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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기 맞은 CJ올리브영]점포 자연 증가 '생태계 구축', 온라인까지 확장①이진희 경영리더 '온오프라인 총괄' 옴니채널 강화, 독과점 족쇄 '해소'

김선호 기자공개 2024-04-25 10:08:06

[편집자주]

한국형 드러그스토어(Drugstore)을 내세우며 헬스앤뷰티(H&B, Health & Beauty) 시장을 개척한 CJ올리브영이 오프라인에 이어 온라인 유통채널까지 영역을 확장해나가고 있다. 랄라블라·롭스·부츠에 이어 루이비통모엣헤네시(LVMH)의 세포라 등 다수의 경쟁사와 격전 끝에 고지를 사수하며 독주체제를 완성했고 독과점 리스크도 해소했다. 이를 이뤄낸 CJ올리브영의 저력을 진단해보고 이를 기반으로 재도약를 이뤄낼 전략을 분석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19일 15: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CJ그룹의 오너 3세가 직접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CJ올리브영은 국내 헬스앤뷰티(H&B) 시장의 최강자로서 입지를 굳히며 지속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 이를 기반으로 온라인 유통채널까지 영역을 확장해나가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CJ올리브영의 2024년 주요 사업목표 중 하나가 온·오프라인의 유기적 통합이다. 이를 위해 온·오프라인 유통 플랫폼을 각각 운영하는 담당 조직 상위에 이를 아우르는 ‘플랫폼 사업총괄’을 신설했다.

그동안 도마 위에 올랐던 '독과점 논란'도 2023년 말에 사실상 해소됐다. 국내 H&B 시장의 약 7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봐야 한다는 시각이 제기됐지만 공정거래위원회는 판단을 유보했다.

완전히 논란의 불씨를 잠재운 것은 아니지만 시장 획정과 관련해 화장품 판매채널 등을 H&B로 국한해서는 안 된다는 CJ올리브영 측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었다는 평가다. 이로써 성장 발목을 잡을 수 있었던 족쇄를 푼 CJ올리브영은 새로운 전략을 수립·실행하고 있다.

◇수요 증가에 따른 리로케이션 '점포 증가'

CJ올리브영 점포

2023년 CJ올리브영의 연결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9.1% 증가한 3조8682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4607억원으로 69.8% 증가했다. 매년 최대 실적을 갱신해온 CJ올리브영이 지난해에도 이를 또 다시 이뤄낸 셈이다.

지난해 말 기준 점포는 1338개점으로 전년 대비 40개점이 순증했다. 구체적으로 직영점은 47개점이 증가해 1112개점이 됐고 가맹점은 7개점이 감소해 226개점이 됐다. 이에 CJ올리브영은 가맹점은 약 10년 전부터 더 이상 신청을 받지 않아 점차 감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직영점을 위주로 주요 상권에 점포을 위치시키면서 오프라인 시장을 선점해나갔다. 이러한 경쟁력은 다수의 동종업체가 등장했지만 매년 실적을 개선시키며 고지를 사수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꼽힌다.

2000년대 국내 화장품 시장을 미샤 브랜드로 통칭되는 ‘로드숍’이 주도하다가 점차적으로 H&B로 소비경향이 변화한 것도 CJ올리브영의 성장에 한몫했다. 1999년 한국형 드러그스토어로 시작한 CJ올리브영의 독주체제가 갖춰지기 시작한 시기이다.

GS리테일의 왓슨스(현 랄라블라)와 롯데쇼핑의 롭스도 이러한 H&B 시장의 성장에 힘입어 뒤늦게 참전했지만 CJ올리브영의 선점 효과를 넘어서지 못했다. 랄라블라와 롭스는 2022년 매장 문을 닫았다. 롭스는 현재 롯데마트 ‘숍인숍’으로 10여개점을 운영하는 정도다.

대표적으로 최근 한국에서 철수를 결심한 세포라다. 루이비통모엣헤네시(LVMH) 소속 화장품 편집숍 세포라는 2019년 야심차게 국내에 상륙했지만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2024년 5월 6일부터 단계적으로 매장 운영을 종료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가운데 CJ올리브영은 전략적으로 점포를 증가시키는 전략을 구사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수요 증가와 상권 변화에 맞춰 리로케이션을 진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과정에서 점포가 자연스럽게 순증한 것이고 현재는 온·오프라인 간 시너지가 더 주요한 전략이라고 덧붙였다.

◇온·오프라인 '통합 전략' 플랫폼 총괄 신설

비상장사인 CJ올리브영은 조직도를 공개하고 있지는 않지만 올해 초 온·오프라인 유통채널을 아우르는 상위 조직인 ‘플랫폼 사업총괄’을 신설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함께 플랫폼 사업총괄을 디지털본부를 이끌었던 이진희 경영리더(사진)에게 맡겼다.
이진희 CJ올리브영 경영리더


업계에 따르면 CJ올리브영의 조직개편은 CJ그룹 내에서도 화제에 올랐다. 향후 오너 3세의 승계지렛대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은 계열사로서 주목도가 높기도 하지만 대대적인 개편 작업을 통해 추가 성장을 이뤄내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는 조치였다는 평가을 받았다.

온·오프라인 유기적 통합 과제를 받아든 이 경영리더는 실리콘밸리와 라인플러스 출신으로 2021년에 CJ올리브영에 영입된 임원이다. 2021년에 디지털사업본부 인력을 대폭 확충하면서 이 경영리더도 CJ그룹에 몸을 담게 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때부터 CJ올리브영을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진화시키기 위한 작업을 진행해왔던 것으로 분석된다. 1300개점 가량에 달한 오프라인 매장을 활용해 당일 배송 서비스 ‘오늘드림’을 선보인 것도 2021년이다.

CJ올리브영으로서는 더 이상의 오프라인 점포의 신규 출점보다는 온라인 채널과 유기적 결합에 더욱 속도를 내서 추가 성장을 이뤄내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온라인과 오프라인 채널의 구매 데이터를 통합하면 이를 활용해 시장 대응능력을 배양시킬 수도 있다.

국내 오프라인 H&B에서 독주를 하고 있는 CJ올리브영이 이커머스 영역까지 확장해 안착하게 되면 채널 간 경계가 허물어진 상황에서 독과점을 판단할 시장 획정도 힘들어질 수 있다. CJ올리브영으로서는 법적 구속을 받지 않으면서 실적 개선을 이뤄낼 수 있는 구조인 셈이다.

CJ올리브영 관계자는 “주요 상권의 변화와 소비경향에 맞춰 리로케이션을 진행하면서 점포가 자연스럽게 순증한 것”이라며 “전략적 확장보다 소비자가 점포에 체류할 수 있게 콘텐츠를 다양화하고 이와 함께 옴니채널을 더욱 강화해나가는 것이 주요 목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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