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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면받는 LLC형 벤처캐피탈

정소완 기자공개 2010-03-19 10:24:10

이 기사는 2010년 03월 19일 10: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한책임회사(Limited Liability Company, LLC)형 벤처캐피탈의 활성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볼멘 소리가 나오고 있다. 직간접 규제 요소가 발목을 잡아 사실상 한국사회에서 LLC형 벤처캐피탈로 성장하기 어렵다는 것.

펀드결성의 출발점인 출자자 모집에서부터 차별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올해로 1회차를 맞는 한국정책금융공사(KoFC) 벤처투자조합 위탁운용사 선정계획 공고에서 LLC형 벤처캐피탈은 출자대상이 아니란 이유로 신청할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

지난해 출자한 국민연금도 마찬가지다. 국민연금기금 벤처투자 위탁운용사 선정계획 공고문의 지원자격 항목엔 LLC를 찾아볼 수 없다. 지원대상이 △중소기업창업지원법에 의해 중소기업청에 등록된 창업투자회사 △여신전문금융업법에 의해 금융감독원에 등록된 신기술사업금융업자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에관한법률에 의한 사모투자전문회사의 업무집행사원으로 한정된 것.

벤처캐피탈 시장은 국민연금·정책금융공사 등 소수의 기관투자자 자금이 사실상 자금줄의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상황에서 굵직굵직한 투자자로부터 외면받는다면 사실상 LLC형 벤처캐피탈이 출자받을 여력은 급격히 줄어드는 셈이다.

우선손실충당금 제도에서 오는 타격도 일반 벤처캐피탈사보다 더 많이 받고 있다.

통상 유한책임투자자(LP)가 벤처캐피탈사에 요구하는 우선손실충당 규모는 5~10%대. LLC형 벤처캐피탈의 경우엔 최소 1.5%에서 최대 5%까지 의무출자·우선손실 충당을 하고 있다. 단순히 비율로만 보면 LLC형 벤처캐피탈사가 져야 할 책임이 적은 듯 보인다. 하지만 금액으로 환산해 LLC형 벤처캐피탈을 공동운영하는 개인들이 부담을 나누게 되면 큰 타격이 된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500억원 규모의 펀드를 결성한다고 가정했을 때, 결성총액의 5%인 25억원을 3~4명의 인력이 충당해야 한다"며 "개인이 무리해 25억원을 마련하다 보니 아파트 담보를 기반으로 차입을 일으키는 일까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투자금 운용에 책임감을 지우고 싶어하는 LP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이렇게 되면 사실상 LLC업을 영위하지 말라는 것과 다름없다"며 "LLC의 특성을 버리고 차라리 자본금을 확충해 벤처캐피탈사를 새로 설립하는 게 낫겠다"고 비판했다.

LLC형 벤처캐피탈은 벤처캐피탈의 파트너급 심사역이 가진 명성·이력 등 인적 능력을 회사의 원천으로 삼는다. 벤처캐피탈 업계의 전문가들이 그동안 펀드운용 결과를 바탕으로 LP로부터 인정받고 자금을 운용하는 기회를 얻게 되는 셈이다. 그런 만큼 LLC형 벤처캐피탈 활성화는 관련 업계에서 '더 좋은 이력'을 관리하는 원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기존 주식회사형 벤처캐피탈 운용에서 문제점으로 지적돼 온 본계정 투자와 조합 투자간 이해 상충이 발생할 가능성이 없다는 점도 LLC형 벤처캐피탈의 장점으로 꼽힌다. 한 펀드에 모든 인력이 집중하는 구조이기 때문.

만기가 서로 다른 다수의 펀드를 동시에 투자함으로써 발생하는 문제점도 해결할 수 있다. 또 조합 운용 수수료가 벤처캐피탈리스트에게 직접 돌아가기 때문에 강력한 동기부여·안정적인 펀드 운용도 가능하다.

LLC형 벤처캐피탈 육성을 위해 중소기업청은 올해 모태펀드 출자분의 20%를 의무적으로 해당 업계에 할당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 등도 LLC 출자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아직까지 LLC형 벤처캐피탈 시장이 성장해 활발한 활동을 하기엔 존립기반이 약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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