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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금전용 DLS, 알고보면 고금리 채권 증권사 DLS 파행 운용①

임정수 기자공개 2010-06-03 18:39:57

이 기사는 2010년 06월 03일 18: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증권사들의 연기금 모시기 경쟁이 적정 선을 넘어섰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증권사들이 고정금리 채권과 다름없는 파생결합증권(DLS)을 만들어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연기금에 제공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연기금은 DLS로 포장된 채권 상품에 올들어 투자를 크게 늘렸다. 이 DLS 상품들은 대부분 만기가 1년 미만으로 짧지만 이변이 없는 한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이 보장되는 구조다. 연기금 입장에서는 투자를 망설일 이유가 없다.

덕분에 증권사들의 DLS 사모 발행 물량이 급증하면서 시장이 모처럼 활기를 되찾았았다. 하지만 DLS로 둔갑한 채권 발행에 따른 위험은 고스란히 증권사가 떠안는 구조여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연기금 투자로 사모 DLS 발행

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2분기까지 DLS 사모 발행액은 1조5천억원을 넘어섰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DLS 사모 발행액의 2배에 달한다. 2분기 발행액만 1조원에 육박하는 등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는 추세다.

증권사들의 DLS 사모 발행액이 급증한 데는 연기금의 시장 참여가 한 몫 했다. 올들어 발행된 DLS 상품 유형 중 비중이 가장 큰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연동형 DLS' 상품의 대부분을 연기금이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정사업본부는 연초부터 꾸준히 금리 연동형 DLS 투자를 늘렸다. 연기금, 공제회 등 다른 투자 기관들도 금리형 DLS 투자에 적극적이다. 노동부도 금리 상품에 대한 제안서를 받아 투자를 검토중이다.

연기금이 '큰손'이다보니 증권사 입장에서는 연기금 자금 집행 한 번에 500억원 정도의 DLS 실적을 손쉽게 올릴 수 있다. 한 번에 1~2천억을 DLS에 투자하는 연기금도 생겨났다.

연기금 운용 담당자는 "최근 사모 발행 시장에 나오는 DLS 상품은 만기가 1년 미만으로 짧은데다 부담해야 할 위험이 적다"면서 "반면에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아 투자 규모를 점차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연기금 투자 상품, DLS로 둔갑한 채권

연기금 참여로 DLS 시장이 확대되는 가운데 연기금이 투자하는 상품은 DLS의 탈을 쓰고 있지만, 실제로는 채권과 다름이 없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일반적인 CD 금리 연동형 투자 상품과는 차이가 있다는 설명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연기금을 대상으로 발행하는 DLS는 최저 보장수익률이 같은 만기의 채권보다 100~200bp 높다"면서 "최고 수익률과 최저 보장 수익률의 차이가 5bp 미만이어서 상대적으로 높은 고정금리를 제공하는 채권"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구조의 상품이 어떻게 나올 수 있는 것일까?

DLS 시장에서 주로 출시되는 금리 연동형 DLS의 일반적인 상품 구조는 'CD 레인지 어크루얼'이다. 원금 보장형으로 최고 수익률에다 365일 중 CD 91일물 금리가 지정된 조건 범위 내에 위치한 날 수의 비중을 곱해 이자를 지급하는 형태다. 원금을 보장하고 이자 수취액은 CD 금리 수준에 따라 바뀌는 일종의 옵션이 내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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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증권사들이 최근 연기금에 제공하는 DLS 상품은 '옵션'이 포함돼 있긴 하지만 옵션의 의미가 없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주장했다. CD 금리의 레인지가 너무 넓게 설정돼 있어, CD 금리가 실제 조건 범위를 넘어설 확률이 '0'에 가깝다는 것이다. 일례로 지난 1일 기준 CD 91일물 금리는 2.45% 수준이지만 DLS의 CD 레인지는 1~6%, 심지어 0~7% 등으로 잡혀 있다는 설명이다.

시장 관계자는 "CD 91일물 금리가 증권사들이 발행하고 있는 DLS들의 만기인 6개월, 7개월, 9개월 등의 기간 동안 레인지 밖을 벗어날 일은 거의 없을 것"이라며 "이런 상품은 만기수익률이 보장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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