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팎 적군' 공격받는 롯데칠성음료 경쟁사 공세·원재료비 급등 '고민'..대규모 투자부담 수익성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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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2010년 10월 06일 14: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철옹성 같은 음료시장 구도에 변화조짐이 나타나면서 롯데칠성음료의 마음이 바빠지고 있다. 경쟁업체가 연이어 시장에 신규 진입한 데다 2위인 코카콜라음료는 공격적으로 인수·합병(M&A)을 단행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의 최대 경쟁력은 확고한 브랜드인지도와 전국적인 유통망이다. 국내 1위 음료제조업체라는 수식어에 맞게 수익성도 탄탄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틈새시장을 겨냥한 기능성 음료가 쏟아지면서 매출성장이 한계에 다다른 모습이다.
◇다양한 신규 업체, 시장공략 이어져…수익성 '불안'
롯데칠성음료는 청량음료 부문에서 38%(지난해 기준) 이상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2위와 격차가 만만치 않다. 문제는 주요 제품군이다. 롯데칠성음료의 주력 사업은 탄산음료와 주스 부문이다. 이들 시장은 건강 친화적인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성장이 주춤한 상태다.
다른 음료 부문에는 사업집중도가 낮은 편이다. 지난 6월 말 기준 탄산음료가 전체 매출액의 40%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다. 주스와 커피 부문이 각각 23.3%, 10.4%다. 생수나 차음료의 매출비중은 2~4%대에 그치고 있다.
게다가 제약업체와 유가공업체까지 기존 롯데칠성음료의 사업 영역을 넘보고 있다. 코카콜라음료는 LG생활건강에 인수된 이후 빠르게 영업안정성을 회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생수·차음료 시장에서는 농심과 풀무원 등 비음료업체가 선전하고 있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기타 음료 부문에서 중견 음료·제약업체가 소비자 트렌드 변화에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했다"며 "롯데칠성음료는 이와 달리 다소 방어적으로 대응해 제품군 확대에 따른 비용부담이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경쟁심화와 대형 유통업체의 교섭력 강화로 매출할인·에누리액은 증가했다. 올 상반기 증가세가 누그러졌지만 매출할인·에누리액이 2004년 총매출액 대비 8.1%에서 지난해에는 10.1%를 기록하기도 했다.
증권사 음·식료 담당 연구원은 "롯데칠성음료가 커피·생수 사업에 심혈을 기울이는 데다 스포츠음료·에너지드링크 부문의 신제품 출시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면서도 "비음료업체의 약진이 상당한 위협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재료비 비율 높은 편…대규모 투자부담 내포
원재료비 인상도 부담 요인이다. 원부자재 가격 인상 등 비용 증가는 영업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02년 15.0%를 기록했던 매출액영업이익률은 지난해 5.5%로 뚝 떨어진 뒤 올 상반기에는 6%대를 나타냈다.
전반적인 경영여건이 악화된 건 롯데칠성음료만의 문제는 아니다. 매출액이 정체돼 있는 데 비해 원가부담은 늘어나는 추세다. 해외 수입비중이 높은 원부자재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한 탓이다.
운전자금 부담으로 인한 운전자금회전율 둔화와 유형자산 투자확대 역시 업계 잉여현금창출능력을 떨어뜨리는 실정이다.
음·식료산업은 매출처가 대부분 국내다. 주요 원재료는 수입의존도가 높고 제조원가 중에서도 원재료비 비중이 높은 업종이다. 개별 업체마다 시차가 있더라도 국제 곡물가격, 환율, 운송비 등이 수익성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10년 상반기 기준 유가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 상승했지만 롯데칠성음료의 대표 품목가격은 변동이 없었다. 롯데칠성음료의 주요 원재료는 원당이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의 제조원가 대비 원재료비 비율은 89.6%다. 주요 원재료가 같은 코카콜라음료의 경우 81.7%다.
유진 현대증권 연구원은 "미국 플로리다의 이상 한파로 2010년 오렌지 농축액 가격이 2009년 대비 두 배 가까이 상승하면서 원가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며 "올해 4분기부터는 일부 고가 오렌지 농축액이 투입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롯데칠성음료는 2001년을 기점으로 마이너스 순차입금을 보였다. 2006년부터는 외부차입이 없는 상태였다. 지난해 자회사인 롯데주류비지를 통해 두산의 주류 사업부문을 양수하는 과정에서 3428억원의 지분투자가 발생했다. 2010년 6월 말 기준 총차입금은 약 4000억원, 순차입금은 2598억원이다.
신평사 또 다른 관계자는 "앞으로 대규모 투자부담이 발생할 경우 재무안정성이 급격하게 나빠질 가능성이 있다"며 "자체적인 맥주사업 착수 가능성이 여전한 가운데 성장성이 크거나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지는 사업 부문에 대한 투자부담이 증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08년까지는 평균 3000억원 안팎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어 이자수익이 금융비용을 훨씬 웃돌았다. 지난해부터는 상황이 바뀌어 이자비용이 이자수익을 넘어서기 시작했다. 잉여현금흐름(FCF)도 2009년에 이어 올 상반기 54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오렌지농축액의 경우 길게는 6개월까지 계획을 세워 수입하고 있다"며 "적절한 산지 조절 등을 통해 위험부담을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몇 년 간 신규 진입한 경쟁업체의 히트 상품이 과거에 비해 줄면서 주춤하는 모습"이라며 "하지만 사업 부문이 다각화돼 있어 시류에 따른 변화가 심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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