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어드십코드 모니터]트러스톤운용, 행동주의 숨고르기…사측 의안에 찬성피투자기업 변화 환영, BYC 주주환원책에는 아쉬움
조영진 기자공개 2024-05-13 08:17:10
[편집자주]
한국형 스튜어드십코드는 2016년 12월 제정됐다. 가장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는 주체는 자산운용사들이다. 자금을 맡긴 고객들의 집사이자 수탁자로서 책임의식을 갖고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겠다는 다짐을 어떻게 이행하고 있을까.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한 개별 운용사들의 조직체계와 주주활동 내역을 관찰·점검하고 더벨의 시각으로 이를 평가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07일 14: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이 주주행동주의를 전개 중인 기업들과 주총 시즌 이전에 합의점을 도출해내며 지난 3월을 조용히 보냈다. 피투자 기업들의 변화에 환영의 뜻을 밝히며 사측 안건에도 대부분 찬성했는데, BYC의 미흡한 주주환원정책에는 여전히 아쉬움을 드러냈다.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최근 1년 사이 주주총회 시즌 동안 총 1295개 안건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했다. 이 중 1208개 안건에는 찬성표를 던졌고 87개 안건에 대해선 반대 입장을 밝혔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의 반대표는 단순투자 종목에 집중됐다. 과거 정기주주총회 시즌에는 주로 행동주의 타깃기업들과 대립각을 세웠는데, 최근 들어 별다른 이견을 제시하지 않는 등 숨고르기 국면에 접어든 분위기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한국알콜, LF, 태광산업 등의 주주총회에서 사측이 제안한 안건에 모두 찬성했다. 위 상장사들은 모두 트러스톤자산운용이 소액주주들을 대변해 여러번 목소리를 냈던 주주행동주의 타깃기업이다.
이번 화합은 사실 예정된 수순이었다는 게 업계의 주된 의견이다. 극적인 변화는 아니지만 해당 기업들이 기업가치 제고정책을 일부 발표하면서, 트러스톤자산운용 또한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기 때문이다.
먼저 한국알콜은 지난 2023년 3월 트러스톤자산운용이 주주제안한 감사위원 후보 선임안에 동의, 해당 인물을 이사회에 받아들였다. 태광산업의 올해 정기주주총회에서는 트러스톤자산운용이 추천한 3명의 이사후보자가 만장일치로 선임되는 화합의 장이 연출되기도 했다.
오너일가가 과반의 지분율을 보유 중인 LF는 외부인사를 이사회에 들이진 않았지만, 트러스톤자산운용과의 논의 끝에 주주환원 강도를 키우고 있다. LF는 지난 3월 7일 이사회를 열고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향후 3년간 매년 150억원 범위에서 자기주식을 취득하겠다고 밝혔다.
물론 주주행동주의 타깃기업들이 제안한 올해 주총안건에 모두 찬성한 것은 아니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약 8.1%의 지분을 보유 중인 BYC의 △제69기 재무제표 승인의 건 △사외이사 안영철 이사 선임의 건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안영철 이사 선임의 건 등에 반대했다.
주총 직전 BYC가 결정한 1대 10 액면분할에 대해선 환영의 뜻을 밝히긴 했으나, 주주가치 제고노력은 여전히 미흡하다고 판단한 분위기다. 액면분할 결정 당시 트러스톤자산운용은 "BYC의 이번 액면분할 결정은 트러스톤의 지속적인 요구에 대한 응답"이라면서도 "자사주 매입·소각 및 배당 등을 통해 자본을 효율적으로 배치할 수 있는 자본정책을 수립하는 게 최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입장은 BYC의 제69기 재무제표 승인의 건을 반대함으로써 다시금 강조됐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BYC의 2023년 연결재무제표 기준의 배당성향은 7.9% 수준"이라며 "성숙 산업임에도 불구하고 과소배당 정책을 지속하고 있어 주주가치 훼손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안영철 이사 선임의 건에 대해서는 "당사 의결권 행사 가이드라인에 따라 사외이사 결격사유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반대했다. 다만 독립적인 외부인사의 이사회 입성을 위한 주주제안권은 활용하지 않으며, 이번 정기주총에서는 BYC 경영진과 표대결을 벌이진 않았다.
한편 트러스톤자산운용은 KCGI자산운용이 주주행동주의를 전개 중인 현대엘리베이터의 지난 3월 주총 안건에 대해 모두 찬성했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의 현대엘리베이터 보유 지분율은 지난해 말 기준 3.14%다. 동종업계인 KCGI자산운용에 힘을 실어줄 수도 있었지만 내부 의결권 행사지침에 따라 현대엘리베이터 사측 안건에 모두 찬성했다.
지난해 12월 현대엘리베이터 임시주주총회에서는 사측이 제안한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이기화 후보 선임의 건'에 반대했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현대엘리베이터는 임기가 2024년 3월까지인 감사위원 서창진 사외이사가 개인적인 사유로 12월 29일 사임해 공석을 여성 이사로 채우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며 "이번 조치는 소액주주가 감사위원을 추천할 수 있는 주주제안 권리를 봉쇄한 것으로 주주권이 명백히 침해됐다"고 판단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