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입금 줄이는 두산엔진, 상장 포석? 대출·회사채 속속 현금상환…총차입금 전년말 대비 절반 '축소'
이 기사는 2010년 10월 29일 14: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엔진이 빠른 속도로 차입금을 상환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기업공개(IPO)에 앞서 재무구조 손질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두산엔진의 총 차입금은 지난해 말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지난 2분기 이후 은행단기차입금과 회사채 만기가 돌아오는 족족 상환하고 있다.
두산엔진은 최근 영업현금창출력 개선 등으로 재무구조가 조금씩 안정을 찾고 있다.
하지만 보유 유동성의 절대적 수준은 크지 않다. 이 때문에 상장 추진에 차질을 빚을 경우 대대적 차입금 감축이 오히려 현금 유동성의 훼손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도 없지 않다.
9월 500억원, 이달 30일 1800억원 채권 만기 상환
두산엔진은 오는 30일 만기를 맞는 2회차 채권 1800억원을 전액 현금상환하기로 했다. 지난달 26일에도 500억원 어치의 회사채(4-2회차)를 현금으로 갚았다.
두산엔진은 올해 만기도래한 총 4100억원 어치의 회사채 중 3300억원(2회차 포함)을 순상환하게 된다. 지난 4월 800억원(5회차)을 차환 발행한 것을 빼면 만기도래 회사채를 모두 갚았다. 미상환 회사채 잔액은 10월말 기준 1300억원으로 대폭 줄어들게 됐다.
단기차입금 상환에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2분기 들어 우리은행과 금호종합금융에서 빌린 운전자금대출 총 250억원을 모두 갚았다.
특히 지난 해 주요 조달수단으로 삼았던 기업어음 발행도 잠정 중단했다. 올해 2월 150억원의 잔액을 모두 현금으로 갚은 후 발행이 끊겼다. 현재 두산엔진의 단기차입금은 외환은행 유산스(usance) 2억원 가량이 전부다.
이 같은 상환 전략으로 두산엔진의 총차입금은 상반기말 6870억원에서 4500억원 수준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지난해 연말(8360억원)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불과한 규모. 단기성차입금(유동성장기부채 포함) 역시 5000억원대(09년말)에서 1000억원대로 뚝 떨어지게 된다.
일부에서는 두산엔진이 지나치게 공격적으로 차입금 상환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정도다. 현금 유동성이 거의 소진될 지경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두산엔진의 현금성자산은 2000억원 정도로 30일 만기도래 채권을 갚고 나면 바닥을 드러내게 된다.
두산엔진측은 예금 금리가 워낙 낮아 운용 효율화 측면에서 보유 현금을 최소화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또 실적 개선이 지속되고 있어 영업현금창출력으로 적정 유동성을 유지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두산엔진 관계자는 "예금 금리가 2%대에 불과해 현금을 무리하게 보유하고 있을 필요가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며 "채권 발행 등은 언제든 가능하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차입금을 갚는 데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상장 심사 대비, 차입 부담 축소 노력
두산엔진의 차입금 감축은 기업공개와 상장을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두산엔진은 지난달말 코스피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다. 구주 상장과 신주 상장이 병행될 예정이다. 최근 소폭이나마 흑자 기조를 이어가고 그룹 리스크 역시 줄어 들고 있어 상장에 거는 기대감이 큰 상태다.
하지만 연간 기준 재무 성과가 여전히 미진해 자격 요건을 충족하고 있는지 이견이 존재하는 상황이다. 특히 지난해 2497억원의 적자가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두산엔진으로서는 단기성차입금 축소 등 재무구조 개선에서 가시적 효과를 보일 필요가 큰 상태다.
증권업게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두산엔진의 경우 상장 심사에 대비해 재무구조를 개선할 필요가 있고 현재로서 가장 쉽게 진행할 수 있는 것이 차입금을 줄이는 것"이라며 "상장이 성사되면 수천억원의 현금이 유입되고 시장 분위기도 우호적이어서 향후 조달에 나서도 늦지 않다는 판단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동성이 그리 풍족하지 않고 영업력도 정상괘도에 올랐다고 보기 힘들어 상장 실패에 대비해서라도 적정 현금을 보유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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