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웅열 회장, BW 통해 그룹 지배력 강화 코오롱인더 BW 매각 자금으로 ㈜코오롱 신주 획득
이 기사는 2011년 08월 05일 10: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웅열 코오롱 회장의 지분정리 작업이 연내 계속될 전망이다. 보유할 필요성이 적은 것으로 판단되는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지분을 매각하고 지주사인 ㈜코오롱 혹은 성장 가능성이 높은 계열사의 지분을 획득하는데 그 자금을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버릴 건 버리고 취할 건 취하는' 정리 작업을 통해 코오롱그룹에 대한 이 회장의 지배력은 한층 더 강화될 전망이다.
이같은 움직임은 최근 이 회장의 지분 매매 과정에서 읽어볼 수 있다. ㈜코오롱은 이 회장이 지난 21일 BW 17만8656주를 행사해 보통주 19만7843주(행사비율 1대 1.1074)를 받았다고 22일 공시를 통해 밝혔다. 이 회장의 지분율(우선주 포함)은 41.7%로 종전보다 1.5%포인트 늘어났다. 주당 2만6800원을 지급했고 47억원 가량이 소요됐다
㈜코오롱의 신주를 획득하는데 투입된 자금은 코오롱인더의 BW 매각을 통해 마련했다. 이 회장은 지난 19일 18만주 가량의 코오롱인더 BW를 주당 9만8500원에 매각하고 177억원 가량의 이익을 올렸다. ㈜코오롱의 신주인수권 행사에 쓰이고 남은 자금은 오는 10~12일 진행되는 코오롱생명과학의 BW 청약자금으로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식공개매수 통해…㈜코오롱 지분율 13.5 →48.25%
㈜코오롱이 지주사로 전환되기 전 이웅열 회장의 지분은 13.5%에 불과했다. 인적분할 후 코오롱인더로 이전된 지분을 처분하고 ㈜코오롱의 신주를 취득하면서 이 회장의 지분율은 40%대까지 상승했다.
㈜코오롱와 코오롱인더의 분할은 28 대 72의 비율로 진행됐다. 이 회장이 가진 주식도 이 비율대로 나뉘어 83만5586주는 지주사에 남고 214만8651주는 사업자회사인 코오롱인더로 이전됐다. 두 회사에 대한 지분율(13.5%)은 동일하게 유지됐다.
분할 이후 코오롱인더에 대한 ㈜코오롱의 지분율은 19.91%였다. 지주사의 자회사 지분보유 요건(상장사 20%, 비상장사 40%)을 충족하지 못 하는 상태였다. 지주사 전환 요건을 맞추기 위해서는 주주들이 가진 코오롱인더의 지분을 ㈜코오롱으로 옮기는 작업이 필요했다.
이 회장 역시 코오롱인더의 주식을 처리하고 13% 밖에 되지 않는 지주사 지분율을 늘릴 필요가 있었다. '이웅열 회장-지주회사-자회사'로 이어지는 구조 하에서는 ㈜코오롱에 대한 영향력이 곧 그룹 전체로 연결된다. 그룹에 대한 지배체제를 확립하기 위해서는 ㈜코오롱의 지분을 더 늘려야 했다.
지난해 7월 ㈜코오롱은 코오롱인더 주식을 공개매수 했다. 코오롱인더 1주당 ㈜코오롱 주식 1.9922주를 지급하는 형식이었다. ㈜코오롱은 코오롱인더 주주들로부터 256만주를 매수했고 코오롱인더에 대한 지분율을 34.99%까지 끌어올렸다.
이 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코오롱인더의 주식도 이 당시 모두 ㈜코오롱으로 넘어갔다. 이 회장은 그 대가로 ㈜코오롱의 신주 428만주를 취득했고 그의 지분율은 13.50%에서 48.25%(2010년 7월 기준)로 껑충 뛰었다.
◇코오롱인더 BW, 연내 추가매각 가능성
코오롱인더의 주식을 모두 처분한 후에도 이 회장과 코오롱인더의 지분 관계는 계속해서 유지됐다. ㈜코오롱에서 분리된 BW가 연결고리. 이 중 일부의 만기가 다가오면서 이 회장은 최근 매각 작업에 나섰다.
㈜코오롱은 지난 2009년 2월 1000억원 규모의 195회차 BW(3년만기)를 발행했다. 이 회장이 인수한 물량은 170억원 가량이었다. 같은해 12월 기업분할이 진행되면서 123억원 가량이 코오롱인더로 이전됐다. 명칭은 '제2회차 코오롱인더 BW'로 변경됐다. 둘 다 채무는 상환됐고 신주인수권(워런트)만 남아있는 상태였다.
이 회장은 지난 19일 코오롱인더에 남아있는 워런트를 일부 매각한 후 ㈜코오롱의 신주인수 자금으로 활용했다. 때마침 코오롱인더의 주가가 치솟으면서 워런트 차익 규모를 키웠다. 지난 5월만해도 8만원대를 맴돌던 코오롱인더의 주가는 7월 들어 실적상승 등의 호재에 힘입어 11만~12만원대로 올라섰다.
이 회장이 현재 가지고 있는 코오롱인더 2회차 BW는 30만주 가량이다. 별다른 이슈가 없다면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코오롱인더의 BW를 매각하는 방향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시장에 영향을 주지 않는 선에서 내년 2월 전까지 점차적인 매각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처분가격을 지난 19일과 같은 주당 9만8500원으로 잡으면 이 회장이 손에 쥘 수 있는 자금은 296억원 가량이다.
◇40년만기 BW, 막강한 영향력
195회차 BW(코오롱인더 2회차)를 모두 소진한 후에도 이 회장이 보유한 BW의 영향력은 여전히 막강할 것으로 전망된다. 묵묵히 때를 기다리고 있는 40년만기 BW(㈜코오롱 121회차·코오롱인더 1회차)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 1999년 발행된 BW 역시 채무 상환은 끝나고 워런트만 남아있어 언제든지 매각 또는 행사를 결정할 수 있다. 행사가액은 각각 1만6000원(㈜코오롱 121회차)과 1만5628원(코오롱인더 1회차)으로 2009년 발행한 BW보다 낮은 수준이다.
별다른 이슈가 없다면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코오롱인더의 워런트를 매각하고 ㈜코오롱이나 성장 가능성이 높은 계열사의 지분을 획득하는 방향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이 회장이 이번에 코오롱생명과학의 BW를 인수하는 것과 같은 방향을 예상해볼 수 있다.
40년만기 ㈜코오롱 BW를 모두 행사할 경우 이 회장의 예상 지분율은 45.71%에 달한다. 신주를 인수하는데 소요되는 자금은 79억원 가량이다. 여기다 코오롱인더의 워런트를 매각한다고 가정하면 엄청난 수익이 예상된다. 현재의 주가와 행사가액의 차이를 반영한 평가 가치는 1300억원대에 이른다. ㈜코오롱의 워런트 행사에 따른 지분 인수 외에 다양한 용도로 쓰일 수 있는 여유 자금이다.
코오롱 관계자는 "1999년 발행한 BW의 경우 만기가 워낙 많이 남아있어 이 회장이 가까운 시점에 매각하거나 행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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