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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 풍향계]삼성증권, 커버리지 인력 '속속' 이탈실무진 중심 잇딴 이직·퇴사…IPO 파트 고무적 분위기 '상반'

양정우 기자공개 2024-04-24 07:53:35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22일 16: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증권의 IB 비즈니스에서 한 축을 담당하는 커버리지 실무진이 잇따라 퇴사를 선택하고 있다. 근래 들어 타사로 이직하는 인력이 늘어나는 가운데 팀장급 인사와 내부 팀원이 함께 사직 의사를 밝히기도 한 것으로 파악된다.

골드만삭스 출신 이재현 부사장이 IB1부문을 도맡은 뒤로 하우스의 IB 사업이 선전을 벌이고 있다. 무엇보다 이기덕 본부장이 이끄는 캐피탈마켓(Capital Market)본부가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달라진 면모를 드러내고 있다. 다만 주로 회사채 등을 소화해온 파트에서는 인력 이탈이라는 악재와 마주하고 있다.

◇경쟁사 이직 이어 줄줄이 사퇴 무게…스펙 최고 삼성증권, 막강한 인재 풀

22일 IB업계에 따르면 근래 들어 삼성증권에서 커버리지 업무를 담당해온 인력 3명 안팎이 퇴직 의사를 밝힌 것으로 파악된다. 이 가운데 1명은 이미 한국투자증권으로 이직했고 공식적으로 사표가 수리된 직원도 1명 추가됐다. 나머지 인력은 일단 퇴사의 뜻을 전달한 것으로 파악된다.

본래 국내 증권사의 IB 조직 체계는 크게 커버리지와 IPO 파트로 분류된다. 삼성증권의 경우 전통 IB 사업을 담당하는 기업금융1부문이 Capital Market본부, Corporate Finance1·2본부, M&A본부, PI본부 등으로 나눠져있다. 이 부사장이 부임한 뒤 기존 커버리지를 전담하던 팀을 없애면서 현재 본부 체제가 자리를 잡았다.

경쟁사와 같은 커버리지 담당 팀은 사라졌지만 대내외적으로 커버리지 인력으로 불리는 실무진은 여전히 남았다. 주로 Corporate Finance1본부에 소속돼있고 회사채 발행 등을 소화하고 있다. 이 부사장은 전 IB 인력의 네트워크 강화를 주문하고자 커버리지 전담 팀을 없애는 강수를 뒀다.

한 증권사 본부장은 "근래 들어 신디케이션 팀도 팀장급 인사와 몇몇 팀원이 이직을 시도했다"며 "기존 커버리지 인력의 이탈이 이어지자 증권가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창 커버리지 파트를 키워야 하는 중소형 하우스에서는 이런 기회를 활용해 적극적으로 스카우트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증권 IB 파트는 '삼성'이라는 간판 덕에 증권업계를 통틀어 가장 스펙이 출중한 인력이 몰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IPO와 회사채 주관 실적이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선두권에 미치지 못하고 있으나 적어도 인재 풀(pool) 측면에서는 업계 최강자로 꼽히고 있다.


◇회사채 주관 실적 10위 불과…삼성그룹 이름값, IPO서 선전 일로

삼성증권의 회사채 주관 실적은 삼성그룹이라는 이름값엔 아직 못 미치고 있다. 올해 1분기 순위는 10위를 기록해 대형 증권사는 물론 키움증권과 SK증권, 한양증권 등에도 뒤처지는 성적을 거뒀다.

부채자본시장에서 선두 경쟁을 벌이는 NH투자증권과 KB증권 등은 한 분기 주관 실적만 각각 10조원 대를 넘어서고 있다. 삼성증권은 1조원 대에 불과한 만큼 앞으로 '톱5'에 진입하는 것도 녹록지 않은 여건이다. 보수 체계나 성장 잠재력 등을 고려할 때 커버리지 인력 입장에서는 최상위권 하우스나 IB 확장에 사력을 다하는 중소형사로 이직하는 게 유리할 수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삼성증권 입장에서도 당장 회사채 주관 경쟁에 뛰어들어 순위만 끌어올리는 게 궁극적 사업 목표가 아니다"며 "커버리지 역량을 중시하고 있지만 조달과 성장의 토탈 솔루션을 제시하는 방향으로 접근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채 시장에서는 고전하고 있으나 IPO에서는 오히려 낭보가 이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올들어 수십조원 대의 상장 밸류가 거론되는 토스(비바리퍼블리카) IPO에서 상장 주관사단에 합류했다. 역시 3조~4조원 대 몸값이 책정되고 있는 퓨리오사AI에서 상장주관사(공동 대표주관 미래에셋증권)로 낙점을 받기도 했다.

캐피탈마켓본부의 경우 근래 들어 IPO 주관사 콘테스트의 결과가 여느 대형사에 못지 않은 터라 조직 내부에서 고무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삼성증권이 강점을 드러낼 수 있는 테크 산업이 상장 시장의 주도 섹터로 부상한 것도 중장기적으로 선전을 벌일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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