 나뉜 사무공간을 한데 모아 부서별 협업을 원활케하는 차원이다. 기존 사무실이 비워지면 이곳들도 생산라인으로 재단장하게 된다.

리드프레임(왼쪽)과 BGA

핵심인 제조동은 내년 11월경 가동 예정으로 앞서 언급한 얇은 구리박(동박) 기반으로 만드는 리드프레임, BGA 등 생산설비가 들어서는 공장이다. 리드프레임은 반도체 칩과 외부 회로를 전기적으로 연결하면서 칩을 지지하는 부품이다. BGA는 반도체 칩을 실장할 수 있는 기판으로 칩과 메인보드를 연결하기도 한다. 각각 와이어, 솔더볼이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

이날 해성디에스는 리드프레임과 BGA 생산라인을 공개했다. 회사는 두 제품을 릴투릴(롤투롤) 방식으로 만든다. 릴에 감겨 연결된 상태로 연속 생산하는 기술이다. 경쟁사들은 주로 시트 방식을 활용한다. 원자재를 시트 단위로 재단해 수십 장의 개별 시트를 순차적으로 생산하는 구조다.

김 상무는 "릴투릴 방식 방식은 우리가 세계 최초로 적용했다. 생산성과 품질 측면에서도 유리하고 원가경쟁력도 높였다"면서 "(삼성전기, LG이노텍, 대덕전자, 심텍 등) 경쟁사는 시트 쪽을 선택하는데 고객과 타깃에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해성디에스 리드프레임

해성디에스의 리드프레임은 크게 2종으로 나뉜다. 제조공법에 따라 스탬핑 리드프레임(SLF)와 에칭 리드프레임(ELF)다. 전자는 구리 소재를 프레스와 금형으로 형상 가공, 후자는 구리 소재를 약품(염화동)을 이용해 형상 가공한다.

SLF는 스탬핑 - 열처리 - 도금 - 후공정(테이핑/다운셋/컷오프) 순으로 제작된다. 공장에서 만난 회사 관계자는 "탠덤에서 싱글 프레스로 설비를 교체하면서 생산성이 25% 이상 향상됐고, 금형비도 절감시켰다"며 "인라인 검사기 도입으로 결함품이 발견 즉시 세워버리는 장비를 세워버리는 등 불량이 나올 확률을 대폭 낮췄다"고 이야기했다.

ELF는 전처리 - 라미네이팅 - 노광 - 현상 - 박리 - 에칭 - 도금 - 후공정 순이다. 반도체 공정을 연상케하는 수준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해성디에스는 에칭 공장을 한 번에 처리하는 풀라인으로 구축한 것이 차별점이다. 경쟁사는 3단계로 나눠서 생산한다"며 "자체 특허로 구성해서 다른 업체가 따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ELF 생산라인에는 57미터(m) 길이로 설비들이 연결돼 있었다.

현재 해성디에스는 SFL 2위, ELF 1위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전체 1위는 일본 미쓰이하이텍이다. 김 상무는 "2027년까지 리드프레임 세계 1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진입장벽이 높은 표면처리를 확대하고 팔라듐, 은 등을 중심으로 한 도금제품 점유율을 늘릴 것"이라고 전했다.

해성디에스 주요 제품

장소를 옮겨 기자를 맞이한 BGA 생산라인도 활기를 띠었다. 해성디에스는 BGA에서도 릴투릴 방식을 쓴다. 제품을 둥글게 감아 수취하는 형태다. 경쟁사는 마찬가지로 패널 방식이다. 제품을 수평으로 적재하는 것이 특징이다 .각각 구부림 현상, 피커(Picker)로 인한 파손 등이 리스크 요인이다.

BGA 담당 직원은 "현상, 에칭, 박리 등 공정이 동일 속도로 운영해 효율화했다"며 "롤 간섭 최소화, 높은 에칭 균일성 등도 우위 요소"라고 언급했다.

◇글로벌 고객 대다수 유치, 기업 이미지 제고

리드프레임은 최근 차량용 반도체 패키징에 많이 도입되고 있다.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전력관리칩(PMIC) 등이 대상이다. 이에 해성디에스 고객도 관련 시장에서 손가락에 꼽는 독일 인피니언, 스위스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네덜란드 NXP, 미국 텍사스인스트루먼츠 등이다. 유수의 후공정 전문업체인 대만 ASE, 미국 암코 등과도 거래한다.

해성디에스의 BGA는 메모리 제조사가 타깃이다. 따라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이 고객이다. 회사에 따르면 BGA는 반도체 후공정 재료원가 중 30~50%를 차지한다.

해성디에스 실적 추이

해성디에스 N-프로젝트 담당자는 "당사는 오토모티브 및 메모리 시장과 함께 지난 8년간 연평균성장률(CAGR) 17%를 달성했다"며 "작년 초 성장 로드맵을 다시 세웠는데 리드프레임은 자동차 시장 침투 확대, BGA는 다층 기판 제조 역량 강화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설비투자 리스트를 뽑고, 유틸리티 확장 등을 검토하면서 청사진을 그렸다"고 설명했다.

같은 맥락에서 회사는 대내외 홍보를 강화하는 추세다. 주요 전시회에 참가하면서 이미지 제고에 나서는 한편 ESG 등급향상, 녹색기업 재지정, 동행기업 지정 등으로 기업가치를 높이기도 했다.
해성디에스 필리핀사업장

새 먹거리로는 전력반도체를 점찍었다. 지난해 피에스엠씨(PSMC) 필리핀 법인인 PMSP를 인수한 것. PSMP는 리드프레임 생산기반을 보유한 사업장으로 전력반도체 기술도 갖추고 있다. 현재 고객 마케팅, 퀄 테스트 등을 진행하고 있다. 현지 유휴부지가 있어 추가 투자도 검토 중이다.

김 상무는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업턴에 접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자동차 반도체 시장은 지금도 성장 중"이라며 "전기차의 경우 아직 시작도 안 한 것으로 파악한다. 제대로 터지면 기회가 많아질 수 있다. 자동차 쪽은 한 번 들어가면 최소 10년 이상 유지되는 비즈니스"라고 회사 전망을 밝게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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