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 인사풍향계]금융계열사 CEO, 임기 1·2년차 다수 '물갈이' 인사 부담직접 권한 없지만 회장 교체 영향 불가피…과거 사표 제출 후 재신임
이기욱 기자공개 2024-02-02 12:16:10
이 기사는 2024년 01월 31일 15:43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 계열사 CEO는 범 농협 인사의 주요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신경분리(신용사업·경제사업분리)로 농협금융지주가 독립적으로 인사권을 행사할 수 있는 체계가 됐지만 지분 구조상 농협중앙회의 입김에서 자유롭기는 힘든 상황이다. 농협 전체 조직에 대한 신임 중앙회장의 장악력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금융지주회사법의 규제를 받고 있는 농협금융지주 회장은 변화로부터 자유로운 편이다. 일부 계열사 CEO들에 대해서는 파격적인 교체가 이뤄진 사례도 있었다. 현재 금융 계열사의 CEO들 대부분은 임기가 오래되지 않아 대규모 '물갈이'가 단행될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성희 회장, 취임 한 달 후 은행장 교체…이대훈 전 행장 연임 3개월만
2012년 농협금융지주가 설립된 이후 농협 내 금융계열사의 CEO 선임은 농협금융지주의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서 실시했다. 다른 금융지주와 마찬가지로 지주 임추위에서 자회사 대표이사 후보 1인을 심사해 추천하는 방식이다. 임추위 구성원의 대부분은 사외이사기 때문에 표면적으로는 농협중앙회로부터 독립적인 권한을 보장받고 있다.
하지만 실제 현실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농협금융지주 지분 100%를 농협중앙회에서 갖고 있기 때문에 농협중앙회장의 영향력에서 자유롭기는 힘들다. 과거 사례를 봐도 중앙회장 교체는 금융 계열사의 CEO 인사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신경분리 이후 첫 중앙회장 교체는 2016년 이뤄졌다. 김병원 전 회장은 2016년 3월 취임 이후 7개월이 지난 같은 해 10월 본격적으로 인사권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1월 당선 이후 불법선거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아왔기 때문이다.
김 전 회장은 중앙회 전무이사와 조합감사위원장, 상호금융 대표들의 사표를 받은 이후 일부 금융 계열사 CEO들에게서도 사표를 받았다. 이경섭 당시 NH농협은행장과 김용복 농협생명 대표, 이윤배 농협손보 대표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최종적으로 김 전 회장은 이 행장과 이 대표의 사표를 수리하지 않았지만 재신임 절차를 통해 조직 장악력을 높였다. 둘은 잔여 임기를 모두 채웠고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던 김 대표만 교체됐다.
2020년 이성희 회장 때도 마찬가지다. 이 회장은 취임 한 달만인 2020년 3월 이대훈 농협은행장과 홍재은 농협생명 대표, 최창수 농협손보 대표 등으로부터 사표를 제출 받았다. 이 행장의 경우 불과 3개월 전에 연임을 확정지어 임기를 9개월 가량 남겨놓고 있었지만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 행장은 2017년 12월 취임 이후 2년 넘게 임기를 수행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취임 한지 각각 1년 3개월, 3개월밖에 되지 않았던 홍 대표와 최 대표는 사표가 수리되지 않아 임기를 이어갈 수 있었다.
◇금융지주 회장, 중앙회장 교체 영향 작아…NH투자증권 '무풍지대'
현재 농협 금융계열사 CEO들은 대부분 임기 1~2년차에 해당한다. 그동안의 사례를 봤을 때 대규모 물갈이 인사가 일어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취임한지 얼마 되지 않은 CEO들을 대거 교체할 경우 금융지주의 독립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석준 농협금융지주 회장은 거취에 대한 우려가 다른 CEO들보다 작은 편이다. 김병원 전 회장과 이성희 회장 모두 금융지주 회장의 임기는 보장해왔다. 농협 내부 인사가 아닌 외부 출신 인사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전·현직 회장 사이의 정치 논리에서도 자유롭다. 이 회장도 제 26회 행정고시 출신 외부 인사다.
2015년 5월 최원병 전 회장 시절 취임했던 김용환 전 농협금융 회장은 김 전 회장이 취임한 이후에도 한 차례 연임에도 성공하며 2018년까지 직을 유지했다. 2018년 취임한 김광수 전 회장도 중앙회장이 이성희 회장으로 교체됐음에도 2020년말까지 자리를 지켰다. 이석준 현 농협금융 회장의 임기는 내년 1월까지다.
이석용 농협은행장과 윤해진 농협생명 대표, 서옥원 NH캐피탈 대표의 임기도 모두 내년 1월까지다. 이들 모두 연임이 아닌 최초 임기를 수행 중이다. 올해 CEO 2년차에 해당한다. 임기 2년 미만의 경우 사표를 받더라도 수리하지 않으며 대부분 임기를 보장해왔다. 오세윤 NH저축은행 대표와 서국동 농협손보 대표는 지난해말 갓 취임했다.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 정도가 장수 CEO에 해당한다. 3월말 임기 만료도 앞두고 있다. 하지만 NH투자증권 CEO는 농협은행 또는 농협중앙회 출신이 아닌 증권사 출신 인사가 맡아 왔다. 중앙회장 교체와는 무관하게 인사가 이뤄진다.
김원규 전 NH투자증권 대표는 2016년 김 전 회장 시절에 일괄 사표 제출 대상자에서 제외됐다. 정 대표 역시 지난 2018년 3월 김 전 회장 시절에 취임해 현재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다. 정 대표는 대우증권 출신으로 대우증권 기획본부장, IB2담당 상무, 우리투자증권 IB사업부 대표 등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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