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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바이오팜 '세노바메이트' 확장 전략]시총 20조 빅바이오텍 꿈, 오너 앞세워 힘싣는 '투자'④TPD·RPT·CGT 신성장동력, 최윤정 본부장 총괄 '투자전문가' 전진배치

차지현 기자공개 2024-04-01 10:51:29

[편집자주]

SK바이오팜이 자체 개발 신약을 앞세워 글로벌 정복에 나섰다.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를 통해 미국에서만 1조원 이상 매출을 올리겠다는 포부다. 향후 7~8년간 최대 5조원의 현금을 창출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이 눈에 띈다. 세노바메이트는 국내 첫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으로 성장할 수 있을까. 더벨은 SK바이오팜의 전략과 미래를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28일 08: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가 차세대 먹거리로 바이오 사업 검토를 시작한 건 1980년대. SK바이오팜이 '세노바메이트'를 시장에 내놓기까지 30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그리고 이 신약은 최근들어 결실을 맺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 신규 환자 처방 수 1위 뇌전증 치료제로 등극했고 중국 진출도 넘보고 있다.

이제는 넥스트 스텝을 생각할 때다. 새롭게 주어진 과제는 포스트 세노바메이트 발굴이다. 세노바메이트로 벌어들인 돈을 추가 성장동력을 장착하는 데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시총 20조원 빅바이오텍으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다.

◇'사명은 바이오인데' SK바이오팜의 고민, 신기술 탑재

자체 개발 신약으로 돈을 버는 건 모든 신약개발 바이오텍의 꿈이다. 단순히 신약 허가를 받는 걸 넘어 상업성을 입증하는 게 핵심이다. 한 마디로 신약을 통한 자생력 확보다.

SK바이오팜의 지향점도 이와 같다. 무기는 세노바메이트다. 세노바메이트로 창출한 현금을 다음 연구개발(R&D)을 위한 재원으로 삼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향후 7~8년간 세노바메이트로만 최대 5조원의 현금을 벌어들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사실상 SK바이오팜이 현재 세노바메이트 하나에 올인하다시피 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다음 신약에 대한 고민은 꽤 절실하다.

후속 파이프라인을 살펴보면 개발 속도가 가장 빠른 건 레녹스-가스토 증후군 치료제 후보물질 '카리스바메이트'다. 레녹스-가스토 증후군은 뇌전증 유형으로 카리스바메이트는 2017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았다. 내년 출시를 목표로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문제는 세노바메이트와 카리스바메이트 모두 합성의약품이라는 점이다. SK바이오팜은 '바이오'가 들어가는 사명에도 불구하고 바이오의약품은 보유하지 않았다. 사람이나 다른 생물체에서 유래된 것을 원료나 재료로 하는 바이오의약품 중심으로 업계 트렌드가 변화하는 건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이에 따라 바이오의약품 기술 탑재에 힘을 쏟는 모습이다. 후발주자로서 이제 막 시장을 형성하기 시작한 초기 단계의 기술들에 주목하고 있는 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아직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플레이어가 없는 만큼 차세대 플랫폼 분야에선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성장동력 TPD·RPT·CGT, 투자전문가로 채운 이사진

오랜 고민 끝에 SK바이오팜은 작년 7월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신성장동력으로 낙점한 세 가지 기술을 공개했다. △표적단백질분해(TPD) △방사성의약품 치료제(RPT) △세포유전자치료제(CGT) 등이 해당한다.

세 플랫폼 모두 차세대 기술이면서 SK그룹 차원에서 계열사 간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특히 그룹 내 시너지 측면에선 다른 계열사가 선제적으로 투자한 기업의 기술을 활용하는 방식을 꾀했다.

RPT의 경우 앞서 SK㈜가 치료제 핵심 원료를 공급하는 기업에 선제적으로 투자했다는 점을 내세웠다. CGT 역시 SK㈜의 또 다른 자회사 SK팜테코가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에 진출해 있다. TPD 기술 확보 차원에서 작년 인수를 단행한 미국 프로테오반트(현 SK라이프사이언스랩스)도 앞서 SK㈜와 로이반트가 각각 40%와 60% 지분으로 설립한 합작사(JV)였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2026년 시총 20조원 기업가치를 지닌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다. 빅파마 수준의 자본력을 갖추는 동시에 바이오텍처럼 애자일(agile)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대형 바이오텍, 이른바 '빅 바이오텍'이라는 화두까지 던졌다.


중장기 성장 전략을 재수립하면서 굵직한 변화를 모색 중인 가운데 주요 경영진이 투자 전문가 위주로 재편됐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작년 말 SK바이오팜 이사진은 사내이사 2명, 사외이사 3명으로 구성됐다. 이 중 사내이사인 이동훈 사장과 기타비상무이사인 김연태 SK바이오투자센터장 모두 재무 쪽에 강점을 지닌 인물이다.

이에 더해 지난 26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정지영 SK바이오팜 재무본부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이로써 사외이사를 제외한 이사진은 모두 투자 전문가로 채워졌다. 올 초에도 지주사에서 바이오투자 업무를 맡았던 조아련 부사장을 '뉴 모달리티(New Modality)'를 총괄하는 담당으로 선임했다.

그 중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단연 최윤정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장이다. 투자 총괄 팀장이다가 작년 말 임원으로 승진했다. 중장기 성장 전략을 위한 인수합병(M&A) 등 투자 업무의 최전방에 섰다. 그를 임원으로 승진한 건 그만큼 투자에 힘을 싣겠다는 뉘앙스다.

더욱이 SK그룹 총수인 최태원 회장의 장녀로 바이오사업 후계자로 꼽힌다는 데 주목된다. 세노바메이트가 성과를 창출하고 있는 시점에서 신규 먹거리 발굴에 본격적으로 나서겠다는 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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