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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 & Blue]'맥 못춘' LB인베 주가, 포트폴리오로 모멘텀 만든다상장 1년, 실적 개선·자사주 매입에도 횡보세…"올해 포트폴리오 회수 성과 기대"

유정화 기자공개 2024-04-04 08:50:42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29일 11: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ow It Is Now

대형 벤처캐피탈(VC) LB인베스트먼트가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지 1주년이 됐습니다. 지난해 3월 29일 LB인베스트는 시장에 혜성처럼 등장했습니다. 상장 첫날 상한가를 기록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어모았고 이틀날 장중에는 공모가(5100원)의 2배가 넘는 1만400원을 찍었습니다.

코스닥시장에 입성하는 과정에서도 신기록도 세웠죠. 상장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국내외 1417개 기관이 참여해 경쟁률 1298대 1을 기록했습니다. 수요예측 제도 도입 이후 VC가 실시한 기업공개(IPO) 중 처음으로 1000대 1이 넘는 기록입니다. 당초 목표보다 기업가치를 낮추면서 시장 친화적인 전략을 짰기 때문에 가능한 결과였죠.

그러나 상장 이후 별다른 상승 모멘텀을 만들어내지 못하면서 주가는 줄곧 내리막을 향했습니다. LB인베스트먼트의 지난 28일 종가 기준 주가는 4250원입니다. 지난해 9월 21일 4330원을 기록한 뒤 줄곧 4000원대 박스권에 갇혀있습니다. 지난해 7월부터 9월까지는 3000원대에서 주가가 횡보하는 모습을 보였죠.




국내 증시 상황과 맞물려 투자자들의 관심이 빠르게 식었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특히 주식 거래량과 거래대금도 큰 폭으로 감소했습니다. 상장 첫 날과 이튿날 2000억원에 육박했던 거래대금은 점차 줄더니 상장 6일 만에 80억원으로 떨어졌습니다.

이후 거래대금을 보면 LB인베스트가 보유한 회수 포트폴리오의 이슈가 알려질 때마다 한 번씩 반등하는데 그쳤습니다. 이번 달만 보더라도 하루에 44억원, 35억원의 거래대금이 오가는 날이 있는가 하면 1억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날도 있었습니다.

◇Industry & Event

좀처럼 반등 모멘텀을 찾지 못하는 주가와 달리 LB인베스트의 경영 상황은 지난해 더 나아졌습니다. 아쉬운 건 이같은 실적이 주가를 끌어올리는 모멘텀으로 작용하진 못했다는 점입니다.

벤처캐피탈 사업은 펀드 결성부터 투자, 회수에 이르기까지의 '선순환 투자구조'가 중요합니다. 자금을 조달해야 투자를 할 수 있고, 투자를 해야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으니깐요. 2022년 2611억원 규모로 펀드레이징에 성공하고 2024억원의 투자를 집행한 LB인베스트는 지난해 회수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LB인베스트는 지난해 투자금 1462억원을 거둬들이며 VC업계 '명가' 저력을 입증했습니다. 지난해 총 20개(VC 19곳, PE 1곳) 포트폴리오를 회수했는데요. 대표적인 회수 기업은 PPB스튜디오스(콘택트렌즈), 툴젠(유전자 가위), 스튜디오미르(애니메이션 제작), 와이랩(웹툰스튜디오), 마음AI(웹 AI) 등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PPB스튜디오스' 바이아웃(경영권 인수) 투자에서의 성과가 빛났습니다. LB인베스트는 '엘비넥스트이노베이션펀드1호’와 ‘엘비혁신성장펀드’ 2개 펀드를 재원으로 활용해 지난 2022년 3월 400억원을 투자했습니다. 성과를 내기까진 약 1년5개월 걸렸죠. 지난해 8월 회수를 마무리하면서 벌어들인 차익만 200억원가량입니다.

유전자 가위 치료제 개발 기업 '툴젠'에서의 회수도 양호한 성과를 보였습니다. LB인베스트먼트는 지난 2014년과 2016년 두 차례에 걸쳐 60억원을 투자했는데, 여기서 LB인베스트는 수년간 300억원 가량을 회수하는데 성공했죠. 같은해 7월에는 웹툰 제작 기업 ‘와이랩’ 회수에 나서 3.5배의 수익률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이는 곧 성과보수로 이어졌죠. 지난해 LB인베스트가 거둔 성과보수는 105억원입니다. 전년도 47억원 보다 2배 이상 늘어난 거죠. 통상 VC들은 기준이 되는 내부수익률(IRR)을 5~8%로 정하고 이 기준수익률을 초과하는 금액의 20%를 성과보수로 지급받습니다.

뿐만 아니라 펀드를 운용하면서 받는 관리보수, 지분 투자한 기업 가치에 따라 발생하는 지분법이익 등 측면에서 수익성이 개선됐습니다. 그렇게 거둔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64억원과 276억원입니다. 지난 2022년과 비교해 65.8%, 48.9%씩 증가했습니다.

이는 앞선 확보해 놓은 투자 재원과, 적절한 투자 판단이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특히 2022년에는 LB넥스트이노베이션펀드1호(303억원), LB혁신성장펀드Ⅱ(2308억원)를 결성하면서 투자 재원을 확보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주가는 1년전과는 극명하게 갈리고 있습니다. 왜 일까요. VC가 투자한 포트폴리오의 화제성을 꼽는 이들도 있습니다. 최근 투자하고 회수한 기업의 이름 값이 상장 당시 강조된 '하이브', '펄어비스', '직방'에 미치지 못한다는 견해입니다.

