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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건설 워크아웃]유동성 조기 공급…'연착륙 모범' 계획 본격화채권단, 운영자금 4000억 지원 검토…자금난 우려 해소 취지

이재용 기자공개 2024-02-16 08:11:30

이 기사는 2024년 02월 15일 07: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DB산업은행 등 주요 채권단이 태영건설에 일시적인 유동성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태영이 자산 매각 등을 통해 충분한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전에 자구안을 실행하며 생길 수 있는 자금난을 해소해 주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일시적 유동성 공급은 워크아웃 개시 전부터 예상됐던 지원 방안이지만 당초 예상 시점보다 수개월 앞당겨졌다. 태영건설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연착륙의 '모범사례'로 만들겠다는 정부 당국의 계획 추진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신규자금 브릿지론 방식으로 활용…오는 23일 지원 논의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과 5대 금융지주 등 주요 채권단은 태영건설에 4000억원 규모의 한도 대출을 내어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채권단은 오는 23일 '제2차 협의회'를 열고 해당 안건을 논의할 예정이다.


안건이 통과될 경우 신규 자금은 태영 측이 블루원 등 계열사를 매각해 자금을 마련하기 전까지 브릿지론 형태로 지원되며, 태영건설 부동산 PF 현장 하도급 업체의 공사 대금 등 운영자금으로 활용된다.

산업은행이 4000억원을 지원하고 5대 은행 등이 손실 부담 확약을 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손실이 나면 각 은행이 해당 금액만큼 책임지도록 지급 보증을 받는 개념이다. 산은은 추후 태영이 계열사 매각을 완료하면 회수할 방침이다.

브릿지론 형태의 유동성은 워크아웃 개시 전부터 예상된 방안이나 논의 시기가 앞당겨졌다. 예정대로면 태영건설은 2차 채권단협의회 날인 4월 11일까지 채권단의 신규 자금을 지원받지 못한다. 계열사 등 자산을 매각해 자체적으로 운영자금을 마련해야 했다.

산은 등 채권단은 자산 매각 전 태영건설이 협력사에 현금 방식 655억원, 현장직불 방식 1556억원 등 2000억원 이상의 운영 자금을 지출하는 등 일시적으로 자금이 필요할 수 있는 문제에 대비해 유동성 공급 논의를 서두른 것으로 보인다.

◇정부, 연착륙 모범사례 만들 계획…적극적 조율 필요하다는 의견도

워크아웃은 채권단과 공동관리기업 간 자율적 협의로 진행하는 게 원칙이다. 그러나 건설산업과 금융권에 영향을 미치는 중대 사안인 데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금융위원회 산하 공공기관인 만큼 정부의 입김이 작용할 수밖에 없다.

태영건설은 윤석열 정부의 1호 워크아웃 기업이라 정부도 회생 의지가 강하다. 실제로 정부는 기업개선계획 이행약정 체결 전에도 신규 보증이 진행되도록 보증 제공기관과 협의하는 등 태영건설 사태를 워크아웃을 통한 부동산 PF 연착륙의 모범사례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정부의 의지와 달리 이번 워크아웃은 핵심인 PF 사업장별 구조조정안이 처리되지 못해 기한을 연장하는 등 난항을 겪고 있다. 앞서 채권단은 태영건설 관련 PF 사업장 60곳의 대주단에 지난 11일까지 사업장별 처리안을 제출하도록 했으나, 한 곳도 제때 제출하지 않았다.

PF 사업장별 처리 방안 시한은 오는 25일까지로 연장된 상태다. 워크아웃이 개시되기 전부터 PF 대주단의 복잡한 이해관계 탓에 자율적 합의 도출이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이 많았다. 이에 일각에선 속도를 붙일 수 있게 정부가 더 적극적인 조율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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