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 풍향계]한국증권, '마수걸이' 삼현 IPO 실속 다 챙긴다'올해 첫 딜' 삼현 기관 수요예측 진행...수수료·투자 차익 '기대'
권순철 기자공개 2024-03-08 08:08:01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06일 10: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투자증권이 올해 주관하는 기업공개(IPO) 첫 주자인 삼현으로부터 수수료뿐만 아니라 투자 수익까지 거머쥘 예정이다. 올해 IPO 레이스에서는 다소 시작이 늦지만 후속 딜들이 연달아 대기 중이며, 알짜 성과도 예상되면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유망한 비상장 기업에 과감하게 투자하고 증시에 상장시켜 수익을 극대화하는 트랙은 한국투자증권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지난해에도 한국투자증권은 하우스들 중에서 가장 많은 기업에 지분 투자를 단행했으며 투자 규모도 단연 돋보였다.
◇'올해 첫 딜' 삼현 수요예측 진행…알짜 성과로 '승부'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 삼현은 코스닥 상장을 위해 지난 2월 29일부터 오는 3월 7일까지 기관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삼현의 상장 업무 전반은 한국투자증권이 맡는다. 한국투자증권이 올해 주관하는 첫 번째 IPO 딜로 공모 규모는 400억원으로 집계된다.
일각에서는 한국투자증권이 올해 IPO 주관 경쟁에서 다소 늦은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하곤 했다. 대형 증권사뿐만 아니라 중소형 하우스 다수가 1개 이상의 IPO 딜을 주관하며 실적을 쌓았다. 앞서 디앤디파마텍이 한국투자증권의 첫 IPO 주자로 나설 것으로 유력했지만, 금감원으로부터 정정 제출 요구를 받으며 일정이 미뤄졌다.
한국투자증권은 삼현 딜 하나로 수수료뿐만 아니라 적지 않은 투자 수익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삼현과 한국투자증권은 희망 공모가 밴드를 2만~2만5000원으로 산정했다. 공모가가 하단에 형성되어도 삼현은 공모금액 및 의무인수 금액의 3.8%에 해당하는 15억 5800만원을 기본 수수료 수입으로 가져간다.
지분 투자 수익도 기대되는 수입원이다. 한국투자증권은 2021년 11월 6일 주당 7679원으로 삼현의 지분 3.69%(39만 320주)를 취득했다. 해당 주식들은 상장 후 1개월 간 의무 보유로 묶여있지만 하단 공모가(2만원)와의 괴리율이 61.61%임을 고려할 때 차익 실현에 나설 여력이 충분하다.
현재 한국투자증권이 주관 업무를 맡은 신규 상장 기업 중 금감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곳은 삼현, 코칩, 이노그리드가 있다. 코칩은 별도의 투자 내역이 없지만 이노그리드의 경우 상환전환우선주(RCPS) 형태로 주당 1만5400원에 6만4935주, 주당 1만2300원에 보통주 1만6256주를 보유하고 있다.
◇상장 전 '공격적' 지분 투자…프리 IPO '결실'
지분 투자한 비상장 기업의 상장을 주관하여 성과를 내는 양상은 지난해에도 이어졌던 패턴이다. 한국투자증권은 2023년 스팩을 제외하고 총 14건의 IPO 인수 실적을 기록했다. 이중 7곳이 프리 IPO 단계에서 한국투자증권이 지분 투자를 했던 기업이다. 상장 과정에서 신주인수권 계약을 체결하여 신주를 확보했던 경우도 3건이 있었다.
증권사들이 프리 IPO 기간을 활용하여 비상장 기업의 지분을 취득하는 관행은 빈번하게 이루어진다. 그럼에도 한국투자증권은 대형 증권사들 가운데에서도 공격적인 투자로 단연 돋보이는 하우스다. 지난해 더벨 리그테이블 주관 실적 상위 5곳 중에서 전체 인수 건수 대비 지분 투자 건수가 가장 많은 곳은 한국투자증권이었다.
1% 지분 취득에 그쳤던 다른 하우스들과 달리 과감한 투자도 눈여겨 볼 만하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7곳의 비상장 기업에 투자하면서 한 곳을 제외하고는 약 3%에 달하는 지분을 사들였다. 코스피 대어 중 하나였던 두산로보틱스 딜에서도 이해관계인인 한국투자파트너스 산하 투자회사가 프리 IPO 당시 주당 9049원에 110만 4990주를 사들였다.
유망한 비상장 기업에 과감하게 투자한 결과, 실적도 긍정적인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누적 순이익에서 국내 증권사 1위를 기록했다. 물론 IB 부문의 순영업수익은 1695억원으로 2022년 대비 3분의 1 수준이지만 PF와 M&A를 제외한 경우 3432억원으로 2022년(3008억원) 대비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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