◇Market View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LB인베스트를 평가한 리포트는 2개가 있었습니다. 먼저 비교적 최근인 지난해 12월에 발간된 미래에셋증권의 리포트를 살펴보겠습니다. 리포트 제목은 '빛나는 회수 결실, 신규 투자는 속도 재점화'입니다.

박용대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리포트에서 LB인베스트가 우수한 청산 실적에 기반해 우수운용사 지위를 재차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봤습니다. 이어 올해 3월까지 진행된 자사주 매입이 회사의 장기 전망과 주가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그러나 실제 지난해 LB인베스트가 주주환원책의 일환으로 실시한 자사주 매입은 결실을 맺지 못했습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B인베스트는 회사 주식 22만주를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총 9억6427만원어치 매입했습니다. 지분율은 0.96% 수준입니다. 당초 신탁계약을 통해 올해 3월까지 30억원 한도로 지분을 취득하기로 했는데, 이후 자사주 취득은 없었습니다.

자사주 매입이 끊긴 이유는 무엇일까요? 정민식 LB인베스트먼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주가 흐름을 감안했을 때 자사주 매입을 잘못하면 시장에 유통된 주식 물량만 줄이는 방향으로 갈 수 있다는 판단에서 한도 내에서 일부 지분을 취득했다"고 말했습니다. 실제 지난해 말 기준 소액주주가 들고 있는 지분은 LB인베스트 전체 주식의 18.3% 수준에 불과합니다.

상장을 앞두고 내놓은 유진투자증권의 리포트도 보겠습니다. 제목은 '국내 최고 수준 유니콘 투자실적 보유 VC업체'입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LB인베스트의 안정적인 성장을 전망했습니다. 파트너십은 물론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안정적인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고 봤습니다. 주요 투자 기업의 회수 기간 도래와 성과보수 확대 본격화로 안정적인 성장을 지속할 것이란 예상도 내놨죠.

펀드와 사업 확장 전략도 긍정적이라고 언급했습니다. 검증된 투자 능력을 바탕으로 바이아웃, 프리 IPO 등 투자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고 봤습니다. 또 축적된 해외 투자경험을 기반으로 중국, 미국, 유럽 시장은 물론 싱가포르 사무소 설립을 통한 동남아 시장 투자도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도 있었습니다.

이제 앞으로의 상황을 살펴보겠습니다. LB인베스트는 올해 투자에 보다 공격적으로 나설 계획입니다. 소수의 유망 기업에 팔로우온(후속투자)를 진행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치고 있는데, 이 규모를 큰 폭으로 확대하는 식으로 투자 전략 기조도 변화를 줬습니다. 올해 목표 투자액은 2000억원 이상입니다.

LB인베스트먼트가 설립 이래 최대 규모로 결성한 'LB넥스트유니콘펀드' 조합도 앞으로 지켜볼 포인트입니다. 펀드를 운용한 지 4년차가 되면서 약정액 3106억원을 거의 소진했는데, 투자한 기업들의 성과에 따라 앞으로 LB인베스트의 주가도 움직일 개연이 크기 때문입니다.




LB인베스트가 주목한 포트폴리오는 △에이블리(셀럽마켓 커머스) △티오더(태블릿 주문 서비스) △케이타운포유(팬덤 기반 엔터테인먼트 플랫폼) △케어링 (실버케어) △코넥(알루미늄 다이캐스팅) △래블업(백앤드 AI서비스) △아이빔테크놀로지(생체현미경) 등이 있습니다.

◇Keyman & Comments

"상장 후 어깨가 많이 무거워졌다. 지난해 증시 입성 후 적응의 시간을 보냈다면 올해에는 주주들의 믿음에 보답하기 위해 주력하겠다."

올해 초 박기호 LB인베스트먼트 대표(사진)가 더벨과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한 이야기입니다. 올해도 박 대표는 장내에서 회사 주식 매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회사의 주가가 좀처럼 되살아나지 못하자 실적에 대한 자신감과 책임경영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취지입니다.

박 대표가 바로 LB인베스트의 키맨입니다. 2003년 LB인베스트에 투자 파트너로 합류한 박 대표는 회사를 국내 대표 벤처캐피탈로 성장시키는 데 일조한 인물입니다. 하이브, 펄어비스 등 유니콘 기업을 발굴해낸 베테랑 벤처캐피탈리스트기도 하죠.

박 기호 대표에게 주가 반등 모멘텀은 언제가 될지를 물어봤습니다. 사내 번호는 회사 공시에 명시돼 있습니다만 이전 취재를 통해 알게 된 개인 번호를 통해 연락을 해봤습니다.

박 대표는 "최근 AI와 같이 주목받는 테마에 유망한 많은 기업들이 LB인베스트에 있는데, 이들이 알려질 수록 회사의 가치가 올라갈 모멘텀이 있을 것"이라며 "실제론 이미 운용하고 있는 대부분의 펀드에서 성과보수가 발생하고 있고, 회사도 견조한 실적을 유지할 수 있는 기반을 갖췄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회사의 실적이나 미래에 대해 긍정적으로 판단하고 있어 향후에도 대표이사로서 회사 주식을 매입할 적극적인 의사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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