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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자본 유치 위해 VC 규제 개선 시급 해외투자요건 폐지, 조세제도 정비해야..

정호창 기자공개 2009-01-08 09:23:48

이 기사는 2009년 01월 08일 09: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해외자본을 국내 벤처투자업계에 끌어들이기 위해 관련 규정과 제도개선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최근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글로벌 금융경색으로 투자금 모으기(펀딩)가 '하늘의 별따기'인 탓이다. 국내 자본으로 한계가 있으므로 해외자본을 적극 유치해야 하는데 관련 규제와 제도가 이를 막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 벤처캐피탈 업계 1위인 스틱인베스트먼트는 해외자본을 가장 많이 유치해 운용하고 있는 기업이다.

하지만 해외 투자자들로부터 출자를 받아 만든 펀드는 모두 역외에 설립해 운용하고 있다. 해외투자기관과 국내 벤처캐피탈간의 공동펀드 운영이 허용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펀드 기반을 국내에 둘 경우 해외투자에 제한을 받는 것도 한 이유다. 현행 중소기업창업지원법은 해외투자를 펀드 결성액의 40%까지로 제한하고 있다. 해외투자자들이 출자 조건으로 자국 또는 아시아시장 전반에 대한 투자를 요구하는데, 이 규정 때문에 조건을 들어주지 못하는 것이다.

도용환 한국벤처캐피탈협회장은 "지금까지 우리 정부나 국회가 돈이 국내에서 나가는 것만 걱정하고 해외에서 국내로 들어오는 문제에 대해선 심각한 고민을 하지 않은 탓"이라고 지적했다.

도 회장은 "해외투자가들은 전세계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아시아시장을 투자대상으로 펀드를 운용하겠다고 해야 출자를 한다"며 "해외자본 유치를 위해선 해외투자 40% 제한 규정을 반드시 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해외자본으로 펀드를 만들어 해외투자를 70%하고 국내투자를 30%만 한다고 해도 한국에는 좋은 일"이라며 "우리 돈이 빠져나갈 것만을 우려해 막아두는 것은 너무 일방적인 사고방식"이라고 덧붙였다.

모태펀드를 운용하는 김형기 한국벤처투자 대표도 "최근 해외투자가들이 국내 투자를 문의해 오는 경우가 많은데, 관련 규정이 걸림돌이 돼 해외자본 유치에 어려움이 많다"며 제도개선을 요구했다.

김 대표는 "최근 국내 벤처캐피탈 업계가 심각한 자금난을 겪고 있고, 이대로라면 5개월 뒤에는 투자재원이 바닥날 것"이라며 "정부 지원에는 한계가 있고, 국내 자금사정도 좋지 않아 결국 남은 방법은 해외자본 유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해외자본에 대한 우리나라 국민들의 곱지 않은 시각과 정서, 조세규정도 걸림돌이다.

이영수 SL인베스트먼트 대표는 "해외 기관투자자들이 국내 투자에 관심을 보이면서도, 우리나라 국민들이 '론스타' 등 해외자본에 대해 보인 배타성과 상대적으로 높은 과세기준 때문에 망설이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해외자본 유치 활성화를 위해 국내 벤처캐피탈 업계는 지난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관련기관 설득에 적극적으로 나섰고, 대통령 면담에서도 이 문제를 강조했다. 하지만 국회 심사과정에서 관련 규정 개정은 없던 일이 됐다.

'금융강국 코리아'를 꿈꾸지만, '돈에는 국경이 없다'는 자본주의 상식도 아직 제대로 통용되지 못하고 있는 게 우리 현실이다.

벤처캐피탈 업계는 포기하지 않고 올해에도 제도 개선노력을 계속할 예정이다. 정부와 국회가 조금만 더 넓은 눈으로 사안을 바라보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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