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퓨처엠은 지금]캐즘으로 고군분투, 변화하는 사업 계획①JV 정리하고 캐파 목표 조정, 공격적 확장보다 '선택과 집중'
김위수 기자공개 2024-09-09 08:31:00
[편집자주]
포스코퓨처엠은 포스코그룹의 기대주다. 내화물 사업을 주력으로 하던 존재감이 크지 않은 계열사에서 그룹 미래 먹거리인 '이차전지 소재' 핵심 축을 담당하는 곳으로 탈바꿈했다. 하지만 상황이 좋지 않다. 대규모 투자가 아직 이어지고 있지만 부진한 시장상황이 언제 끝날지 짐작할 수 없다. 더벨은 위기와 기회가 공존하는 포스코퓨처엠의 이차전지 소재사업 현황을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9월 06일 08: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퓨처엠의 배터리 소재 사업전략에는 최근 작은 변화가 있었다. 양극재·음극재 및 전구체 생산능력 확보 목표를 하향조정했고 예정된 투자계획을 철회했다. 음극재 소재 밸류체인의 한 부분을 담당하는 합작법인(JV)의 지분을 매각하기도 했다.배터리 소재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는다는 큰 그림에는 아직 변화가 없다. 하지만 '글로벌 1위로 도약' 하겠다는 야심 아래 공격적으로 진행해 온 투자에 힘을 빼는 모습이다.
◇이차전지 사업도 '구조재편' 칼끝
포스코퓨처엠은 최근 1년여간 리더십과 사업환경 등 두 가지에 있어 큰 변화를 겪었다. 포스코그룹의 수장으로 지난 3월 장인화 회장이 선임됐다. 장 회장이 부임한 뒤 포스코퓨처엠을 포함한 계열사 경영진도 줄줄이 바뀌었다.
성장세를 거듭하던 배터리 소재 사업의 시장상황도 완전히 반전한 상태다. 전기차 산업이 급격한 수요위축에 시달리며 배터리 소재를 제조하는 포스코퓨처엠의 실적에도 악영향을 줬다. 상반기 기준 포스코퓨처엠의 영업이익은 2022년 807억원에서 2023년 724억원, 올해 406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이같은 사안이 맞물리며 포스코퓨처엠의 배터리 사업전략에도 영향을 미치는 모습이다.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둔화)의 여파로 배터리 소재 사업 전반에 대한 투자계획을 조정했다.
구조재편이 겹치며 수익성이 낮은 계열사 정리에 들어가는 수순이다. 저수익 사업의 정리는 장인화호 포스코그룹의 가장 굵직한 목표 중 하나다. 120개 자산을 처분해 2026년까지 2조6000억원의 현금 유입 효과를 내겠다는 것이 포스코그룹의 계획이다. 포스코그룹은 그룹의 미래를 책임질 배터리 소재 관련 사업을 하는 계열사라고 해도 구조재편 후보로 보고 있다.
실제 포스코퓨처엠이 지분 매각을 결정한 피앤오케미칼은 연산 5만톤(t) 규모의 과산화수소 생산체계는 물론 고연화점 피치 생산 공장을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다. 고연화점 피치는 이차전지 음극재의 코팅 소재로 사용된다. 지난해 영업손실을 냈기는 하지만 고연화점 피치 공장은 아직 시운전 중이다. 음극재 '풀 밸류체인' 구축의 마지막 퍼즐을 완성할 계열사였는데 본격적으로 사업을 개시하기 전에 매각에 나섰다.
◇꽉찬 밸류체인보다 선택과 집중
이차전지 소재 사업에서 미래를 찾겠다는 포스코그룹의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 '철강맨'인 장 회장이 포스코그룹 수장이 되며 이차전지 사업에 이전만큼 비중을 두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 제기된 바 있다. 그러나 장 회장은 수차례 이차전지 소재 사업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같은 우려를 불식시켰다. 그는 "전기차는 지구의 운명"이라고 언급하며 큰 방향성은 변하지 않을 것임을 강조했다.
사업 구조재편 등으로 확보한 현금을 철강 및 이차전지 분야 경쟁력 확보를 위해 투입하겠다는 뜻도 분명히했다. 이차전지 소재 '풀밸류체인'을 구축해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큰 구상에도 변화는 없다는 설명이다.
다만 밸류체인 구축에 있어 어느정도 선택과 집중이 일어날 가능성은 커 보인다. 피앤오케미칼이 구조재편 대상이 된 점이 이를 보여준다. 이차전지 소재 밸류체인에 발을 걸쳤더라도 핵심적이지 않고 수익성이 낮은 사업의 경우 정리 대상이 될 수 있는 뜻이다. 이차전지 소재 사업을 시작한 것이 장 회장이 아닌 만큼 더 냉철한 시선으로 바라볼 전망이다.
또 이차전지 관련 사업이라고 해서 '밸류체인 완성'을 위한 신사업 진출 역시 이전보다 심사숙고할 것으로 예상된다.
배터리 리사이클링 사업의 순연을 결정한 점에도 주목된다. 배터리 리사이클링은 이차전지 소재 '풀 밸류체인'을 완성시킬 사업으로 포스코퓨처엠이 아닌 계열사 포스코HY클린메탈을 통해 진행 중이다. 밸류체인을 완성하는데 서두르지 않겠다는 메시지라고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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