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금융지주사 채권, 푸대접 이유는? 민평 금리 AA-급보다 못한 대우… 계열사 지원 부담 원인
이 기사는 2009년 07월 20일 13: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고 우량등급(AAA)을 자랑하는 금융지주사들이 채권 시장에서 홀대를 받고 있다. 지난해 금융위기 이후 급등한 금리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은행 등 계열사 리스크와 이에 따른 지원 부담이 맞물린 결과라는 게 시장참가자들의 분석.
특히 금융지주사들은 그룹 지배구조상 자회사 배당 외 특별한 수익이 없어 자생력 또한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연말 이후 차입을 늘리면서 재무구조 역시 상당 부분 악화됐다. 수급 측면에서도 은행채 등에 비해 투자수요가 적어 가격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AAA급 내 유일한 5%대 평가수익률
현재(17일) 국내 4대 금융지주사(KB·신한·우리·하나)의 회사채 3년물 민평금리는 5.18~5.26%대를 형성하고 있다. 자기등급(AAA) 평가수익률(4.99%)과 20bp 안팎의 금리차가 나타난다.
금융지주사 별로는 하나 5.26%(27bp), KB·우리 5.21%(22bp), 신한 5.18%(19bp)를 기록하고 있다. AAA등급에서 5%를 넘는 평가수익률을 보이고 있는 기업은 금융지주사 외 전무하다.
AAA급에는 포스코·KT·SK텔레콤 등 최고 우량기업과 한국전력 6대 발전 자회사(한국남동·남부·동서·서부·중부발전, 한국수력원자력)가 포진해 있다. 이들의 민평 금리는 4.88~4.93%로 등급 평균보다 6~11bp 가량 낮게 형성돼 있다. 결국 금융지주사 채권이 AAA급 회사채 평균 수익률을 높이고 있는 것.
특히 이들 채권은 한 등급 아래인 AA+급(5.09%)과 비교해도 9~17bp나 민평금리가 높다. 현대중공업(5.26%)을 제외한 AA+ 기업 대부분은 5.04~5.06%대 이하에서 평가수익률이 결정되고 있다.
AA0등급(5.16%)에서도 LG화학(5.07%), LG하우시스(5.09%), CJ제일제당(5.13%), 호남석유화학(5.14%), GS(5.20%) 등 금융지주사보다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 기업들이 수두룩하다.
은행 연체율 상승 등 계열사 리스크 여전
금융지주사 채권의 상대적 가치 하락은 은행·증권·카드·캐피탈사 등 자회사 지원 부담과 자체 리스크 요인이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특히 계열 은행 건전성 악화는 금융지주사 신용도에 악영향을 미쳤다.
일반적으로 지주사 채권 가격은 은행채 금리와 연동하는 경향을 보인다. 금융위기 이후 국내 은행들은 BIS비율 하락 등 건전성 악화에 직면했다.
그 결과 지난해 연말 은행채 스프레드(국고채 대비)는 344bp(12월5일)까지 벌어졌고, 금융지주사 역시 이즈음부터 자기등급 민평 수준과 차이를 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은행 계열사 자본확충을 위해 대규모 채권을 발행하기 시작하면서 스프레드는 더욱 크게 벌어졌다. 또 지주사 특성상 수익구조가 금융계열사 영업 성과에 크게 좌우된다는 점도 채권 시장의 금리 상승을 부추긴 요인으로 작용했다.
최근 은행 자체적으로 후순위채 발행 등 건전성 확보 움직임을 보이면서 지원 부담은 줄고 있지만 당장 시장의 신뢰를 회복할 수준은 아니다. 연체율 상승 등으로 디레버징 효과가 희석되면서 추가 지원 가능성 등 계열사 리스크가 여전하기 때문.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금융지주사의 경우 배당이 수익의 전부여서 은행·카드·증권사 등 계열사 신용이슈에 채권 가격이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최근 은행들이 자본확충에 나서고 있어 지원부담은 다소 줄었지만, 건전성 우려가 여전해 가치 상승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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