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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텍, 부친이 다진 레이저 기술…장남이 해외 확장 임무로 레이저, RF, HIFU 자체기술 모두 확보…국내 입지 다진 뒤 수출 주력

정새임 기자공개 2024-07-01 10:05:11

[편집자주]

클레오파트라는 젊은 피부를 유지하기 위해 순금으로 마스크팩을 했고 양귀비는 피부 탄력을 위해 아이소변으로 목욕을 했다고 전해진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안티에이징을 향한 인간의 욕망은 늘 끝이 없었다. 현대 시대에서는 보툴리눔 톡신·필러 등 주사제, 레이저 기기 등 비침습 시술이 안티에이징의 니즈를 채워주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 국내 미용기기 기업들이 있다. 이들은 전 세계적으로 각광받는 미용 시술과 K-뷰티 선호현상에 힘입어 국내서 글로벌로 확장전략을 펼치고 있다. 글로벌 대기업 못지않게 경쟁력을 장착한 국산 뷰티 의료기기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28일 08: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세대 에스테틱 의료기기 업체로 꼽히는 원텍은 자체 기술을 개발해 시장에서 신뢰도를 탄탄히 쌓아왔다. 세계 최초 피코초 단위를 구현한 레이저 기기, 고객 니즈를 반영한 고주파 기기가 대표적이다.

국내 시장에서 연매출 1000억원을 달성한 뒤 본격적으로 해외로 눈을 돌리는 중이다. 창업주가 구축해놓은 기술력을 아들이 넘겨받아 확장전략을 펼친다. 오너 2세 김정현 대표를 중심으로 아시아 확장 성과가 주목된다.

◇레이저 기술력으로 승부한 창업주, 미용시술 시장에 '존재감'

원텍은 처음부터 미용 시장을 염두에 둔건 아니었다. 창업주 김종원 회장은 암을 레이저로 치료하는 항암 기기를 개발하다 미용 시장의 성장세를 주목해 방향을 틀었다.

이후 꾸준히 에스테틱 기기를 개발하며 50여가지 라인업을 갖췄다. 색소 침착 등을 제거하는데 쓰이는 레이저 기기, 안티에이징 시술에 쓰이는 고주파(RF) 및 초음파(HIFU) 기기를 모두 보유하고 있다.
원텍 피코케어
처음 원텍을 에스테틱 시장에서 주목받게 한 기기는 '피코케어'다. 점이나 기미, 검버섯 등 색소침착을 제거할 수 있는 레이저 기기다.

주변 피부에 주는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원하는 병변을 효과적으로 치료하려면 나노 단위보다 더 작은 피코 단위로 병변을 쪼개야 한다.

원텍이 2016년 내놓은 피코케어는 세계 최초로 250피코초를 구현한 기기다. 기존 나노초 레이저보다 짧은 시간 내 높은 조사력으로 색소를 잘개 쪼개 치료 효과를 극대화했다. 레이저 치료 후 흔히 발생할 수 있는 착색, 흉터 등의 부작용도 회소화 했다.

피코케어는 2016년 출시 이후 지난해 누적 판매 대수 1000대를 넘겼다. 원텍이 매년 매출의 10%를 기술개발에 투자해 얻은 결실이다.

기술력을 입증한 원텍을 대중적으로 알리고 본격적인 매출 성장을 이끌게 해준 기기로는 올리지오가 있다. 20년간 국내 고주파 미용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했던 외산 제품 '써마지' 원톱 구조를 깬 기기다.

이전에도 써마지와 유사한 고주파 기기 개발이 이어져왔다. 경쟁 속에서도 올리지오가 각광 받았던 이유는 써마지와 가장 유사하게 기능을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고객의 니즈를 파악해 일부 기능을 더 개선했다는 점도 호평을 받았다.

올리지오 판매 추이(자료: 원텍)

써마지FLX와 비교하면 올리지오는 동일한 팁 크기로 치료 면적은 같지만 치료 강도와 횟수에 차이를 보인다. 써마지는 한 개 팁을 통해 600샷을 쓸 수 있고 2시간의 타임락이 있다. 즉 한 번 팁을 쓰면 추후 재사용이 어렵다. 반면 올리지오는 타임락이 없어 고객 니즈에 따라 분할 시술이 가능하다.

최근 고주파와 초음파를 결합하는 등 여러 시술을 동시에 하는 트렌드에 따라 올리지오 선호도가 더 높아지는 추세다. 한 번에 고주파 600샷을 맞는 것보다 300샷과 다른 시술을 조합하는 방식이 늘고 있다. 이 경우 한 개 팁으로 여러 명 시술이 가능하다.

◇국내 성공 바탕으로 아시아 시장 타깃…2세 주축 '세대교체'

2020년 출시한 올리지오의 흥행이 원텍 실적을 끌어올렸다. 2021년 매출액 511억원으로 전년 대비 70% 성장했다. 이후 2022년 799억원에서 지난해 1138억원으로 연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다.

원텍 5년 실적 추이

창업주인 김종원 회장이 원텍의 기술력을 쌓는데 집중한 결과다. 그는 국내 시장에서 원텍의 기술력이 신뢰받을 수 있도록 한 장본인이다. 레이저부터 고주파, 초음파까지 모두 자체 기술력을 갖춰 변화하는 미용시술 트렌드에 맞춰나가기도 용이하다.

기술력이 궤도에 오른 최근에는 해외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미용시술 수요가 급증하는 브라질과 미국, 아시아 지역이 주 타깃이다.

특히 올해 집중하는 지역은 K-뷰티 영향력이 높은 아시아 국가다. 대만을 비롯해 일본, 태국, 중국 시장을 넘본다. 지역 문화특성에 맞춘 모델 선정 등 맞춤현 마케팅 전략을 펼친다.

해외 인허가와 마케팅에 주력하면서 올해 1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다소 밑돈 건 사실이다. 하지만 국내 시장은 규모가 한정적이고 경쟁 포화에 따라 수익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다. 먼저 시장이 확대된 보툴리눔 톡신을 봐도 알 수 있다. 가격 경쟁으로 수익성이 떨어짐에 따라 톡신 기업들은 일제히 해외로 전략을 선회하고 있다.

원텍 창업주 김종원 회장(우)과 장남 김정현 대표(좌)

원텍의 해외 진출을 주도하는 키맨은 오너2세 김정현 대표다. 기술공학자인 김 회장과 달리 김 대표는 경영과 마케팅 전문가다. 18년 전 일찍이 회사에 입사해 경영수업을 받았다. 김 회장이 연구개발을 총괄하고 있다면 김 대표는 마케팅에 주력해 역할이 확실히 구분돼 있다.

원텍 관계자는 "회사 최대 수출국인 브라질에서 새롭게 대리점과 계약을 맺고 올리지오 허가를 진행 중이다"라며 "올해 아시아 지역 수출 확장에 주력하고 있으며 자국보호정책이 뚜렷한 중국은 새로운 진입 전략을 준비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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