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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자사주 점검]한솔아이원스, 소각 결단에도 시장 '미온적'물량 상당수 보유, 일부 처분 통해 임직원 스톡옵션 지급

서하나 기자공개 2024-05-21 09:00:29

[편집자주]

'자사주'는 양날의 검같은 존재다. 기업 입장에서 소각 전까지 든든한 재원이자 경영권 방어의 수단이 될 수 있다. 반면 투자자 입장에선 언제든 시장에 풀릴 수 있어 경계의 대상이다. 지배주주의 사적 이득을 위한 수단으로 치부되기도 한다. 최근 정부가 내놓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은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추진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자사주를 쥐고 있는 기업 입장에선 판단을 내려야 할 때가 다가오고 있는 셈이다. 더벨이 코스닥 기업의 자사주 활용 백태를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16일 15: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한솔아이원스는 최근 약 28억원치 자사주를 소각하며 주가 부양 의지를 드러냈다. 2년 전 경영진의 배임 혐의를 받으면서 오랜 기간 투자자들의 애를 태웠는데 아픈 과거를 씻고 본업에 충실하겠다는 의지다. 시장에선 올해를 배임 등 경영 리스크로 가려져 있던 본업이 제대로 평가받을 시점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솔아이원스는 이달 2일 상법 제343조 제1항에 따라 총 23만9000주의 자사주 소각을 마쳤다. 이는 총 주식 수(2935만2174주) 중 약 0.81%에 해당하는 것이자 직전 거래일(17일) 종가(1만1890원) 기준 약 28억원 물량이다.


한솔아이원스는 2019년부터 2020년 사이 수차례 자기주식매입 신탁계약을 통해 자사주를 매입했다. 그 결과 지난해 말 175만370주에 이르는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었다. 직전 거래일 종가 기준 약 208억원 물량이다. 지난달 자사주 소각과 함께 13만9000주(지분율 0.47%)는 임직원 스톡옵션으로 지급키로 했다. 소각과 처분 이후 남은 자사주는 약 137만주 정도일 것으로 추정된다.

한솔아이원스가 보유하고 있던 자사주를 소각하면서 확실한 주가 부양과 경영 쇄신 의지를 보여줬다는 게 시장의 해석이다. 자사주 소각은 자본금을 줄이지 않고 유통주식만 줄이는 주주환원책의 일환으로 가장 효과가 확실한 주가 부양책으로 통한다.

한솔아이원스는 최근 몇 년간 여러 이슈를 겪으면서 격동의 시기를 보냈다. 1993년 설립돼 2013년 코스닥에 상장한 반도체 장비 기업인 한솔아이원스는 2022년 1월 한솔그룹으로 편입됐다. 편입된 지 석 달만인 그해 4월 전 경영진(김병기 전 대표이사)의 배임 혐의가 발견되면서 내부회계관리제도 ‘비적정’으로 투자주의환기 종목으로 지정됐다.

이후 2년간 내부회계 개선 등 노력을 통해 겨우 투자주의환기 종목에서 해제되었으나 과거 배임에 대한 증권선물위원회의 검찰 고발, 상장적격성 실질 심사 대상 지정이 다시 발생해 올해 3월 14일부터 다시 거래가 정지됐다. 이후 그룹 차원에서 경영 투명성에 문제가 없음을 증명하면서 예상보다 빠른 시점인 지난달 2일부터 거래가 재개됐다.

결국 최근 이뤄진 자사주 소각은 시장에 대한 신뢰 회복과 새출발에 대한 의지가 반영된 그룹 차원의 결정이었을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시장의 반응은 아직까지 미온적이다. 한솔아이원스는 올해 3월 14일부터 4월 2일까지 1만3060원의 가격에 거래가 정지됐고 거래가 재개된 첫날 장 중 한때 최고가 1만5360원을 찍기도 했다.

지난 2일 자사주 소각 이후 눈에 띄는 주가 상승은 없었다. 직전 거래일 기준 주가는 1만1890원으로 오히려 떨어지는 모양새를 보였다. 자사주 물량을 아직 상당수 보유하고 있는 상황이라 일부 소각 결정으로는 투자자를 환기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관측된다.


한솔아이원스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장비에 적용되는 소모성 초정밀 부품 가공과 세정 및 코팅 사업을 하고 있다. 사업부별 매출은 지난해 기준 반도체 정밀가공 부품 사업이 약 64%를 차지했고 세정과 코팅 사업부가 약 29%의 비중을 보였다. 디스플레이 정밀 가공 부품에서도 약 7%의 매출을 거뒀다. 주력 고객사는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AMAT 등 글로벌 IT 제조사다.

한솔아이원스는 지난해까지 반도체 산업 침체의 영향으로 매출이 부진했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1239억원, 영업이익 82억원, 당기순이익 21억원 등을 냈다. 직전연도 매출 1639억원, 영업이익 361억원, 당기순이익 283억원과 비교해 큰 폭으로 실적이 하락했다. 22%에 달했던 영업이익률도 7%대로 급락했다.

한솔홀딩스 관계자는 "한솔아이원스는 2023년 4월 신탁계약으로 자사주를 취득하면서 취득한 자사주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소각하겠다고 명시했고 주주환원 정책의 일환으로 실제 소각을 진행했다"며 "밸류업 프로그램과 관련해 (한솔아이원스가) 구체적인 계획을 갖고 있진 않으나 향후 지속적으로 실행 방향에 대해 모니터링하고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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